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15.00
Description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필가 정홍수의 산문집
글을 읽고 쓰는 모두에게 참고가 될 깊이와 유려함

일상에서 길어 올린 빛나는 사유와 문장
인간과 세계를 성찰하는 경이로운 마음의 떨림
대산문학상 수상 문학평론가이자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필가인 정홍수가 두번째 산문집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를 펴냈다. 정홍수가 쓰는 유려하고도 섬세한 문장은 이미 평단을 넘어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바, 이번에는 일상에서 길어 올려 밝게 빛나는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펼쳐낸다. 정홍수의 글이 시작되는 시공간은 실로 다양하다. 출근길 전철 안, 아침의 산책길, 대학 시절 거닐었던 교정, 어느 날의 극장 앞. 이러한 고유한 추억들은 저자의 방대하고도 해박한 문화적 지식과 만나 각각 한편의 깊은 울림을 준다.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한 산문집이지만, 그 안에서 위로와 감동을 얻는 것은 물론 문학·대중예술에 관한 다종다양한 지식을 섭렵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특장점이다. 또한 이 책은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독자에게는 그 자체로 훌륭한 참고서가 된다. 소박한 하루하루가 어떻게 풍성한 글로 변모하는지, 또 그것을 어떤 문장으로 쓸 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려하게 펼쳐지는 힘 있는 문장
알차고도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의 제1부는 저자의 지근거리에서 일어난 마음의 정동을 섬세하게 포착한 기록이다. 유년시절의 기억이 많이 소환되기도 하는데, 단순히 추억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역사적 사건과 접점을 찾아나간다. 「시대 안에서 산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로, 5·18민주항쟁 40년을 맞은 날 쓴 이 글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조간신문에서 ‘광주사태’라는 단어를 본 기억에서 시작한다. 작가에게 글쓰기의 중요한 화두가 된 ‘광주’는 영국의 비평가 존 버거의 글과 교차하며 “예술에 부여되는 사회적 의미”(40면)를 역설하는 식으로 맺음된다. 이런 식으로 저자의 생활감은 황석영의 소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베르메르의 그림 등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깨달음으로 번져간다. 제2부에는 저자의 내밀한 고백이 더욱 진하게 담겨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잠시 숨을 고르며」), 대학시절의 고뇌(「87년의 기억」), 군인 시절의 일화(「길가의 풀」)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화제를 모았던 영화 「1987」, 신동엽문학상 수상작 소설집 『가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 등 해당 시기 특기할 만한 작품과 작가를 순차적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이는 한국사회의 문화적 흐름을 원거리에서 조망해보는 틀이 되기도 한다. 제3부는 한국문학에 관한 이야기다. 다만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작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작가에 대한 심도 있는 감상을 써내려간다. 최인훈, 박상륭, 김소진이 그 예인데 이들의 작품이 지금 시점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담백하고도 명쾌하게 풀어낸다. 특히 저자의 스승 고 김윤식 교수와의 이야기(「김윤식 선생님」)가 감동적인바, “선생님의 문학에서 인간을, 인간의 도리를 배웠다고, 인간의 슬픔과 존엄을 배웠다고, 인간의 고독을 배웠다고”(181면) 털어놓는 대목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제4부에서는 해외문학을 다룬다. 레이먼드 카버, 윌리엄 포크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루이스 세풀베다 등 여러 대가의 작품세계를 길지 않은 글로 톺아본다. 이 가운데 카버와 그의 편집자 고든 리시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 글(「카버의 승리」)은 그 자체로 한편의 소설처럼 느껴질 정도로 흥미롭다. 무명인 카버가 대작가가 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에피소드들이 카버의 작품세계와 맞물려 독자에게 재미와 지식을 두루 선사한다. 제5부는 저자가 사랑하는 영화감독 홍상수, 허우 샤우셴, 에드워드 양에 관한 산문이다. 저자 스스로 “세 감독의 영화는 언제든 따라가보고 싶은 마음의 길을 열어준다”(「책머리에」)라고 밝혔을 정도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국내에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만 열광적인 인기를 얻는 허우 샤오셴과 에드워드 양의 영화를 손에 잡힐 듯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인류학적이기도 한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은 대만 사회의 일 단면을 알게 되기도 한다.
저자

정홍수

1963년부산에서태어났고서울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1996년『문학사상』평론부문신인상을받으며비평활동을시작했다.평론집『소설의고독』『흔들리는사이언뜻보이는푸른빛』『가버릴것들을향한사랑』,산문집『마음을건다』,공편저『소진의기억』등이있다.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며

제1부
마음의가난,문학의가난
있는그대로이야기한다는것
두겹의시간
시대안에서산다는것
하루또하루우유를따르는일
연결과거리사이에서
어떤껴안음,겨울나무와함께
조용한미덕
북치는소년과마지막편지
김군은누구인가
영원성과사라짐의어떤결속
태극기와우리가알지못하는것
이국땅에서울리는한국어와한국문학
‘우리집’이라는말
제목으로돌아와끝나는이야기
문학이라는매체
태어남그리고이별을위한긴망각의여정
바보의웃음

