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 시절 (금희 소설)

천진 시절 (금희 소설)

$14.00
Description
“나는 그곳을 생각보다 쉽게 사랑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열정의 시절을 통과하는 청춘들, 그 사랑을 향한 예의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일상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시대상을 빼어난 통찰과 흥미로운 서사로 담아내는 금희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천진 시절』이 출간되었다. 최근 창비가 새롭게 선보인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신작이다.
중국 길림성 출신으로 2007년 『연변문학』에서 주관하는 윤동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한 금희 작가는 『창작과비평』 2014년 봄호에 조선족 사회의 탈북 여성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옥화」를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 처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출간한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이 2016년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단숨에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주목받았다.
“자본주의 세계체제로서의 근대라는 폭넓은 범주 속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을 형상화”한 작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을 포함하여 ‘더 잘살기 위해서’ 여러 나라를 가로지르는 자발적인 이동의 삶”을 포착하는 작가라는 평가(백지연)에 걸맞게 『천진 시절』 역시 생존과 꿈, 그리고 욕망을 주된 주제로 삼아 너른 시공간을 종횡무진하며 활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저자

금희

2007년『연변문학』주관윤동주신인문학상을수상하고,2014년『창작과비평』에단편「옥화」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슈뢰딩거의상자』『세상에없는나의집』이있다.2016년신동엽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한영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생동하는시공간,먼곳에서전해지는보편
한국문학의외연을넓히는강렬한개성

중국동북지방출신으로한국에서만난남편과살림을꾸린주인공‘상아’는남동생의결혼식에참석하기위해상해를찾았다가뜻밖에도20년전가깝게지낸정숙언니로부터만나자는연락을받는다.질풍노도의시기였던지난날을묻어둔채평범하게살고있던상아는정숙언니의연락을계기로그열정의시기,꿈과포부로가득해대도시천진으로올라왔던1998년의한시절을돌이켜보게된다.
상아는어릴적동창‘무군’을고향마을에서재회한뒤부지불식간에그와약혼관계에까지이른다.그것은일자리를찾아무군과함께천진으로향하게된상아가어쩔수없이감당하게된선택이기도하다.상아는‘회사’라는곳에발을디딘기대감으로무군과의생활에익숙해지지만,다른한편으로는‘이것이사랑일까’를계속해서자문한다.일상의작은행복을알아가면서도그보다더크게다가드는‘더나은삶’에대한갈망은상아의존재를점차뒤흔든다.
작품은중년에이르러삶의관조를얻게된현재의상아와대도시에서의안락한생활을동경하게되면서진정한사랑과행복이무엇인지그답이보이지않는고민에좌충우돌하는청춘의상아를계속해서교차해보여주면서흥미를자아낸다.작품의제목이기도한‘천진시절’은말그대로천진(天津)이라는공간에서보낸한때를가리키는동시에노동과돈을둘러싼애환을절감하고,사랑의의미혹은효능에대해고뇌하면서통과하게되는보편적인청춘의시절을상징하는표현이기도하다.
이과정에서1998년무렵의천진이라는시공간은단순한배경을넘어소설에서매우중요한역할을한다.1990년대개혁개방시대를맞이한중국의당시생활상,그리고그속에서고유한정체성을유지해가는조선족청년들의모습이핍진하게그려진다.우리소설에서는보기드물었던장면인바,그자체로흥미롭고귀한대목이아닐수없다.그속에서상아에게크고작은영향을끼치는인물들의다양한개성또한유별나다.
그런가하면문화혁명기부터개혁개방시기를맞이하기까지상아가나고자란중국동북부‘남산촌’의풍경은우리에게도공감될고풍스러움을간직한동시에중국특유의정취를뿜어냄으로써대도시천진의이야기와는전혀다른흥미를선사한다.요컨대이소설은중국에앞서급격한산업화를경험한우리에게익숙함과신선함을함께느끼게해준다.

돌아서서사람들의머리위로높이솟은‘천진역’이란글자를올려다본다.로켓모양의짧은원기둥사면으로까만색시계가붙어있는조형물이었다.마중을나온무군의큰누나는두사람을이끌고천진역광장에있는영안백화점안으로질러간다.낮은천장,우아하고여성스러운정장을입은마네킹들,은은한음악이흐르는편안한분위기……무군의누나를따라영안백화점뒷문을빠져나올때나는내가그곳을생각보다쉽게사랑할것같다는예감이들었다.(83면)

“한번도사랑을해본적이없었지만,나는이제안다.”
사랑의의미를묻는이들,시대와역사의표정을닮다

일상에안주하며누리는소박한행복에만족하지못한채고뇌하던상아는끝내어떤결단을내린다.그로부터20여년,상아는가슴속에묻어두었던천진시절을다시꺼내게만든정숙과재회한다.상아에게그시절은어떤의미였을까.그는묻는다.“만약이라는게없다는거아는데,그래도다시한번그시간이주어진다면어떨것같아요?”(175면)
“미래를향해흐르는삶의물결에서봉인된과거의기억이불현듯떠오를수밖에없는것이우리의인생이라는걸”(한영인해설)이소설은말해준다.시대현실과인물들이함께호흡하는가운데사랑과인생을강물같은이야기로풀어낸『천진시절』은격동하는청춘의시절을담아낸또하나의아름답고깊이있는이야기로남을것이다.

그토록붐비는광장에서나의귓가에는아무소리도들리지않았다.누군가의심장이툭툭뛰고있다는것만느껴졌다.그것은끝난사랑에예의를표하는진실한고백이었다.한번도사랑을해본적이없었지만,나는이제안다.(19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