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호랑이 (박문영 소설집)

방 안의 호랑이 (박문영 소설집)

$17.00
Description
SF어워드 대상 수상작가 박문영의 강렬한 첫 소설집
작고 소중한 존재들의 자리를 마련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
놀라운 상상력과 특유의 따스함으로 평단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SF어워드 중·단편소설(대상)과 장편소설(우수상) 부문 모두를 수상했을 뿐 아니라, 『주마등 임종 연구소』 등 다양한 작품을 부지런히 선보이며 작가적 세계를 확장해온 소설가 박문영이 소설집 『방 안의 호랑이』를 펴냈다. 등단 후 십여년의 시간 동안 꾸준히 발표해온 작품들을 묶어낸 첫 소설집이다. 열세편의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구성한 이번 소설집에는 언뜻 보잘것없고 작게만 느껴지는 존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박문영은 흐릿한 존재들의 이름을 다시 선명하게 새기고, 나아가 작은 존재들을 소외시키는 세계로부터 탈출해 조금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는 안내자 역할을 기꺼이 맡는다. 소설을 읽는 독자들 역시 하루하루 바쁘게 흘러가 스스로조차 소외시키고 마는 이 세계에서 탈출해, “몸을 부드럽게 감싸”며 “괜찮”다(「무주지」)고 말해주는 ‘박문영 월드’에 입장한 뒤에는 비로소 제대로 숨이 쉬어질 것이다.

저자

박문영

저자:박문영

소설·만화·일러스트레이션을다룬다.제1회큐빅노트단편소설공모전을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소설『사마귀의나라』『지상의여자들』『주마등임종연구소』『세개의밤』『허니비』『컬러필드』,어린이책『그리면서놀자』,에세이『3n의세계』,공저『봄꽃도한때』『천년만년살것같지?』『우리는이별을떠나기로했어』『한국SF명예의전당』『이토록아름다운세상에서』『당신곁의파피용』『SF보다Vol.1얼음』등이있다.제2회SF어워드중·단편부문대상,제6회SF어워드장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SF와페미니즘을연구하는프로젝트그룹‘sf×f’에서활동중이다.

목차

무주지
컬러필드
주희,상수
옥토버
초록소파
수치없는세계
회양목사이로
천검관광
방안의호랑이
패나
파경
누나와보낸여름
정생

해설|양경언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SF어워드대상수상작가박문영의강렬한첫소설집
작고소중한존재들의자리를마련하는아름다운이야기들

놀라운상상력과특유의따스함으로평단과독자들의사랑을받으며SF어워드중·단편소설(대상)과장편소설(우수상)부문모두를수상했을뿐아니라,『주마등임종연구소』등다양한작품을부지런히선보이며작가적세계를확장해온소설가박문영이소설집『방안의호랑이』를펴냈다.등단후십여년의시간동안꾸준히발표해온작품들을묶어낸첫소설집이다.열세편의다채로운이야기들로구성한이번소설집에는언뜻보잘것없고작게만느껴지는존재들이주인공으로등장한다.박문영은흐릿한존재들의이름을다시선명하게새기고,나아가작은존재들을소외시키는세계로부터탈출해조금다른세상으로인도하는안내자역할을기꺼이맡는다.소설을읽는독자들역시하루하루바쁘게흘러가스스로조차소외시키고마는이세계에서탈출해,“몸을부드럽게감싸”며“괜찮”다(「무주지」)고말해주는‘박문영월드’에입장한뒤에는비로소제대로숨이쉬어질것이다.

