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프

하이라이프

$15.00
Description
망해가는 세상, 과연 무엇이 ‘최고의 삶’인가
독보적인 문제의식과 날카로운 시각
리얼리스트 김사과가 그려내는 이 시대의 초상
2000년대 출현한 가장 새로운 가능성으로 불리며 어떠한 계보도 따르지 않는 신선하고도 놀라운 작품을 발표해온 소설가 김사과가 『더 나쁜 쪽으로』 이후 7년 만에 세번째 소설집 『하이라이프』를 선보인다. 이번 소설집은 작가 특유의 독보적인 문제의식과 당대를 읽어내는 기민함이 돋보이는 단편소설 아홉편을 묶었다.
더 나쁜 쪽으로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아직 망한 것이 아니라는 역설적인 희망을 이야기했던 소설가 김사과가 이번에는 독자에게 무엇이 좋은 삶인가를 묻는다. 주제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이번 소설집의 제목은 점점 더 엉망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과연 어떤 인생의 양태가 ‘최고의 삶’인가를 묻는 동시에 환멸 속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장치로 기능하기도 한다. 망해가는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며 허위를 읽어내되 한가닥 희망을 잃지 않는 끈기, 그 불균형과 안간힘 사이에 놓인 김사과의 작품은 지금 이 시대의 위태로운 징후를 예리하게 묘파한다.

저자

김사과

저자:김사과

2005년창비신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02』『더나쁜쪽으로』,장편소설『미나』『풀이눕는다』『나b책』『테러의시』『천국에서』『N.E.W.』『바캉스소설』,중편소설『0영ZERO零』,산문집『설탕의맛』『0이하의날들』『바깥은불타는늪/정신병원에갇힘』『헨리제임스』(근간)등이있다.

목차


서문_비행기와택시를위한문학

귀신들
하이라이프
예술가와그의보헤미안친구
두정원이야기
♡100479♡
소유의종말
벌레구멍
몰보이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나는이것이우리시대의리얼리즘이라고생각한다”(금정연추천사)
망해가는세상,과연무엇이‘최고의삶’인가
독보적인문제의식과날카로운시각
리얼리스트김사과가그려내는이시대의초상

2000년대출현한가장새로운가능성으로불리며어떠한계보도따르지않는신선하고도놀라운작품을발표해온소설가김사과가『더나쁜쪽으로』이후7년만에세번째소설집『하이라이프』를선보인다.이번소설집은작가특유의독보적인문제의식과당대를읽어내는기민함이돋보이는단편소설아홉편을묶었다.
더나쁜쪽으로갈수있다면우리는아직망한것이아니라는역설적인희망을이야기했던소설가김사과가이번에는독자에게무엇이좋은삶인가를묻는다.주제를집약해서보여주는이번소설집의제목은점점더엉망이되어가는세상에서과연어떤인생의양태가‘최고의삶’인가를묻는동시에환멸속에서구원의가능성을발견하는장치로기능하기도한다.망해가는현실을똑바로바라보며허위를읽어내되한가닥희망을잃지않는끈기,그불균형과안간힘사이에놓인김사과의작품은지금이시대의위태로운징후를예리하게묘파한다.

