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구 : 정지돈 소설집

인생 연구 : 정지돈 소설집

$15.00
Description
“우리는 출발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독보적인 문장, 파격적인 전개, 그리고 압도적인 흡인력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정지돈식 유머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젊은 소설을 대표하는 문장가로 자리매김한 정지돈이 소설집 『인생 연구』를 펴냈다. 다양한 텍스트를 직조하는 방식으로 참신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여온 작가가 이번에는 기존의 작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기발랄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시트콤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스릴러 같은 긴장감으로 독자의 눈을 붙드는 면모도 있고 한편의 모험 활극 같은 이야기도 포함돼 있어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소설집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각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어딘가 뒤틀리거나 결여되어 있는데, 이들이 빚어내는 소란과 소동이 일상과 비일상의 균열을 만들어낸다. 이 균열은 독자 개개인의 기억과 맞물려 독특한 파장을 빚어내는바 이 파장이 ‘인생 연구’의 요체라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와 ‘함께’ 창작한 화제의 소설 「끝없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복도가 있는 회사」가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이 소설을 통해 정지돈의 파격적인 실험정신 또한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읽을거리로 가득한 『인생 연구』는 정지돈 작품의 기존 마니아뿐만 아니라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역작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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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지돈

2013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및에세이,비평등을쓴다.여러권의책을냈다.젊은작가상대상,문지문학상,김현문학패를수상했다.

목차

우리의스크린은서로를바라본다
괜찮아,목요일에다시들를게
B!D!F!W!
나,슈프림
베티블루
해저생활
자가수술을위한구부러진공간에서
끝없이두갈래로갈라지는복도가있는회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기상천외한사건들,유별난인물들
정지돈이직조해내는우리곁의특별한세계

「우리의스크린은서로를바라본다」는연인사이가아니면서도일년간동거생활을한적있는‘나’와안젤라사이에서벌어지는이야기다.신체절단애호증이라는기묘한정신질환을앓는안젤라가어느날‘나’의노트북에있을자기가쓴글을돌려달라며연락을해온다.그리고나는안젤라와의추억들을되짚어나가기시작한다.연애감정비슷한마음을느끼며나는안젤라의연락을기다리지만그이후로안젤라는연락이없다.그리고파일이담긴외장하드를받기위해나타난것은안젤라의친구인데,그와의불편한한때가기묘한웃음을자아낸다.

「괜찮아,목요일에다시들를게」에는화자와어릴적부터친구였던‘조칩’이등장한다.모든면에서완벽했던조칩은어느순간인생이어긋나기시작한다.일인밴드를결성해알수없는기계음을음악이라고만드는조칩,그가변한원인은그의아버지JS때문이다.성공적인치과의사였던JS는알코올중독으로정신이파괴되었다.십수년이상아들과왕래가없던JS는어느날조칩을찾아나선다.이윽고만난둘사이에서펼쳐지는대화는끊임없이어긋난다.한편의부조리극을연상시키는이들의만남이선사하는유머가맛깔스럽다.

「B!D!F!W!」는예술대학에서영화를전공하는‘나’가‘진양’의졸업영화조연출을맡으면서벌어지는이야기다.얌전하기로소문난진양은졸업작품으로입에도담기힘든험악한시나리오를가져와엄청난비난을받는다.전설의‘촬영감독’까지합류해제작을시작한영화는중간중간삐걱거린다.결국진짜범죄를결심하는진양과이를막기위해뛰어다니는나의좌충우돌이벌어지는등소동끝에촬영은마무리된다.이한바탕소동이남기는폭소는예술이무엇인가라는질문과맞물리며독자의마음과공명하게된다.

