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14.00
Description
탁월한 에세이스트 박연준 시인이 풀어놓는 마음 관찰기
흔한 일상의 소재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우아한 사색
특유의 진솔하고도 우아한 사색이 돋보이는 통찰력과 매력적인 감각으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박연준이 신작 에세이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을 창비 에세이& 시리즈로 선보인다. 산문 읽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한가득 안겨주는 탁월한 에세이스트 박연준 시인이 이번에는 그만의 우아한 사색이 담긴 필치로 일상과 맞닿은 ‘마음’을 관찰한다.
총 3부로 구성한 이 책은 달력, 편지, 발레, 풍선, 새벽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하나의 명사에서 시작하여 그 단어에 얽힌 추억과 자신만의 정의를 풀어놓으며 흔하디흔한 매일의 반복을 특별한 순간으로 탈바꿈한다. “나에게 있던 흔한 것들이 어느새 ‘유일한 것’으로 달라져 있”(추천사 요조)는 독서의 감각을 선사하는 이 글들은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며 더께가 내려앉아 소란하고도 혼탁해진 마음을 맑게 정화하며 독자에게 질문 하나를 남겨놓을 것이다. 나의 마음은, 또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냐고. 마음에 밑줄을 긋는 이 산뜻하고도 사려깊은 에세이는 읽는 이의 일상을 다정하게 마중하며 “존재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어가며」)들에 대한 특별함을 찾게 한다.

저자

박연준

저자:박연준
2004년중앙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속눈썹이지르는비명』『아버지는나를처제,하고불렀다』『베누스푸디카』『밤,비,뱀』『사랑이죽었는지가서보고오렴』,장편소설『여름과루비』,산문집『소란』『밤은길고,괴롭습니다』『인생은이상하게흐른다』『모월모일』『쓰는기분』『고요한포옹』『듣는사람』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다락은높고마음은낮은

1부마음을보려고돋보기를사는사람처럼
새벽은사라지기위해태어나는것같다―새벽
그곳에한참을서있던아이―유실물
비밀은‘멈춤’에있다―멈춤
혼탁한마음관찰기―마음
‘노닐소逍’에‘바람풍風’―소풍
세상에서가장귀여운에고이스트―고양이
너무많은풍선때문에울어버린이야기―풍선
한자리에서곱게늙어버리겠다―다락방
아름답고스산한―적산가옥

2부마음을마중하는사람
당신에게서내게건너온마음들―선물
무거운사랑을담을수있는가장가벼운그릇―편지
그곳은높은곳에있었다―스카이라운지
나는그의등을외웠다―달력
미처몰랐던맛―맥콜
그곳에가고있는기분을사랑하니까―발레
뼈헤는밤―몸
누가작은망치로밤을두드리는가―불면
깨어있다는착각―숙면

3부작은마음의책
귀가싫어하는말―말하기
귀가사랑하는말―듣기
이런상상은불온한가?―상상
아름다운시절이떠내려가는속도―화양연화
인생을여러번살수있는가장쉬운길―소설
내리는눈처럼무구히시작하는태도―메리루플
하루치질문―질문

