품위 있는 삶 (정소현 소설집)

품위 있는 삶 (정소현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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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예기치 못한 죽음, 혹은 미리 준비하거나 설정해놓은 죽음 앞에서 허덕이는 인간을 그리다!
삶의 어둡고 적나라한 민낯을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면해온 정소현이 첫 소설집 이후 7년 만에 펴낸 신작 소설집 『품위 있는 삶』. 각기 다채로운 이야기와 반전으로 한순간에 독자를 사로잡으면서도 종국에는 묵직하고 진한 여운을 남기며, 어정쩡한 위로나 되다 만 공감 같은 것이 아닌, 지금 여기를 직시하게 하는 힘, 날카로운 현실 감각을 선사하는 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우리사회를 꿰뚫는 깊이 있는 시선으로 2019이효석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 죽은 상태에서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을 계속해서 되풀이하는 화자가 등장하는 《지옥의 형태》, 이 소설 속 ‘화자’와 ‘친구’가 ‘율희’와 ‘상현’으로 다시 등장하는 《어제의 일들》, 죽음을 다소 환상적인 방식으로 그린 《그 밑, 바로 옆》과 《꾸꾸루 삼촌》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정소현

1975년서울에서태어났다.2008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양장제본서전기」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실수하는인간』이있다.2010년·2012년젊은작가상,2013년김준성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품위있는삶,110세보험
어제의일들
지옥의형태
그밑,바로옆
엔터샌드맨
꾸꾸루삼촌

해설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그알지도못하는것때문에도대체난인생을얼마나허비한거냐.”

삶과죽음이펼치는아름답고차가운그림자극,
오래기다려온정소현소설의품위있는귀환

삶의어둡고적나라한민낯을진정성있는태도로대면해온작가정소현이첫소설집이후7년만에신작소설집『품위있는삶』을들고돌아왔다.기발한상상력과우리사회를꿰뚫는깊이있는시선으로2019이효석문학상최종심에오른「품위있는삶,110세보험」을비롯해총여섯편의단편이실렸다.이들작품은각기다채로운이야기와반전으로한순간에독자를사로잡으면서도종국에는묵직하고진한여운을남긴다.예기치못한죽음,혹은미리준비하거나설정해놓은죽음앞에서허덕이는인간을다룬이작품집은,우리의삶아래묻혀있던,뒤에숨어있던,외면하고싶던비참한현실을매끄러운문장과긴장감넘치는이야기를통해낱낱이드러낸다.“주변을둘러싼세계를괴로울정도로정확하게느끼게될것을각오하고읽기시작”(정세랑추천사)해야할이소설들은,어정쩡한위로나되다만공감같은것이아닌,지금여기를직시하게하는힘,날카로운현실감각을선사할것이다.

“살아있어다행이다.”
비참한세계를두발로딛고버티는힘

죽은상태에있는「지옥의형태」의화자는,끔찍했던과거의기억을계속해서되풀이한다.부모님,친구들,이후에는남편과딸에게까지버림받았다는기억을가지고있는화자는,빙글빙글돌아가는회전목마처럼영원히돌고도는불행의기억속에갇힌다.화자는학창시절사랑받지못한다는자격지심으로친한친구의안좋은소문을지어내어결국친구가자살을시도하게만들기도한다.이소설속‘화자’와‘친구’는이어지는작품「어제의일들」에서‘율희’와‘상현’으로다시등장하는데,이둘의모습은사뭇다르다.사랑하는남편과딸을얻어잘살고있는듯한‘가해자’율희는불안,질투,자격지심등스스로만든지옥속에살아가는데,자살시도로몸이망가져장애를얻은채비참하게살고있는듯한‘피해자’상현은오히려자신만의단단한내면을갖추었다.선생님과불륜을저질렀다는소문,그로인한따돌림과자살시도,가족들의외면은상현에게이미지나간,“어제의일들”일뿐이다.그림책작가가된상현은그림을통해‘이전과는다른’세계에들어갈수있었고비참해보이는현실을두발로딛고버티며살아간다.
「엔터샌드맨」의지수는폭발사고로건물잔해에깔리면서친구는죽고자신만살아남은고통스러운현실을애써외면하려고한다.폭발사고의유일한생존자인지수와지훈은서로를버팀목으로여기기도하지만끝내함께앞으로나아가지는못한다.지훈의죽음이후에야지수는비로소지훈과함께했던구체적인현실,“사고이후처음느낀아주명징하고단단한고통”을실감한다.

“그러니까,제발나좀살려줘.이쁜내새끼들아.”
어느날죽음이우리에게던지는서늘한질문

「그밑,바로옆」과「꾸꾸루삼촌」은죽음을다소환상적인방식으로그린소설들이다.도시의철거민,노숙자,실종자들이모여있는땅밑마을‘개미촌’에서할머니와단둘이살던‘견’은,어느날할머니의죽음을맞닥뜨린다.죽은할머니는견에게이것저것지시를하고,그것들을하나씩수행하며견은태생의비밀과할머니의과거를알게된다.그토록꿈꾸던‘깨끗한신축아파트’에서살기회를얻지만,견은자신이진짜가족이라고생각했던존재,자신이안심하는세계를찾아죽은할머니곁으로돌아온다.「꾸꾸루삼촌」에서는지하음악실에서곡작업을하며,죽은혼과흡사한‘그것’들을맞아주는철완이등장한다.자신들의이야기를한풀이처럼쏟아놓는‘그것’들에게자신이만든음악을위로삼아들려주며지내던철완은뜻밖에도행방불명된자신의삼촌을만나게된다.삼촌과함께지내면서철완은삼촌의과거와자신의현재상황에대해예상치못한이야기를듣게된다.
표제작격인「품위있는삶,110세보험」은삶과죽음에대해가장서늘한질문을던지는작품이다.치매를앓았던아버지를겪었던윤승은인간다운죽음을선택하고싶어‘치매안락사보험’에가입한다.일단치매판정이내려지면계약을파기할수없는조건의보험인데,치매가진행될수록윤승은더욱살고싶어한다.마침내“제발나좀살려줘”라고외치는윤승을통해독자는윤리적삶과죽음의문제를정면으로대면하게된다.
죽음을다채롭게변주하고유려하게다루는『품위있는삶』은,“재난과타자의죽음을빈번히만나게되는우리시대에삶다운삶이라는이상에우리가어떻게다가가야할지”(신샛별해설)를묻는다.삶과죽음이라는보편적이지만가장난해한문제,외면하고싶지만결국우리곁에존재하는비참하고고통스러운현실을자꾸들추면서작가는이시간과세계를함께견디는우리에게작은손을내미는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