놀라운상상력으로복원해낸이름들,
그이름들에게선물하는아름답고따스한우주

『방안의호랑이』는미미하고희미하던존재들에게선명한색을입힌다.표제작「방안의호랑이」는‘작자복원’프로그램을개발해낸미래를배경으로한다.스캐너로그림을읽어내면홀로그램빌더위에그그림이그려질당시의풍경이펼쳐진다.소설은유명화가뒤에가려져어두운곳에서그림을그리던이의모습을복원해내며,그가지녔던생생한호랑이와같은아름다움을되찾아준다.
한편「무주지」속‘연음’과‘기정’은무주지라는일종의지구의대안공간에서사는클론이다.무주지에서클론은‘양육자’역할을한다.한두사람이아이를키우는데에서무수히많은문제가생긴다고판단한인류는자신들을대신해몇년간돌아가며아이를양육할클론을생산했다.클론은양육뿐아니라각종위험을수반하는일에도투입이되는데,연음과기정은자신들이돌보던아이를다시볼수있게해준다는약속을믿고탐사선에탑승한다.그들은궤도를벗어나다른행성에불시착하게되고,모든것이끝났다고여긴다.그러나낯선행성의신비로운힘을마주한그들은또다른존재로탄생할수있는가능성을품게된다.
「누나와보낸여름」은잇따른재해로다수가빈곤해진세상을배경으로하는데,이세상에서인간들은약자와동물을혐오한다.그들의혐오는특히개들에게로향해개들을순하게만드는기계장치를만들기에이른다.‘나’는내가기르는개‘누나’를보호하기위해창고안으로숨어든다.얼마지나지않아거대한소용돌이가몰아쳐오고,‘나’와‘누나’그리고개들만이뜻하지않게놀라운장면을목격하게된다.소설은늘죽음과가장가깝던약한존재들을희망쪽으로끌어당긴다.
「회양목사이로」의인물이새로운세계를선택하는방식은조금더독특하다.미디어아트행사를보러간‘나’는그곳에서말을걸어온영화스태프에게이상한소리를듣는다.사실‘나’와그는만화에등장하는조연이고,그들이사는세상은그만화를각색한영화를본한노인의머릿속이라는이야기였다.그동안의삶에서가졌던의문들이스쳐가고,‘나’는비로소‘진짜’삶을찾아가겠다는다짐을하게된다.
마치스케치처럼흐릿하게지워진삶을살던존재들의이야기는우리의삶과크게다르지않게느껴진다.누군가를대체하고있는것처럼느껴지는삶,나보다더약한존재를돌보지만나역시도‘약자’에서그리멀지않은삶,아주거대한체제에의해그저기능하고있는것같은삶을사는지금이곳의현대인이라면,박문영이마련하는자리와각각의인물들에게부여하는색깔을보며마음이두근거릴지도모른다.인물이더많은색깔로물들어가는것을지켜보는우리역시조금씩밝은빛깔로채워질수있으리라.
박문영은여기서그치지않고다양한이야기들을펼쳐내며,독특함과강렬함으로가득한박문영월드에독자들을초대한다.성적페로몬을반영한색깔이나타나는링을착용하는사람들이점차늘어가는세상을그린「컬러필드」,월경과통증에서자유롭고싶지만신약의가격은너무비싸꿈도꾸지못하는가난한연인의이야기를담은「주희,상수」,사고로뇌의일부만남은아이의의식을소파로이식해그소파로미세하게나마아이의흔적을느끼는인물이나오는「초록소파」,수치심을제거하는시술이가능해진세상에서시술의정당성을두고사회와개인이겪는갈등과고민을담아낸「수치없는세계」,기술로과거의한장면을복원해낼수있다고해도그장면속에서계속머물러야하는과거의존재에대한존엄성에대한문제를다룬「천검관광」,좋아하는연예인에게동화되어그들이느끼는감각을공유할수있는‘실감기기’시장이보편화된세상을그린「패나」,유전자편집이가능해진시대,결혼직전커플의갈등을담은「파경」,앞으로의삶이어떻게흐를지예언해주는프로그램이큰인기를끄는상황에서,우연한기회로자신의미래에대한예측을듣게된주인공이사실은예언과는다른삶을살았다는것을깨달으며섬뜩함마저느끼게하는「정생」,그리고독특한소설적실험으로읽는재미를주는「옥토버」까지.『방안의호랑이』는이한권으로도마치놀이동산에서여러놀이기구를즐기는것같은재미를선사한다.“흠많고나약한존재들마다하나의우주를선물하는”박문영의“사랑”(추천사박서련)은이를읽는이에게도가닿아오래도록따스하게기억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