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리마스터판) (하성란 소설집)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리마스터판) (하성란 소설집)

$14.00
Description
“엄청난 죄책감, 희망 그리고 고통을 전달한다”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2020 최고의 책 TOP 10 선정!

우리 시대의 불행과 고통을 간파하는 직관
다시 읽어도 탁월한, ‘하성란’ 소설의 정수를 담은 단편들

*창비에서는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소설 중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들을 엄선해 새로이 단장한 ‘리마스터판’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은 작품들이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자

하성란

1967년서울에서출생하고,서울예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1996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풀」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루빈의술잔』『옆집여자』『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웨하스』『여름의맛』,장편소설『식사의즐거움』『삿뽀로여인숙』『내영화의주인공』『A』『크리스마스캐럴』,산문집『소망,그아름다운힘』(공저)『왈왈』『아직설레는일은많다』『당신의첫문장』등이있다.동인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이수문학상,오영수문학상,현대문학상,황순원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별모양의얼룩
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
파리
밤의밀렵
오,아버지
기쁘다구주오셨네
와이셔츠
저푸른초원위에
고요한밤
새끼손가락
개망초

해설|한기욱
작가의말
추천사
새로쓴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우리시대의불행과고통을간파하는직관을타고난소설가하성란의세번째소설집『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가리마스터판으로돌아왔다.“이뛰어난단편집은엄청난죄책감,희망그리고고통을전달하며어둡고이상하면서도응집력있는이야기들이작가의탁월함을여실히보여준다”는평을받으며2020년한국작품으로는두번째로미국『퍼블리셔스위클리』최고의책TOP10에선정되면서출간이후18년만에다시금크게주목을받은바있다.

이작품집에는프랑스전래동화『블루비어드』(Bluebeard,푸른수염)를재해석해설화속비밀을작가의상상력으로채워넣은표제작「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를비롯해“1999년6월의씨랜드화재참사를날카로운사실주의적필치와빼어난테크닉으로극화한수작”(한기욱,해설)「별모양의얼룩」,경관총기난사사건을다룬「파리」,집단성폭행으로인한피해자의죽음과가해자들의잔혹함을냉소적으로그린한국일보문학상수상작「기쁘다구주오셨네」등‘하성란’소설의정수를담은11편의소설이담겨있다.
작가는리마스터판을다시금매만지면서“지금은쓰기꺼려지는단어와상황들로그시절을돌이켜”보며‘시간의힘’을깨닫게되었다고말한다.그과정에서“변화에안도했고여전히야만의상태로머물러요지부동인것들에절망스러웠”(‘새로쓴작가의말’)지만당시소설을쓰던순정하고절실한마음이여전히유효함을되새기며다시이책을펼쳐드는독자들에게진심어린안부를전한다.초판출간이후이십년가까운시간이흘렀어도이책에담긴소설들은하성란특유의적확한언어와탄탄한소설적구성으로여전히탁월하게읽히기도하거니와,여전히한국사회에고스란히남아있는우리시대의아픈진실을마주하게한다.

