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버린 (김유담 소설집)

탬버린 (김유담 소설집)

$14.00
Description
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지친 감각을 일깨우는 단단하고 탄탄한 서사의 등장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유담의 첫번째 소설집 『탬버린』이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착실하게 발표해온 단편 8편이 묶인 이번 소설집은 신예 소설가 김유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사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태어나면서 불평등하게 주어지는 삶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등바등 살아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100점을 받기가 어렵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의 무용(無用)함”(「탬버린」 156면)을 어쩔 수 없이 체득해버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씁쓸한 속마음을 김유담은 솜씨 좋게 포착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는 여성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우리와 너무도 닮아 “익숙한, 부끄러워 애써 숨기려 노력해온” 표정들을 발견하게 된다. 김유담이 누설하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열등감과 비밀스러운 절박함”(전기화, 해설)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고백 자체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김미월, 추천사)이 되어주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다독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난히 강렬한 페이소스를 가지고 있”고, “구성이 단단하고 초점이 분명하며 인물이 살아 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핀 캐리(pin carry)」는 “평범한 한 남자의 어두운 정열과 ‘일부러 져서 이기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선보”(심사평)인다. 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우리 사회를 비꼬는 듯한 이 게임은 소설집 전반에 걸쳐 주인공들이 고투하는 인생의 국면들을 역설적으로 비춘다. 치료비를 감당할 여윳돈이 없어 끔찍한 치통을 참고 나서도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석사 2학기를 마칠 때까지 대체 무얼 했는지” “인생 전체에 대한 비난”(「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87면) 같은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거나, “깔끔한 월세방, 안정적인 학자금 대출 상환”을 넘어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것들을 보는 삶”이 “내게는 닿을 수 없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으로만 여겨”(「멀고도 가벼운」 190면)지는 막막함에 대해 작가는 볼링에서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핀 캐리」 42면)을 상기시킨다.
저자

김유담

1983년부산에서태어나경남밀양에서성장했다.
2016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핀캐리」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핀캐리(pincarry)/공설운동장/우리가이웃하던시간이지나고/탬버린/
멀고도가벼운/가져도되는/두고두고후회/영국산찻잔이있는집
해설|전기화/작가의말/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탬버린이징글징글징글,하면서울리는소리가좋아.
나만징글징글하게사는게아닌거같아서.어때?너도들리니?
흔들리고,흔들며우리는살아있음을확인한다

표제작인「탬버린」은신입사원‘은수’가겪는사회생활의고투를그린다.고교시절떨어지는성적으로쫓기듯전학간학교에서은수에게유일한친구였던‘송’은밤마다고깃집불판을닦는아르바이트를하며학교에다니면서도탬버린을흔들며삶의무게를털어내고,은수는그고통이무언지온전히이해하지못하지만친구를위해열심히탬버린을배운다.수년이지나노래방에서100점이나오면대표의인정을받는회식자리에서은수는그때배운탬버린을흔들고동료들의열렬한환호를받지만좀처럼100점이나오지않는다.과연은수는대표의인정을받을수있을까.
「핀캐리(pincarry)」는트럭운전을하던‘인호’의죽음으로시작된다.‘인숙’의오빠인인호가생전에몰두했던것은다름아닌내기볼링.내기로들게된보험덕에남겨진가족은큰보상금을받게되지만인숙은오빠의죽음에빚지고있다는죄책감을느낀다.우연히인숙은오빠가남긴유품에서그가치른게임에대해상세하게기록된수첩을발견하게되고,오빠가다니던볼링장에가서볼링을치면서오빠의마음을헤아리게된다.
「공설운동장」에서는대학에입학하며고향밀양을떠났던‘하경’이휴학을하고다시고향으로내려온다.밀양에서하경은입시학원에서일을시작하고,그곳에서자신을가르치기도했던국어강사‘L’을다시만나위안을얻는다.하지만고향을떠나소설을쓰는것이꿈인하경에게밀양에서부모님을모시고평범하게살고싶어하는그는반려자가될수없다.그와데이트를하며함께달리던공설운동장을하경은이제혼자서달리기시작한다.

