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농장

버섯 농장

$15.00
Description
창비신인소설상ㆍ젊은작가상ㆍ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수록

파격적인 전개, 압도적인 스타일, 극한의 서스펜스!
이제껏 본 적 없는 자유로운 하드보일드, 성혜령 첫 소설집
능수능란하게 펼쳐지는 서사적 긴장감, 분열과 고립의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데뷔 당시부터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성혜령의 첫 소설집 『버섯 농장』이 출간되었다. 특유의 서스펜스와 독보적인 스타일의 힘을 보여준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 수상작이자 등단작 「윤 소 정」과 “이 시대의 하드보일드 소설”(정이현, 심사평)이라는 찬사를 받은 202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자 표제작 「버섯 농장」, 2024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간병인」을 비롯한 여덟편의 작품이 실렸다.
저자

성혜령

저자:성혜령

2021년「윤소정」으로창비신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3년「버섯농장」으로젊은작가상을,2024년「간병인」으로이상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버섯농장
윤소정
물가
주말부부
대체근무
마구간에서하룻밤
간병인
사태

해설|한영인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창비신인소설상.젊은작가상.이상문학상우수상수상작수록

파격적인전개,압도적인스타일,극한의서스펜스!
이제껏본적없는자유로운하드보일드,성혜령첫소설집

능수능란하게펼쳐지는서사적긴장감,분열과고립의현대사회에대한통찰력있는시선으로데뷔당시부터평단의주목을받아온작가성혜령의첫소설집『버섯농장』이출간되었다.특유의서스펜스와독보적인스타일의힘을보여준2021년창비신인소설상수상작이자등단작「윤소정」과“이시대의하드보일드소설”(정이현,심사평)이라는찬사를받은2023년젊은작가상수상작이자표제작「버섯농장」,2024년이상문학상우수상을수상한「간병인」을비롯한여덟편의작품이실렸다.
성혜령의작품들은범상한인물과사건들을통해고강도의긴장을선사하는독특한스릴러문체로독자를사로잡는다.한편불평등한사회구조를건조하게직시하며묘한카타르시스와묵직한고민거리를제시하기도한다.대체로청년서사라고할수있을만큼다양한젊은이들이등장하는이소설집에서우리는한없이부당한사회에시달리는오늘날청년들의분노와무력감을목격한다.이러한원한의감정은절제된묘사와개성적인리듬을만나눈을뗄수없는성혜령식하드보일드소설로승화된다.친밀한일상에서벌어지는파국,불가해한타인과관계맺으며마주하는기묘한공포,불안속에서휘몰아치는전개로가득한이자유로운하드보일드의등장이한껏신선하고미덥다.“‘여성청년’이한덩어리의단일한존재가아님을차갑게꿰뚫는시선”,“무엇이인물들을서로같고다르게만드는지그사회관계적조건을살피고,새롭게파생되는질문”(정이현)을던지는힘찬목소리.한국문학의새로운가능성을향해당당히서있는존재감.합당한원한과세련된스타일로무장한이걸출한신인의작품에집중해야할이유가충분하다.