나오며|계절―겨울에서봄으로
세밑풍경―12월
새해풍경―1월
봄을여는열쇠를품은달―2월
생강나무에생강꽃,매화나무에매화꽃―3월

출판사 서평

"당신의기적을당신이찾기에도좋을때지요"
마음을돌보려는사람은일상을돌보아야한다

1부‘마음을보려고돋보기를사는사람처럼’에는‘새벽’부터‘적산가옥’까지아홉개명사에얽힌추억과사유를담았다.그중‘고양이’관찰기를담은「세상에서가장귀여운에고이스트」는박연준산문의매력을십분보여주는글이다.“상자는고양이의외투다.몸에맞아아늑하다면벗으려하지않는다”와같은문장을읽을때는서로다른명사를연결하는명랑한상상력에웃음을짓게하고,“고양이는눈을느리게깜빡이며‘지금’이라는기나긴생에화답한다”와같은문장을읽을때는이짧은글에담긴깊이를가늠하며사색에잠기게한다.시인의반려고양이‘당주’와의생활을담은귀여운에피소드는그덤이다.‘마음’에대한글「혼탁한마음관찰기」에는“조금만돌보지않아도안팎을할퀴어놓고여기저기흠집을”내는마음을어떻게돌보고있는지에대한시인만의방법이담겼다.한때자신은“마음을보려고돋보기를사는사람처럼어리석었”으나“마음을보는가장좋은방법은글쓰기”라는사실을발견한다.솔직하게쓰다보면마음과몸둘다를볼수있게되는데,그렇게직시하며일상을돌볼수있을때뻣뻣하게굳은몸과마음도부드럽게풀릴수있다.

2부‘마음을마중하는사람’에는타자에대한좀더내밀한이야기가모였다.‘선물’에대한글「당신에게서내게건너온마음들」과‘편지’에대한글「무거운사랑을담을수있는가장가벼운그릇」은엄마에게편지를받는아이이고싶었으나“엄마의편지는커녕그냥‘엄마’를갖는일도요원해보이던”어린시절을무엇으로보듬으며성장했는지그귀한깨달음을풀어놓는다.타인에게받아온조건없는호의가선물처럼주어졌고,그들이보내준편지에담긴“이쪽에서저쪽으로,마음을보내려는이의의지”는시인을살게하는원동력이되어주었다.한편,시인은돌아가신아버지와함께했던순간과그가숨을거두기까지의이야기를진솔하게들려준다.시간이두려워서하루종일벽을보고잠만주무시던아버지와그런그의등을“외웠다”라고고백하는「나는그의등을외웠다」는‘달력’을통해아버지와의일화를끄집어내는글이다.그러면서시인은달력을보며“자명하고야멸차다.(…)하루가‘하루’이리라는약속,(…)그속에서우리는먹고자고일하고싸우고울고웃고외롭다”라는서늘한발견을하기도한다.

3부‘작은마음의책’에는책과언어,문학에대한글을묶었다.이책에배치된순서대로,말하고(「귀가싫어하는말」)듣는(「귀가사랑하는말」)일을거쳐상상(「이런상상은불온한가?」)과질문(「하루치질문」)에이르는이일련의과정은지금까지박연준이펼쳐온문학이어디에서연유했는지그시작을목도하게한다.또한,대학시절시와인생을가르쳐주었던은사김사인시인에대한글「아름다운시절이떠내려가는속도」는“암울했던20대시절내행운은그를만난것,그에게시를배운것”이라는문장에실린무게만큼묵직한감동을준다.은사에게쓰는편지뒤에꼬박꼬박‘madein김사인’이라고붙였다던에피소드는웃음을주는동시에타인과관계를맺는그만의방식을보여주는일화이기도하다.

“당신에게서내게건너온마음들.
그건힘들때바라보고싶은작은화단이되어줄것이다.”

이책에실린글들은‘다락방에서생각하기’라는제목으로창비연재플랫폼‘스위치’에연재되었다.시초는‘다락방’이라는공간이었다.높고깊고아득해세상과떨어진채무엇이든굽어볼수있는아늑한장소에있다는상상을하며시인은이글들을써냈다.하여시인은서두를이렇게뗀다.“고양이에게‘높이’라는숨숨집이필요하다면인간에게는‘다락’이라는은신처가필요하다.”이제는사라진공간다락에서시인은자연스럽게낡고사라져가는것에대해사색한다.그사색은결국추억을떠올리게하며그추억속에존재했던‘당신’들의환대를오래들여다보게했을것이다.그‘마음’을발견하는일.글을쓰면직시하게되고직시하면치유된다던문장은이렇게한권의책이되었다.이제다음은이책을읽는독자가발견할차례다.힘들때바라보고싶은작은화단이되어줄그귀한마음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