제2부
초행(醮行)혹은초행(初行)
잠시숨을고르며
용산,잊고있었다
죽음이라는유산
87년의기억
회고록을읽는시간
‘충혼’과‘민주’사이
남아있는시간에대한두질문
어머니는행복하시다
흩어지는시간과얼어붙은시간사이에서
중단의결단
대여행의시대
까맣게잊고있던질문
길가의풀
하루의시
구름극장

제3부
‘광장’이야기
김윤식선생님
‘박’‘상’‘륭’,세글자
소주한병
살아있는한국어
기억상실의독법

제4부
카버의승리
지상에남은마지막음향
익살과웃음
행동의끝,역사의의미를묻는방법
인간성의심연

제5부
늦게오는시간
금색남방의행방
우리는여전히그를통해세상을본다

출판사 서평

유려하게펼쳐지는힘있는문장
알차고도다양한문화적콘텐츠

『서로의등을바라보며』의제1부는저자의지근거리에서일어난마음의정동을섬세하게포착한기록이다.유년시절의기억이많이소환되기도하는데,단순히추억을나열하는것에그치지않고사회적·역사적사건과접점을찾아나간다.「시대안에서산다는것」이대표적인예로,5·18민주항쟁40년을맞은날쓴이글은고등학교2학년때조간신문에서‘광주사태’라는단어를본기억에서시작한다.작가에게글쓰기의중요한화두가된‘광주’는영국의비평가존버거의글과교차하며“예술에부여되는사회적의미”(40면)를역설하는식으로맺음된다.이런식으로저자의생활감은황석영의소설,윌리엄블레이크의시,베르메르의그림등과어우러지며새로운깨달음으로번져간다.제2부에는저자의내밀한고백이더욱진하게담겨있다.돌아가신아버지와의추억(「잠시숨을고르며」),대학시절의고뇌(「87년의기억」),군인시절의일화(「길가의풀」)들이다채롭게펼쳐진다.화제를모았던영화「1987」,신동엽문학상수상작소설집『가시』,노벨문학상을수상한가즈오이시구로등해당시기특기할만한작품과작가를순차적으로담아내고있는데,이는한국사회의문화적흐름을원거리에서조망해보는틀이되기도한다.제3부는한국문학에관한이야기다.다만트렌드를좇기보다는작가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작가에대한심도있는감상을써내려간다.최인훈,박상륭,김소진이그예인데이들의작품이지금시점에어떤의미가되는지를담백하고도명쾌하게풀어낸다.특히저자의스승고김윤식교수와의이야기(「김윤식선생님」)가감동적인바,“선생님의문학에서인간을,인간의도리를배웠다고,인간의슬픔과존엄을배웠다고,인간의고독을배웠다고”(181면)털어놓는대목은뭉클하게다가온다.제4부에서는해외문학을다룬다.레이먼드카버,윌리엄포크너,마리오바르가스요사,루이스세풀베다등여러대가의작품세계를길지않은글로톺아본다.이가운데카버와그의편집자고든리시사이에서벌어진사건을다룬글(「카버의승리」)은그자체로한편의소설처럼느껴질정도로흥미롭다.무명인카버가대작가가되는과정과그과정에서생겨난여러에피소드들이카버의작품세계와맞물려독자에게재미와지식을두루선사한다.제5부는저자가사랑하는영화감독홍상수,허우샤우셴,에드워드양에관한산문이다.저자스스로“세감독의영화는언제든따라가보고싶은마음의길을열어준다”(「책머리에」)라고밝혔을정도로애정이듬뿍담겨있다.국내에서는마니아층을중심으로만열광적인인기를얻는허우샤오셴과에드워드양의영화를손에잡힐듯친절하게설명해주는데,인류학적이기도한이글을통해독자들은대만사회의일단면을알게되기도한다.

해박한지식,마법같은필치
어디를펼쳐도즐거운산문집이상의산문집

『서로의등을바라보며』에는해박한지식이가득담겨있지만그것을과시하지않는저자의미덕과,누구나공감할만한일상의사건이수려한글로변모하는마법같은필치가고루담겨있다.또한문학에대한저자의한결같은애정은이미정평이난바그뜨거운마음을이번에도여실히느낄수있다.이는기가막힌방식으로적재적소에인용된여러문학작품덕분이기도하지만,그보다는저자가문학을대하는진솔하고도깨끗한마음이더큰몫을한다.문학을무겁고난해한평론이아니라짧은글로누구나읽을수있게풀어냈기때문에중간쯤손에잡히는대로펼쳐읽기에도맞춤하다.그리고그어디를펼치더라도거기서새로운지식과깨달음을얻게될것이다.이책이산문집이상의산문집인것은바로그러한이유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