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만나요 (개정판 | 반양장)

옥상에서 만나요 (개정판 | 반양장)

$17.00
Description
나를 버티게 하는 건 너의 다정한 마음이야
옥상에서 만나, 시스터
‘정세랑 월드’의 시작을 알리는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

친환경 인쇄☓사진작가 서난달의 작품으로
새롭게 만나는 전면개정판!

다채로운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설레는 이름이 된 작가 정세랑의 첫번째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를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했다. 첫 SF 소설집 『목소리를 드릴게요』와 더불어 창비 ‘정세랑 컬렉션’으로 함께 선보이는 이 소설집은 믿음직한 이야기꾼인 정세랑 작가의 시작점이자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초판 출간 당시 파격적인 형식과 지금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화제를 모은 「웨딩드레스 44」를 비롯해 총 아홉편의 작품을 묶은 『옥상에서 만나요』는 다양한 여성 인물의 이야기를 핍진하게 그려내며 지금도 유효한 동시대성을 특유의 서늘하고도 명랑한 필치로 펼쳐놓는다.
이번 개정판은 달라진 용어와 새로 밝혀진 사실들을 반영하고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사건을 교체하거나 묘사를 더하기도 하는 등 저자가 꼼꼼하게 원고를 손보았으며,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정세랑 작가의 뜻을 담아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용지를 사용한 친환경 에디션으로 제작했다. 한편 영국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서난달의 작품으로 한층 감각적인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간다.
저자

정세랑

저자:정세랑
1984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0년『판타스틱』에「드림,드림,드림」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옥상에서만나요』『목소리를드릴게요』,장편소설『덧니가보고싶어』『지구에서한아뿐』『이만큼가까이』『재인,재욱,재훈』『보건교사안은영』『피프티피플』『시선으로부터,』『설자은,금성으로돌아오다』『설자은,불꽃을쫓다』,짧은소설집『아라의소설』,산문집『지구인만큼지구를사랑할순없어』등이있다.창비장편소설상,한국일보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웨딩드레스44
효진
알다시피,은열
옥상에서만나요
보늬
영원히77사이즈
해피쿠키이어
이혼세일
이마와모래

해설|허희
추천의말|이언희
새로쓴작가의말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내가남긴자리에앉은당신에대한염려,
그런마음이만들어낸단단한연대의이야기

표제작「옥상에서만나요」는직장에서부조리한노동과성희롱에시달리며늘옥상에서뛰어내리고싶다는충동을느끼는‘나’가회사언니들의주술비급서를물려받고마침내절망에서빠져나오는이야기를담았다.이야기표면에는주술비급서가있지만‘나’를버티게한힘은사실“다정하게머리를안쪽으로기울이고엉킨실같은매일매일을어떻게풀어나갈지함께고민해주었”(108면)던사람들,옥상에서뛰어내리지않게막아준언니들인셈이다.해서‘나’는“내후임으로왔다는너”를염려하며‘너’가“나와내언니들의이야기를”(131면)발견해주기를바란다.내가떠난자리에앉을누군가에대한염려는그마음만으로단단한연대의힘을만들어낸다.

같은드레스로연결된여성44명의목소리를담은작품「웨딩드레스44」는한벌의드레스를빌려입고결혼한혹은결혼할여성들의이야기를44개의짧은에피소드형식으로펼쳐낸다.낭만적신화가아닌제도로서의결혼을생생한목소리로들려주는이작품에는다양한여성서사가등장하는데,특히이드레스를마지막으로입은여성이고등학생들이라는점이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그들이성인이되어결혼을할때쯤에는,혹은하지않을때쯤에는과연어떤풍경이그려질것인가.초판과개정판출간사이7년이라는짧지않은간극이있음에도이에피소드가오늘날까지시의성을갖는것은,물론한국사회가크게변하지않은까닭도있겠지만이토록짧은이야기에도본질을파고드는작가의통찰력이살아있기때문일것이다.

한편이혼한뒤집안의물건을모두처분하는‘이혼세일’을열게된‘이재’와그의친구들의이야기를담은「이혼세일」에는“40대가……50대가보이질않아.선배들다어디로사라졌지?”(241면)물으며여성으로서느끼는직장생활의어려움을토로하는목소리가있고,“다른사람들의삶은근사하고자신만지옥에버려진듯한”(242면)기분속에서아이를키우며자신의선택을되돌아보는목소리도있다.정세랑은이처럼다양한여성인물의이야기를그려내는데에탁월한재능을발휘한다.

「효진」의주인공‘효진’은“어둡게끈적이는어떤것”(66면)으로부터도망쳐온인물이다.효도효,다할진이라는이름대로살라고강요하는아버지로부터,자기가가난해서버려졌다고생각하는열등감가득한전애인으로부터도망치고또도망친다.예고된불행에맞서지않고그저도망치라고말할뿐인효진의목소리는지금-여기에서살아가는우리에게이상한용기를불어넣는다.

과로로돌연사한언니의죽음을애도하는방식으로친구들과‘돌연사맵’을만드는이야기「보늬」와,한국으로유학을온‘이스마일’이과자공장에서아르바이트를하다과자귀를갖게된이야기「해키쿠키이어」는정세랑작가의기념비적스테디셀러인『피프티피플』을떠오르게한다.단지일을했을뿐인데사망한사람들,자신이소속된조직의부조리를고발했다해고된사람들,이들이불행을딛고다음세대로나아갈수있는길을작가는끊임없이고민해오고있었다.

곶감을먹으면죽는다는뱀파이어가되고만여자의사연을담은「영원히77사이즈」,‘은열’이라는여성인물을상상하여전근대한일관계사속에놓아둔「알다시피,은열」,서로다른언어를사용하는두나라가화살편지로인해오해를쌓아가는「이마와모래」는작가가얼마나다양한상상력을자유롭게풀어놓는지잘보여주는작품들이다.

“영원을가진것처럼
고민없이썼던시기가그리워집니다”

‘새로쓴작가의말’에서정세랑작가는“이번에고치며보니무척기괴한이야기들이라놀라고말았”다며운을뗀다.“막글을쓰기시작했던때라망설임도부끄러움도없이머릿속에서날뛰는이미지들을꺼내그대로펼쳤던듯”하다고.2010년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등단16년차가된만큼이제는쓰기어려워진이야기들도있을것이다.작가가작품활동초기부터발표해온이단편들은어떠한틀에도얽매이지않는,젊은작가만이향유할수있는반짝거리는자유로움을보여준다.그리고이것은정세랑만이쓸수있는어떤이야기의기원이라고도할수있다.데뷔이후지금까지보여준정세랑소설세계의씨앗이『옥상에서만나요』안에담겨있다.‘옥상’에서부터시작된‘정세랑월드’의탄생을이제다시만나볼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