때로는웃음가득하게,때로는긴장감넘치게
팔색조같은매력으로무장한소설집

「나,슈프림」은‘나’가우연히어느블로그를발견하면서이야기가시작된다.블로그의주인은유년시절친구‘또또’.그의블로그에는방대한관심사가펼쳐져있으나그가운데라틴아메리카에대한이야기들이유독눈에띈다.일찍컴퓨터를접한또또는수많은인터넷커뮤니티를돌아다니며활동해왔고,2015년나무위키설립당시에는가장활발한기여자였다.또또는나무위키가더발전하는데운영진이걸림돌이라판단해그들을‘처리하러’나무위키의본사가있는파라과이로향한다.동행인59와함께권총까지구입한또또는강도사건에휘말리는데,여기서한바탕전투가펼쳐진다.이전투끝에남는여운과미스터리가인상적이다.이소설에는또또의블로그글형식으로다양한텍스트가병렬되어있는데,한국사회에대한통찰이인상적일뿐더러정지돈식유머로단단하게무장되어있다.

「베티블루」는유년시절‘나’의아버지와바람을피운베티아줌마가길에서쓰러져발견되면서사건이시작된다.아이러니하게도그‘바람’사건이후베티아줌마와나의어머니는절친한친구가된다.베티아줌마가보호자로지목한것도어머니다.병원에서나온베티아줌마는벽이말을건다는둥알수없는이야기를펼쳐놓는다.섬뜩한미스터리같은분위기가이어지다가이윽고충격적인반전이펼쳐지는데이야기가끝날때까지독자의숨을붙드는작품이다.

「해저생활」은대구에서살았던‘나’가펼쳐내는유년시절의기록이다.학교에좀처럼적응하지못한주인공은‘수성하와이’라는목욕탕의온탕안에서책을읽으며시간을보낸다.윗집에는조폭으로알려진‘석이아저씨’가살고있는데그도단골이다.어느날수성하와이에어마어마하게거대한사람이나타나는데,자세히보니야구선수양준혁이다.양준혁과‘나’가나누는대화,그리고석이아저씨와양준혁사이에서벌어지는시트콤같은한장면이독자를폭소로이끈다.

「자가수술을위한구부러진공간에서」는근미래를배경으로한다.아무일없는일상이이어지던어느날,‘블랙아웃’이라불리는700여일간의거대한정전이지구를강타하고인류는멸망의위협을겪는다.그이후선지자로부각된것인‘배리보바’,이작품의주인공이다.블랙아웃전에는아무도그의말에귀기울이지않았으나블랙아웃을예견한그를추종하는세력이점점늘어난다.배리보바는자신의뇌를개조해인류가언어를넘어소통하는수술을창안하는데,이윽고그수술을생중계하기에이른다.

「끝없이두갈래로갈라지는복도가있는회사」는챗GPT와함께쓴소설이다.작가가시놉시스를끊임없이제안하고,챗GPT와작가가번갈아문장을작성하는식으로쓰였다.‘블룸앤블룸’이라는회사와,그건물을중심으로이야기가펼쳐지는데마지막까지이어지는버라이어티한전개가인상적이다.작품창작후기인에세이「인공신경망과함께한일주일」도일독을권한다.

『인생연구』는여덟편의단편으로구성되었지만책전체를읽고나면각각이하나의조각처럼거대한상을이룬다.이상은읽는이의경험에따라저마다달리재구성되는데이러한놀라운독서는정지돈의서사만이줄수있는경험이다.작가는이번책을펴내며“『인생연구』에등장하는인물에게의미가있다면그건이들이익숙하지않은어떤종류의만남을요구하기때문이다.이해할수없고비인간적이라고생각되는이런만남은그러나우리가크고변화하는세계의일부라는사실을자각하게한다”라고썼다.우리가속한세계를더듬어보는작업(독서)이이토록즐겁고유쾌할수있다니.그런의미에서『인생연구』는작가에게도,또이소설을읽는독자에게도자그마한변곡점으로작용할것이다.작가의말대로“우리는출발하기위해여기에있다.”

작가의말

『인생연구』에등장하는인물들에게의미가있다면그건이들이익숙하지않은어떤종류의만남을요구하기때문이다.이해할수없고비인간적이라고생각되는이런만남은그러나우리가크고변화하는세계의일부라는사실을자각하게한다.고정된가치를지키는일은어렵지않다.하지만매순간생성되는낯선세계속에서윤리를발견하고그것을지키는일은새로운차원의도전을요구한다.우리는그러한순간에와있다.우리는출발하기위해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