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16.00
Description
찬란한 박수는 없어도 인생의 커튼콜은 우리의 것!
신동엽문학상 김유정작가상 수상작가 김유담의 단짠 청춘 소설
이 시대 청춘들의 삶을 고유의 활력과 리듬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2020년과 2021년 연달아 신동엽문학상과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하며 평단에서도 찬사를 받은 작가 김유담의 신작 장편소설 『커튼콜은 사양할게요』가 출간되었다. 창비의 연재 플랫폼 ‘스위치’에서 높은 조회수로 사랑받았던 이번 작품은, 오랜 꿈은 잠시 미뤄두고 회사에 취직해 고군분투하는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늘 피곤한 얼굴로 반쯤 잠에 취한 채 사무실과 월세방을 오가는 주인공 ‘연희’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깊은 공감을 불러오며, 이른바 ‘현실 고증’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회사 생활의 장면들은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맛깔나게 읽히는 김유담의 입담으로 지어진, 어디선가 본 듯하면서도 나의 이야기인 것만 같은 이 소설을 읽다보면 깔깔 웃다가도 어느새 눈물짓게 된다. 전작 『탬버린』(창비 2020) 『이완의 자세』(창비 2021)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그려내며 재미와 위로를 전했던 김유담의 ‘청춘 삼부작’ 완결편이기도 하다.
저자

김유담

2016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당선되어소설가로데뷔했다.작가는오랜꿈이었지만,엄마가되는삶은꿈꿔본적이없었다.2018년겨울,아이를낳은뒤로소설없는삶을상상할수없듯아이와함께하지않는삶도살아갈자신이없다고생각하고있다.작가를꿈꿨던것은문학에몰두하는우아한삶의태도를열망하는마음에서비롯된것이었으나,실제로어린아이를키우며소설을쓰는삶은부족한시간과체력에...

목차

1막1장/픽업(Pickup)/어른의맛/연극연습1.벚꽃동산/연기의연기/변기를찾아서/온우주가당신을밀어내더라도/사진의이해/외근일지/일의범주/연극연습2.하녀들/오디션/회의주의자의하루/하녀들의저녁식사/별책부록/굳이만나는사이/별의별일/밥값의무게/감정교육/연극연습3.고도를기다리며/리콜(Recall)/나한테잘해주지마/연극놀이/청테이프로만든집/대머리여가수는어디로갔나/커튼콜은사양할게요/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등장하자마자퇴장하고싶은무대,
출근하자마자퇴근하고싶은우리

대학시절전부를연극동아리에바치며연극배우의꿈을꾸던연희는,꿈은잠시뒤로하고취업하기로결심한다.바닥부터시작해도성공을가늠할수없는배우의길도험난했지만취업의길역시만만하지는않다.아르바이트를마치고돌아와이력서를쓰다가도아직남은미련에연극오디션정보를알아보던여러밤이지나고,연희는‘드림출판사’에인턴으로취직하게된다.삼개월의평가기간이지나정규직이된연희는폭언을일삼는팀장이있어악명높은키즈콘텐츠1팀으로배정받는다.“제발키즈콘텐츠1팀만은피하게해달라고인사팀을찾아가읍소라도하고싶은심정”(14면)이지만,정규직으로전환되지못한인턴동기들을떠올리며회사생활을이어간다.걸핏하면소리를지르는‘천팀장’과여차하면일을떠넘기기일쑤인‘성대리’와함께일하게된연희는매일같이화장실에숨어눈물을훔치지만,퇴근후돌아갈작은방을지키기위해하루하루버텨낸다.
“하고싶은대로살지못”하며외로운날들을견디는(161면)연희의곁에는대학시절부터절친한친구인‘장미’와연인인‘종민’이있다.연희는취업이나안정적인생활은포기하고아르바이트를전전하면서도배우의꿈을향해조금씩나아가는친구장미를질투하고,알고보니십년넘게사귄여자친구가있던종민에게배신감을느끼면서도이둘에게기대어한시절을보낸다.장미는“생각하는대로살지않으면사는대로생각하게된다”는유명격언을메신저프로필에써두는가하면(185면)무작정찾아와돈을빌려달라고뻔뻔하게말하기도하지만,돌아보면연희가계속해서희미하게나마꿈을품고살게해주는둘도없는‘상대배우’이다.여자친구가있다는사실을밝히지않고연희와의관계를지속하는것도모자라자신을좋아하는천팀장의호감을이용하는종민역시연희가가장힘든순간주저없이달려와준유일한사람이다.
외주사진작가인종민을데리고가겠다는천팀장의사심이담긴워크숍에가야만하고천팀장의차를세차하는일을도맡기도하며옷차림도사회생활의일부라는성대리의구박을견디는날들을보내던연희가차츰회사생활에적응할무렵,키즈콘텐츠1팀이기획한아동전집이‘대박’난다.별책부록으로퍼즐을제공한전집은홈쇼핑광고에힘입어단숨에베스트셀러가된다.모처럼천팀장,성대리와함께뿌듯함을느끼던것도잠시,2차홈쇼핑방송을준비하던중사건이발생한다.본부장이고른업체에서만든퍼즐에서독성물질이검출되고실제피해아동들이속출하는가운데드림출판사는책임회피에급급하다.전직원이대국민사과에동원되는아슬아슬한날들을이어가던중,연희는자신의신세만을걱정하며한탄하는장미에게버럭짜증을내고만다.그렇게장미의연락은영영끊어지게된다.매일매일등장하자마자퇴장하고싶은삶의무대에서하고싶지않은배역을맡아연기해야만하는연희는,상대배우마저퇴장해버린이무대를무사히마칠수있을까?

“아무것도되돌릴수없더라도
하나의막이끝나면새로운막이열린다는것을안다”
빛나지못해도우리는모두삶의주연

소설가권여선의추천사가말하듯“우리의청춘이시보다팍팍한산문에가깝다는것”“성장은모험담이아니라부조리한에피소드의연쇄라는것”그래서“그시절의아픔이낭만적으로녹아사라지지않는다는것”을김유담의소설은적확하게짚어낸다.“어느곳에도없는나의자리”(추천사,윤덕원)를찾아헤매는시간을보내고있을이들을위한자리를기꺼이마련해내며한시절의어둠을지나온사람만이건넬수있는섣부르지않은위로를건넨다.한번쯤은지금이생활이아닌다른삶을꿈꿨을우리,지금보다고작몇년젊었던시간속에서는분명찬란한꿈을꾸던우리,그러나줄어드는통장잔고와매달날아오는카드값문자에한숨을내쉬는이시대의‘우리’라면김유담의이야기에빠지지않을도리가없을것이다.암전속무대뒤에서숨을죽이고있을누군가에게,김유담은말한다.인생은반짝이는커튼콜없이도괜찮다고,커튼콜은사양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