현대사회의세태,현대인의판타지를
냉철한시각으로꼬집는아홉편의이야기

마치연작처럼읽히는이아홉편의작품은완전히망해가는나머지인간조차아니게된존재들이등장하거나(「서문_비행기와택시를위한문학」「귀신들」),중산층의욕망을노골적으로보여주며현대인의판타지를꼬집거나(「예술가와그의보헤미안친구」「두정원이야기」),환상적인설정을활용하여현대사회의현실과세태를고스란히보여주는내용(「소유의종말」「벌레구멍」「몰보이」)이주를이룬다.
표제작「하이라이프」에는코카인을쉴새없이흡입하고도시를배회하는상류층이등장하는데,‘highlife’는상류층의삶을뜻하는동시에마약을하고환각에취한상태를말하기도한다.마약에취한채로시시각각많은것을부지런히소비하며이리저리도시를걷는이마약중독자는많은돈을지불하고있기때문에아이러니하게도자신이“이도시의진정한일꾼”이라고말한다.
‘도시’는김사과소설의또다른주인공이라고상정할수있을만큼작품곳곳에중요한비중으로등장한다.“쥐새끼들을위한최상의천국”인이“도시에완전히중독되었다”라는신랄한문장으로책의포문을열정도이다.작가는인간이‘비행기’와‘택시’안에서이동하는사이창밖에서는세계가망가져신음하고,그소리가차단된이동수단을통해“바쁘게움직이는동안,당신은영혼을조금씩잃어”가고“그것이바로교환”이라고지금의현실을진단한다.하여도시는오직“비행기와택시의좌석뒤쪽에달린조그마한스크린”(「서문_비행기와택시를위한문학」)속에존재할뿐이다.
비교적상징적으로읽히는처음세편을지나면작가의리얼리스트적면모를고스란히느낄수있는두작품을만날수있다.현실과비현실의극점을통해계급을보여주는「예술가와그의보헤미안친구」,그리고고급아파트라는배경을통해중산층의욕망을신랄하게보여주는「두정원이야기」이다.
「두정원이야기」에등장하는같은아파트주민‘절약의화신’김은영과‘소비의화신’윤은영은상반되면서도본질은똑같은중산층의욕망을노골적으로보여주는쌍둥이같은인물이다.“올샤넬”로치장한윤은영은“파타고니아의합성섬유점퍼와메이드인이탈리아의실크블라우스를감각있게매치”하며‘에코주의’를자신의핵심가치로선전하는“가장세련된2020년대의인간”이다.김은영은그런그녀가사기꾼이라고비난하지만어느동네의무슨아파트가사회의신분지표가되어버린작금의현실에서고급아파트에입성하기위해갖은애를쓴그녀는과연무엇이얼마나다르냐고,작가는독자에게묻고있다.
「예술가와그의보헤미안친구」에는김은영과윤은영의대학시절이라고해도어색하지않게읽힐만한두인물이등장하는데,바로현실적인세계를상징하는이수영과비현실적인세계를상징하는한비이다.

이수영의주위에는그녀의부모를포함하여자신처럼적당한불만족속에서,적당한망상과적당한현실사이에서적당히타협한채살아가는인간들로가득했다.한편한비의주위에는그녀의부모를포함하여어딘가황당한꿈을품고둥둥떠서살아가는비현실적인인간들로가득했다.(97면)

수영은그런한비의모습에끌려10년넘는세월동안함께하며시인이되지만종내에는예술가라는명분이만들어낸높은이상때문에부모에게히스테리를부리는실업자가되고만다.이러한인물을통해현대사회에서계급이어떠한방식으로작동하는지촘촘하게보여주는작가의날카로운통찰은김사과만이보여줄수있는서늘한진실을담고있다.
한편인스타그램시대젊은세대의초상을보여주는「♡100479♡」,소유라는개념자체가종말하고만미래사회를그리는「소유의종말」,도시와도시를연결하는웜홀의진정한정체를알게되는「벌레구멍」,쇼핑몰에서사라지는아이들을추적하는과정을통해현대사회를상징적으로보여주는「몰보이」는매력적인설정과강렬한에너지로흥미진진한이야기를펼쳐낸다.

엉망이되어버린세상에서
한가닥구원을찾기위한안간힘

우리가살아가는세상이얼마나엉망으로돌아가는지,그현실을곧터질듯한분노의에너지로날카롭게직조하는소설가김사과.하지만그는당대를직시하고현실을고스란히반영하되좀더나은세계를만들어가기위한희망을놓은적이없었다.비록“아직확정되기직전의바로이순간이지속되기를”(「몰보이」)영원히바라는방식으로꿈꾸는희망일지라도,진실을똑바로마주할수있는힘과끈기를잃지않는다면어떤식으로든변화를만들어낼수있다.한가닥구원을찾기위한김사과식안간힘의이야기가지금우리에게필요한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