내인생에서굳이그렇게까지,뭔가를열심히해본것은탬버린이처음이었다.정말탬버린이징글징글하고울리는거라면그것에호응하는게우정이라고생각했다.나는송과같이박자를타고노는게좋았다.(…)탬버린은누군가가흔들어주지않으면존재의의미가사라지게되는거라고,탬버린의존재를확인해주기위해서는힘껏흔들어줄수밖에없다던송의말을떠올리며나는간주를틈타가쁜숨을몰아쉬었다.(「탬버린」144면)

「우리가이웃하던시간이지나고」는어린시절같은주공아파트에서친하게지내던‘영주’와‘성희’가성인이되어치과에서환자와치위생사로재회하는장면으로시작된다.재정적으로열악한환경임에도대학원공부를선택한영주는치료비를감당하기힘들어고통스러운치통을참다가독일학회참석을포기하고그돈으로성희의병원에서치료를받는다.성희는자신의실적을올리기위해영주에게블로그홍보를강요하고,영주는본인의일에최선을다하는성희의태도에서오히려불편한마음을느낀다.
「멀고도가벼운」은‘지연’에게어릴적큰영향을끼친‘보배이모’를그린다.고향을한번도떠난적없는엄마를포함한집성촌의사람들은지연네집에모여부업을한다.작업반장인엄마는남편은뉴질랜드에있고,사촌동생보배와고향으로돌아온이모의억척스러움을두고자주못마땅해하지만,지연에게는고향을떠난적이있고이제는뉴질랜드로떠날준비를하는이모에게서본인의가능성을엿본다.지연이대학에입학한뒤뉴질랜드에정착한이모가보내온양모이불이더없이소중한까닭이기도하다.
「가져도되는」의‘인희’와‘승규’는대학동기이다.지방에서올라온둘은강남인근에서학창시절을보낸이들이절반이상을차지하는학과분위기에어쩐지섞이지못하고서로동질감을느끼며가깝게지내다결혼한다.결혼후이제는유명인이된동기‘조명아’의결혼식초대를받아최대한꾸미고참석하지만어쩐지자신들이초라하게만느껴진다.태생적인한계를극복하려아등바등살아왔지만넘어설수없는벽을여전히확인할뿐이다.

조명아는어떻게돈을쓰면기분이나아질수있는지를세련된방식으로조언할수있었다.그런조명아를인희가불편해하는것은당연한일인지도모르겠다.인희는기분보다는기본을중요하게여기는여자였다.서울에서기본적인삶을누리기위해갖춰야하는조건들앞에서우리는자주좌절했지만,어떻게든버텨나가고있었다.하지만요즘나는사람들이말하는기본의기준이갈수록버거워진다고느끼고있었다.(「가져도되는」237~38면)

「두고두고후회」에서는아버지의항암치료여부를결정하기위해뿔뿔이흩어져살던삼남매가아버지와함께이혼한어머니를만나러간다.아버지의사업실패로어머니는돈을벌기위해따로살게되고,그후로오래도록경제적어려움을겪고살게된‘선재’와두동생들은이제한발짝떨어져서로를애틋하게바라볼수있게된듯하다.아버지의치료에후회없는선택을하길바란다는주치의의말에,번번이실패만해온사람에게후회없는선택을하라는말이아프게남는다.
「영국산찻잔이있는집」에서‘한’은육개월전헤어진여자친구‘피티’의실종소식을듣고피티의언니‘소냐’를찾아온다.한은학교폭력으로인해병약해진소냐를극진히돌보던피티를이해하지못하고,자신이항상2순위라는사실을원망한다.결국한이소냐의머리채를잡고윽박지르는장면을목격한피티는한과헤어지게되고몇달뒤소냐마저떠나게된것이다.피티는피크닉을가서예쁜티포트에잘우린차를마시는것이늘꿈이었는데,피티가떠난집에는그녀가가장아끼던영국산찻잔하나가사라져있었다.

“어른이되어서도끊임없이성장통을겪는”『탬버린』속주인공들은“자신의선택에잇따르는감정들을지나오며”“이전과는조금씩다른자신을만들어나”가고,“스스로,더멀리,나아가,씩씩하게,살아가는것이얼마나어렵고도대단한일인지점점더깨달아가면서”(전기화,해설)현실을이겨낸다.“탬버린의존재를확인해주기위해서는힘껏흔들어줄수밖에없다”(「탬버린」144면)고말하는삶에대한적극성과눈물로젖은볼이쓰라려도다시“운동화끈을조”이고“두주먹을꼭쥐”며“힘껏달리기시작”(「공설운동장」82면)하는강한의지로김유담은“뒷배도토대도없는청년들”의지친손을잡아“새로운출발선으로추슬러놓는다”(전성태,추천사).날카로운눈으로현실을간파하고결연한자세로생에맞설줄아는이작가의앞으로의행보가자못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