“한번,쳐보고싶었어.”
매사부당한세상을정확히조준하는차갑게응축된분노
흥미진진한스릴러이자독자들의깊은공감을자아내는표제작「버섯농장」은스릴러문법으로흥미진진하게읽히는가운데세습을경유하는세대.계급갈등을정면으로직시하는작품이다.어리고부유한인터넷쇼핑몰사장밑에서10년째일하는‘진화’에겐온세상이불평등하다.부모님의유산과보험금으로유유자적살아가는오랜친구‘기진’또한진화가증오하는불평등한세습자본주의사회의수혜자와다름없다.둘의우정은진화의직진하는분노와기진의무기력한방만으로유지되며위태로운데,진화가휴대폰명의도용사기를당해큰빚을지게된다.잠적한사기범대신사기범의아버지와연락이닿고,분기탱천한진화는기진에게운전을부탁해사기범의아버지를찾아간다.하지만책임을회피하는그의언술은뻔뻔하기그지없고진화의억울한사정을헤아려줄이는세상어디에도없어보인다.이대로손놓고돌아갈순없다.둘은그가거주하는외딴버섯농장까지그를미행한다.음습한농장비닐하우스에서는생각지도못한사고가벌어지고,기진과진화의기묘한로드무비는어느새전혀다른장르가되어있다.
오랜우정의표피아래깊게뿌리내린격차의장벽은「물가」에서도정교하게형상화된다.‘나’는오랜친구‘유안’의부탁으로유안의강아지‘치약이’를한동안돌보게된다.유복하게자란유안과달리‘나’는샌드위치가게에서알바를하며빠듯하게사는처지다.무해하고안전한유안의삶과대조적으로‘나’는손님의갑질을상대하는직장에서도,살인사건이벌어졌던강변에서늦은밤홀로치약이를산책시키면서도늘구체적인폭력에노출되어있다.결국‘나’는커뮤니티에서강아지를함께산책시켜줄사람을구하고,그렇게만난‘크림’님은꽤나믿음직스럽다.일이고단했던하루는크림님에게치약이를맡기고깜빡잠이드는데,일어나보니치약이와함께크림님은사라져버렸다.그런데어째서인지유안은치약이를찾는일에시큰둥하고‘나’만조급하다.둘사이의이깊고넓은간극은언제어디서부터시작된것일까.

“의지할사람이필요해서.”
우리곁의‘친밀한적’들
성혜령소설에서는계급적격차뿐아니라곰팡이처럼잠복해있는몰이해가상호간의거리감을극대화시키기도한다.「윤소정」은세명의단짝‘윤’‘소’‘정’의이야기다.셋은유럽여행을가기위해계를통해돈을모았지만통장관리를맡은정이보이스피싱사기를당해여행경비를모두날린다.윤과소는정을탓하지않지만정은계속심하게자책하더니급기야잠적하기에이른다.그렇게5년이흐른뒤정이대뜸연락해윤과소를집에초대하고,둘은어린시절의추억이가득한정의집에서완전히달라진분위기의정과수상하기짝이없는그의남자친구를만난다.작품의제목이자나란히적힌세친구의이름은하나의이름처럼단숨에읽히지만,그사이사이에는완고한띄어쓰기가비극적으로자리해있다.이처럼서로의지근거리에있을뿐완전한이해에육박하지못하는셋의모습은현대인이절감하는단절과고립감을떠올리게만드는동시에“이야기가진행되는내내강도높은긴장감을유지”(창비신인소설상심사평)하며독자를사로잡는다.
반대로나약한유대속에서새로운방식의우정을쌓아가는경우도있다.「대체근무」는불편한사회생활중싹트는묘한우정과선의의영향력에주목하게한다.‘단강’은한대기환경연구소에서육아휴직자대체근무를하게되는데,전임자인임주임이출산하자마자아이를잃어세달만에조기복귀한다.1년은지속될줄알았던단강의안정적인직장생활도틀어진다.태만하지만정규직인임주임과성실하지만계약직인단강의사회적위계가생각보다견고했던것이다.사무실에서둘은서로가미묘하게거슬리는데,단강은점심시간에우연히임주임의남모를비밀을목격한다.임주임의약점과강인한면모를연달아알아가면서,단순해보였던둘의신경전은불가해한불편함과모호한연대감이뒤섞인복잡한양상으로전개되어간다.
낯선타인에대한경계가점차누그러지며오히려친밀했던가족이낯설어지는「간병인」의서사또한인간관계의다채로운면면을고민하게한다.‘나진’의어머니는유방암으로오랜투병을하다가돌아가셨다.항암을거부하던어머니에게고통스런치료를사실상‘강요’했던‘무자비’한아버지는유전자가발병원인이라며나진까지걱정한다.나진은결국젊은나이에유방절제술을받게된다.아버지는입원한나진에게간병인‘미형’을붙여주는데,어딘지새엄마가될분위기를풍기는미형을나진은경계한다.고된수술과재활기간동안나진은자신의가장약하고수치스러운모습을미형에게드러내보이고미형또한나진에게자신의비밀을속삭인다.나진은미형과아버지에대해서,그리고어머니에대해서자신이몰랐던것들을차근차근발견해간다.가족조차도,또는가족이기에절대이해하지못할서로의진심들이탁월한솜씨로엇갈리고겹쳐진다.

