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리마스터판) (은희경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리마스터판) (은희경 소설집)

$14.00
Description
“거기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야
서로 다른 존재들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거야”
인간의 고독과 마음의 통증을 끌어안는 섬세한 감각
13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은희경’이라는 강력한 아름다움
*창비에서는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소설 중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들을 엄선해 새로이 단장한 ‘리마스터판’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은 작품들이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1995년 등단하여 올해로 등단 25주년을 맞으며,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된 우리 시대의 작가 은희경. 서정적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결합한 유머러스한 필치로 현대인의 삶을 예리하게 묘파한 은희경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가 13년 만에 ‘리마스터판’으로 돌아왔다. 이번 리마스터판은 기존 실린 중단편 6편을 작가가 직접 새롭게 수정하고 작품 순서도 다시 배치함으로써 수록된 모든 작품의 개성과 색깔이 더욱 뚜렷해지고, 조용한 연민과 공감의 시선, 특유의 경쾌한 문체는 여전히 빛을 발한다. 현대의 고독하고도 분열적인 인물을 다루고, 그 소소한 일상의 국면에서 희극적이거나 비극적인 상황에 주목하는 은희경의 섬세한 시선과 서사가 빛을 발하는 소설집이다.
저자

은희경

1995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소설「이중주」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타인에게말걸기』『상속』『행복한사람은시계를보지않는다』『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다른모든눈송이와아주비슷하게생긴단하나의눈송이』『중국식룰렛』,장편소설『새의선물』『마이너리그』『그것은꿈이었을까』『비밀과거짓말』『마지막춤은나와함께』『태연한인생』『소년을위로해줘』『빛의과거』가있다.문학동네소설상,동서문학상,이상문학상,한국소설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이산문학상,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
날씨와생활
지도중독
고독의발견
유리가가린의푸른별
의심을찬양함

해설|신형철
작가의말
추천사
새로쓴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은희경의소설은차라리귀띔이고속삭임이라서
대뜸반응하기에앞서한번쯤‘사람들사이에놓여있는섬’을생각하게한다.”
(제38회동인문학상심사평)

『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의모든작품들에서발견할수있는특징은현실과환상의긴장과착종이다.서사를따라충실하게읽다보면소설속에서어디까지가허구이고,어디까지가소설적현실인지쉽게구분되지않는다.“예술은사람들이사고하는일정한패턴을배반함으로써긴장을만들어”(「의심을찬양함」)내듯이,하나의허구(소설)안에허구적인설정이겹겹으로등장한다.바깥의허구(소설속의현실)보다더허구적이고황당한상황이유기적으로연결되면서소설속삶과현실은오롯하게다른차원의삶으로열리며진정성을얻는다.겹겹의허구속에서한차원다른생의진실을만날수있다.
2006년황순원문학상최종후보작이기도했던표제작「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에서는서른다섯번째생일날,가족을버린아버지가위독하다는전화를받고다이어트를결심하는남자가주인공으로등장한다.어렸을때부터아버지에게는뚱뚱한모습만을보였고,이제돌아가실날이멀지않은아버지에게달라진모습을보여주고싶은것이다.“모든아름다운것들”이자신을거부하는현실에서가족과아버지에대한부정이음식에대한거부와연결된다.
「날씨와생활」에서는꿈많은몽상소녀B가출생의비밀이나언젠가는세상을놀라게할자신을끊임없이상상하지만현실은상상과다르고,오히려냉혹하기만하다.잔뜩긴장한B는할부책값을받으러온수금원과어머니의담담한모습에주체할수없이큰웃음을터뜨린다.상상(혹은환상)과현실의팽팽한긴장이풀리며쏟아져나온그허탈한웃음이야말로은희경문학의진정한페이소스이다.끝까지비극인인생도,마냥희극인인생도없다는명확한이치를깨달은어린소녀는누구나의어린시절을떠올리게한다.
「고독의발견」에서거짓말도못하고별볼일도없는만년고시생주인공K는생일날찻집에서몽환적인노래를들으면잠에빠졌고,그뒤로펼쳐지는일들은꿈속처럼묘한분위기이다.한사내가나타나W시의여관을맡아달라고부탁하고,W시에서여자를만난다.여자는자신을여러개로쪼갤수있다고말하며나를스스럼없이대한다.모두꿈속상황이고인물이다.다시꿈에서깬K는제삶을관통하는거대한고독을발견하고소리없이오열한다.
「의심을찬양함」에서는현실의우연과필연의통계학을집요하게물고늘어진다.주인공유진은친구S의결혼식에가는기차안에서우연히자신이서점에서산책과똑같은책을들고탄남자와동석을하게되고,오피스텔밀집지역에서살던당시의일을떠올린다.유진은서점에서우연히마주친남자와,잘못배달된사과상자의주인이라며찾아온오피스텔옆동남자를동일인으로생각하고만날약속을하지만,정작약속장소에나타난것은그남자의쌍둥이동생이라는남자였다.그남자는자신의형이고의적으로유진에게접근했다며세상에운명이나우연은애초에없고과학과인과관계의법칙에의해서만지배될뿐이라고유진에게강변한다.

은희경은13년만에다시선보이는『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에서도여전히문장하나하나에공을들여수사적긴장을유지하려고노력했다.이번리마스터판을위해역시다시손질한해설에서문학평론가신형철은“이소설집에실린작품들로말하자면,질문과고민이응축되어있는이야기인채로아름답고낯설고(섣부른전망을거절한다는의미에서)끝내허망하기까지”하다고말하며,“이제은희경은하나의장르가된것이다”라고선언했다.독특한서사와인물을통해범상치않은일상과현실의단면을극적으로클로즈업함으로써냉소와위악대신,조용하고나직한공감과연민의시선을보내는『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는여전히그무엇보다힘이세고,그래서아름답다.이번리마스터판은은희경의독보적인가치를우리로하여금다시한번확신하게하는계기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