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 - 소설Q (양장)

자두 - 소설Q (양장)

$14.00
Description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나눈 두 여자
한국사회 가족 안에서 여성의 존재를 날카롭게 파헤치다
놀라운 흡인력과 생생한 묘사로 사로잡는 이주혜의 첫 소설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데뷔한 신인작가 이주혜의 첫 작품 『자두』가 창비의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로 출간되었다. 오늘날 독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가부장제와 돌봄노동, 여성을 주제로 강렬한 목소리를 내는 이 소설은, 탄탄한 문장과 생생한 묘사로 읽는 이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염천’이라 불릴 만한 무더운 여름에 시아버지의 병간호를 맡게 된 나와 남편 세진, 섬망을 앓게 되는 시아버지 안병일, 그리고 여성 간병인 황영옥의 이야기가 긴장감 높게 펼쳐진다. 붉고 둥근 피자두를 탐냈던 안병일의 일화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가부장제와 나-황영옥 사이에 생겨나는 말 없는 깊은 유대감이 부딪히고 어우러지며 더운 여름 배경의 소설에 날카로운 서늘함을 부여한다. 한편 사랑에 대한 믿음과 환상이 깨진 뒤에도 사랑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이 작품의 노력은, “판에 박힌 가부장제 비판에서 작품을 구원하는 소설적 성취”(해설 강경석)이자 가족과 여성의 존재에 대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줄 새로운 구원이 될 것이다.
저자

이주혜

번역가이자소설가.저자와독자사이에서,치우침없이공정한번역을하고자노력하고있다.서울대학교영어교육학과를졸업하고영어로된문학작품을아름다운우리말로옮기는데관심이많아아동작가로활동하면서,현재번역에이전시엔터스코리아에서출판기획및아동서및자녀교육서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역서로『왜요,엄마?』,『레이븐블랙』,『지금행복하라』,『거인나라의콩나무』,『고대이집...

목차

자두

해설|강경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하는사람에게이해받고싶었지만
끝내실패했던어느여름의이야기”

기록적인더위의여름날시아버지안병일의병간호를맡게된며느리인‘나’와아들인세진은최선을다하지만일상을지킬수없게되자간병인황영옥을고용한다.능숙하면서도깔끔하게일을처리하는황영옥덕에겨우한숨돌리게되지만,곧시아버지안병일의섬망증세가시작되며모두의생활과서로간의관계는어그러지기시작한다.안병일의욕설과폭력은주로여성간병인인황영옥을향하다가,끝내는며느리인‘나’에게숨겨왔던원망과미움도모두쏟아낸다.남편인세진은한발짝떨어져방관자적자세를취하고,병문안을온가족들이나후에장례식장을찾은친척들은‘우리’라는말로‘나’를원밖으로밀어낸다.
세진과의굳건하고영원한사랑에대한믿음,신사적으로문화생활을즐기는한편며느리를친딸처럼여기고어여뻐하는‘로맨스그레이’의현신시아버지안병일에대한환상은‘간병의여름’을거치며처절하게깨져버린다.사랑이충만하다고느꼈던“오늘이어제보다더행복한나날”깊숙한안쪽에는끝내타인을이해하기엔역부족한인간의한계,가부장제안에서여성의존재에대한낮은인식이잠겨있다.
저자이주혜는안정적이고단단한문장과생생한인물묘사를통해인간과제도,서로간의오해와이해,욕망과사랑을세밀하면서도날카롭게포착해낸다.깊은공감과흡인력으로빠르게읽는이들을자신만의세계로데려간후한국사회의가족과여성,사랑과연대에대한진지한고민과깨달음을안겨준다.


“영옥씨,아침에잘일어나고있나요?”
두여자가말한마디없이나눈깊은유대감

남편세진,시아버지안병일로대표되는가부장제에처절하게외면당했던‘나’는,또래의여성이었기에오히려초반에경계했던간병인황영옥으로부터‘유일하게’위로를받는다.간병을하느라일상이깨져나가고폭력적으로드러나는안병일의섬망증세에상처를받으면서도,‘우리가족’의원안에는들어갈수없었던‘나’는,같은처지의황영옥과제대로말한마디나누지않았지만깊은유대감을느낀다.이소설속에서단연압권으로꼽을만한,‘나’와황영옥이말없이옥상에서담배를피우는장면은소설의도입에서소개된‘리치와비숍의일화’와겹쳐지며더크고많은이야기로증폭된다.아직도여성의희생이나가부장제에순응하는것을당연하게받아들이는사회에서,두여성이나누는연대와애정은저자가말하고픈새로운가능성일것이다.
오랜기간번역가로활동했던독특한이력을지니기도한작가이주혜가처음출간한작품인『자두』는,저자가세상과타인을제대로이해하고번역해내기위해무던히애쓴흔적이돋보이는수작이기도하다.단순히가부장제를비판하는것에서그치지않고,이작품은가부장제가극복되어가는과도기에겪을수있는혼란과갈등에대해날카롭게파헤치는한편,입체적인인물들을통해각개인이품는욕망과환상을가감없이드러낸다.오늘날문학독자들에게이새로운작가의등장은,박력있게밀고나가는단단한서사를읽는즐거움과함께가부장제와여성에대해계속고민하고나아가야할우리시대에사랑과연대를잃지않는새로운희망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