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그림자

백의 그림자

$13.42
저자

황정은

‘작가가선정한오늘의소설’,‘올해의문제소설’에선정되고,한국일보문학상,이효석문학상등굵직한문학상후보에오르는등발표하는작품마다문단의큰주목을받아온작가다.1976년서울에서태어났다.2005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마더」가당선되며등단했다.소설집『일곱시삼십이분코끼리열차』,『파씨의입문』,『아무도아닌』,장편소설『百의그림자』,『야만적인앨리스씨』,『계...

목차


가마와가마와가마는아닌것
입을먹는입
정전
오무사
항성과마뜨료슈까


후기
다시쓰는후기

출판사 서평

도시의폭력,저절로일어서는그림자
그럼에도선량한사람들

이소설의주인공인은교와무재는도심한복판에위치한철거직전전자상가에서일한다.함께일하는이들과떠난여행에서둘은일행과동떨어져길을잃고헤매는데여기서은교는자신의그림자가일어나저절로움직이는기묘한경험을한다.이후‘그림자’는이이야기에환상성을부여하는존재이자인물각자의아픔을드러내는실체로기능한다.『百의그림자』는은교와무재의사랑이야기이지만,전자상가라는삶의터전에서얽히고설켜살아가는이들의거대한옴니버스이기도하다.인물각각이지닌그림자의내력을살펴보는것은도시공간에서벌어지는폭력의세목을살펴보는일이기도하다.
이소설에나오는인물들은모두그림자가저절로일어서는비현실적인일에대해익숙하다.말하자면그림자가일어서본경험이있는사람들,폭력과아픔을겪어본사람들이다.이소설에서사람들은현실에서감당해낼수없는일을겪었을때그림자가분리되는현상을겪는다.그리고그걸따라가려는충동을느끼거나시름시름앓다가죽어버리기도한다.은교의그림자가처음일어섰을때무재는은교에게“그림자같은건따라가지마세요”(10면)라고말한다.마치그림자가일어나는현상에대해잘알고있다는듯이.은교와같은공간에서일하는여씨아저씨도마찬가지다.그가처음보인반응은“따라가지말았어야지”(33면)다.이들은가족의해체,일터의상실,사랑하는이의상실등다양한위기를겪어왔다.황정은은이들의이야기를부차적인것으로만들지않으려애쓴다.가난한사람들이사는구역이라는뜻의“슬럼”(124~25면)이라는말에대해다시생각해보게하고,“가,나,다,라마,다섯개의건물”(36면)의이름하나하나를호명해낸다.
그럼에도이이야기의큰줄기는은교와무재의연애담이다.길을헤매고나온이후둘은급격히가까워진다.하지만이들의연애는어딘가낯설다.은교가잠이오지않는다고하면무재는밤에달려와배드민턴을쳐주고,은교는이미먹은점심을모른척무재와함께먹기도하지만“몇주동안”(83면)따로만나지못하는일도있다.이들은이미도시라는거대한폭력에맞서고있다.그렇기에이들의연애는생계를이어가면서그순간서로에게최선을다하는것,따뜻한정종을마시고우산을함께쓰는것,운동장을함께걷는것,정전이되었을때전화해주는것,노래를불러주는것,그렇게선량함을유지하는것이다.이윽고마지막장에서두사람은섬으로여행을떠난다.그여행에서겪는우여곡절과,거기서오가는대사는이소설의백미다.그리고그대화는자연스럽게독자들이살아가는곳에대한질문과성찰로이어진다.폭력과현실의무게에맞서살아가는선량한사람들,그들과함께하는풍경으로.

한국문학대표작가의첫걸음,
지금이바로이소설을읽어야할때

출간직후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한바있는『百의그림자』는2022년KBS와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선정한‘우리시대의소설’리스트에도선정되며여전한작품성을과시한바있다.특히타워크레인사고로사망한‘유곤’의아버지에피소드는최근광주아파트건설현장붕괴를비롯한비극적인사건사고를상기시키며여전히도시에서이어지는죽음들을돌이켜보는계기를제공하기도한다.『百의그림자』의식지않는인기와몰입도는바로어두운곳을향하는따뜻한시선과사려깊은태도때문일것이다.
한편황정은은이작품과짝이되는새로운소설을2023년출간할것이라고밝혀커다란기대를모으고있다.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이효석문학상,김유정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등을수상하며이미한국문학대표작가의반열에든황정은이다시쓰는도시의풍경은어떤모습일지.그스산하고도따뜻한풍경을확인하기위해,『百의그림자』를다시읽기가장좋은시기는바로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