적확한언어와탄탄한소설적구성
여전히마주하게되는한국사회의아픈진실

「별모양의얼룩」은유치원에서떠난여름캠프에서난화재사고로여섯살딸을잃은‘여자’가겪는상실의시간을그린다.희생자유가족들은일주기에모여사고가난야영장으로향하고,그들은근처가게의주인에게서옷에‘별모양의브로치’를단아이가사고시간가게앞을지났다는이야기를듣는다.여자는어쩌면자신의아이가살아있을지도모른다는희망을품게된다.“졸지에자식을잃은여자의내면심리뿐아니라평범한도시사람들이겪는일상의비애를별도의해명이나수사없이효과적으로표현한다”(한기욱,해설)는평을받은이작품은우리사회가참극을겪을때마다회자되는고전으로자리잡았다.
「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의‘나’는턱에푸르스름한면도자국이남아있는남자와비행기에서만나삼개월만에결혼을하고뉴질랜드로이민을가게된다.열두자짜리오동나루장롱을집안에들여놓으며나는대대손손이어지는평범하고다복한결혼생활을꿈꾸지만,남편제이슨은나보다는친구인챙과더많은시간을보내며자신의방에절대들어오지말라고나에게당부한다.
「파리」는서울에서시골로쫓겨온경찰이배타적이고폐쇄적인부락사람들과불화하여파국으로치닫는과정을보여준다.답답한시골생활을하던사내는우체국에다니는한여자에게호감을보이고그녀의방에숨어들지만,다음날아침그녀는다른사람으로밝혀지고사내는마을사람들의농간에점점더폭력적으로변해간다.
「밤의밀렵」은보험사직원이전임자의말을곱씹으며숨진박기철의사인을밝히는과정을생동감넘치게묘사한다.‘노루’라고불리던박기철이살던산속마을은‘초식동물’을닮은사람들이사는집성촌으로사냥철장사와송이캐는일로생계를이어간다.산속을그야말로노루처럼누비던박기철의죽음이의아한직원은어느깊은밤박기철이걷던숲길을걷게되고섬뜩한진실을맞닥뜨리게된다.
「오,아버지」는하늘에계신‘아버지하나님’을만나러교회에열심히다니던일곱살기억부터,한곳에머무르지못하고지방을떠돌며한량처럼지내던‘진짜아버지’와보낸유년시절을그린자전소설이다.교회에서만난‘미음’과여름성경학교에서경쟁하고,부친과의외출에서만난‘진이’와노래로대결하는‘총명한딸’의모습이야무지다.
「기쁘다구주오셨네」의‘나’는약혼자에대해속속들이다알고있다고자부했지만결혼을앞둔약혼자의생일날그의십사년지기인세친구를처음으로만난다.자취방의술자리가무르익고술에취하면서여자는잠이들고,잠결에그들이나누던학창시절의비밀을듣게된다.여자는그날밤어둠속에서약혼자의아이를갖게되지만소식을들은약혼자는그아이는자신의아이가아니라고부인한다.
「와이셔츠」는칠개월간의백수생활끝에집을나간남편에게서해방감을느끼던은옥이남편의빈자리를체감하게되는순간들을담아낸다.아파트아이들사이에서‘연아저씨’로불리며연이하늘로날수있게도와주던남편이부재하는동안,은옥은하늘로날지못하고바닥으로곤두박질치던연처럼아파트옥상에서뛰어내린학생의죽음을목격하게된다.
「저푸른초원위에」는오랫동안꿈꿔온‘마당이있는집’에살게된부부가마당에서키우던개를도둑맞은뒤,잃어버린개를찾기위해집요하고도필사적으로노력하는모습을그린다.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개를찾는동안정작그들의아이는돌볼수없어다리가불편한아이를방안에가둬두고다니는데,어느날돌아와보니아이가사라져있다.
「고요한밤」은아파트의층간소음문제를다룬다.목수가되고자은행을그만둔남편을대신해생계에대한부담을떠맡은아내는목수일은연마하지않고위층의소음문제에만예민하게구는남편이못마땅하다.그러다아파트를뛰어다니던위층의아이들이다리를다치고급기야는실종되면서아내는남편이의심스럽게느껴지고,남편이위층남자에게편지까지보냈다는사실을알게된다.
「새끼손가락」에서회식을마치고집으로돌아가던‘나’는한밤중에범상치않은택시를타게된다.택시를훔쳤다고말하는특이한태도의기사에게서불안감을느끼던‘나’는음주운전으로차선을넘나드는차를보고택시기사와갑자기의기투합하여쫓아가게되고,긴박하게운전을하는중에도미동도하지않는택시기사의새끼손가락의비밀이밝혀진다.
「개망초」는교통사고를당한뒤강물에버려진고등학생의목소리로이야기를끌어간다.친구를만나러나왔다가사고를당한아이는강물속에잠기게되고,같이낚시를다녔지만사고로양손을잃은뒤아무것도할수없는아버지,그런아버지를대신해시장에서통닭집을하며생계를꾸려가는어머니를떠올린다.실제신문의기사에서시작되었다는이소설은“소설집에서가장오래된소설이”지만,시간이흘러“모든것이낡고공허한목소리가되었다고할지라도,이름을부르듯소녀에게로향했던그마음만큼은온전히내것이었다”(‘새로쓴작가의말’)고작가는회고하며,이번『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리마스터판작업으로‘그마음’을확인할수있었다고전한다.
『푸른수염의첫번째아내』에는재난과사고,죽음과관련된작품들이유독많고,작중인물들은그경험들을일상안에서극복하기위해분투한다.그리고작가하성란은「와이셔츠」의은옥이“고개를천천히좌우로돌리면서혹시바다에빠진조난자는없는지주의깊게살펴보”(235면)듯이섬세하고애정어린눈길로삶의위기에빠진인물들을건져내다독여주고위로한다.우리사회가기억해야하는어느장면,잊지말아야하는어떤감정을계속해서상기시키는이책을다시금소중히읽어야하는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