친숙한침입자와일상의균열이자아내는극도의긴장감
서늘한긴장감이지배적인성혜령의작품들은특히초대받지않은침입자가돌연등장하며클라이맥스에다다르곤한다.지방의페인트공장에서일하는남편‘조오’와도시에서직업을찾고있는아내‘남미’.이들은제목그대로「주말부부」다.일과를마친금요일저녁조오는신혼집까지의장거리운전을앞두고담배를찾다가기숙사룸메이트이자무슬림인‘살림’의정체모를담배에손을댄다.묘하게중독적인담배다섯개비를연이어피운조오는붕뜬감각으로운전해도시로올라온다.하지만늦은밤신혼집에도착해보니남미의친구‘수영’이방문해있고,조오는안방침대를수영에게내줘야만했다.다음날엔집앞에낯선외국인이버티고있다.어제조오가살림의담배인줄알고피웠던것이사실마약이었던것.약을가로챈대가로큰돈을요구하는남자때문에주말부부의이번주말은한치앞도예상할수가없다.
일상의침입자는뜻밖의순간에,뜻밖의얼굴로찾아들기도한다.일면식도없는노부부가집에찾아와처음보는계약서를들이민다면어떨까.「마구간에서하룻밤」의주인공‘문진’은홀로별장으로개조된마구간에서거주중이다.최근암이재발해별장을처분하고치료에집중할계획인데,집과함께정리해야할사람이있다.문진의유일한친구라고할수있을‘순연’이다.순연은예전항암치료기간병실동기로친해졌고퇴원이후에도두문불출하는문진에게꾸준히다가와준사람이다.하지만점점문진에게돈을빌리거나미심쩍은물건을팔고,급기야아픈자신에게엉터리‘만병통치약’까지팔아더이상참아줄수가없다.별장과함께순연과의관계도정리해야한다.그러나결판을내기위해순연을초대한날,내놓은집을보러왔던노부부가기별도없이집에다시찾아와말도안되는금액의돈을요구하는데……이불편한사람들로꽉찬마구간의상태가심상치않다.
예측지못한침입자의존재는이처럼평온했던일상을파괴하는듯보이지만,흥미롭게도“성혜령의세계에서침입자는균열과파국을초래하는존재가아니라이미도래해있는균열과파국의징조를현시하는존재에가깝다”(한영인,해설).「사태」는전주인에게학대당하다구조된강아지와함께사는‘경주’,그녀의오랜친구들이자부부인‘희도’와‘보정’에게벌어지는이야기다.셋은계곡에물놀이를갔다가폭우로인한산사태주의보가내려꼼짝없이숙소에갇힌다.그런상황에서화장실을빌리겠다며숙소에찾아온군인의존재는공포를자아내지만,사실진정한위기는이들각자의일상에이미오랜시간잠복해있었다.강아지를학대한몹쓸인간에게갖고있는경주의깊은분노,아들이사이코패스가아닌가의심하는보정과그런아내를이해할수없는희도의어두운이야기가고립된별장속에서쏟아지며평온한일상의균열을거침없이드러낸다.

평범한일상곳곳에틈입한불안과공포,위기와단절을묘파하며숨돌릴새없이전개되는이야기의끝에서성혜령은도식적인매듭짓기를거부한다.오히려무수한의심과질문을흩뿌린다.버섯농장을나온기진과진화의다음목적지는어디일까.물가를걷다보면사라진크림님과치약이를찾을수있을까.“현재를단일한결론에묶어두지않음으로써다가올미래를개방하는”(해설)노련한감각이우리를무궁무진한질문과상상으로이끈다.자유롭게요동치는성혜령의하드보일드에흠뻑취해보기를독자들에게기쁘게권한다.짜릿한서스펜스속에서불확실할것이확실한미래를상상하는낯선즐거움을누리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