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무릉도원처럼평화로운시골마을에이사온도시아이가마을의무시무시한전설을알게되면서겪는이야기를그린장편동화.‘전설’이라는매혹적인이야기의맛,이웃과자연을지향하는깊이있는주제가어우러진작품이다.자칫익숙하게느껴질수있는‘시골이야기’를현대적인감각으로새롭게풀어낸작가의솜씨가탁월하다.작품전반에흐르는문학적인향취는어린이들에게이야기를읽는짜릿함과함께뭉클한감동을선사할것이다.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받은『봉주르,뚜르』와‘올해가장주목할작품’에선정된『서찰을전하는...
무릉도원처럼평화로운시골마을에이사온도시아이가마을의무시무시한전설을알게되면서겪는이야기를그린장편동화.‘전설’이라는매혹적인이야기의맛,이웃과자연을지향하는깊이있는주제가어우러진작품이다.자칫익숙하게느껴질수있는‘시골이야기’를현대적인감각으로새롭게풀어낸작가의솜씨가탁월하다.작품전반에흐르는문학적인향취는어린이들에게이야기를읽는짜릿함과함께뭉클한감동을선사할것이다.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받은『봉주르,뚜르』와‘올해가장주목할작품’에선정된『서찰을전하는아이』(월간『어린이와문학』설문조사)를펴낸한윤섭의신작이다.
긴장감넘치는‘동네전설’,짜릿한이야기의맛
『우리동네전설은』은이야기를읽는재미가톡톡한작품이다.봄날,‘무릉도원’처럼평화로워보이는시골마을에전학온주인공이무서운동네전설에대해듣는도입부터독자를단숨에이야기속으로빨아들인다.이전설은‘아이들의간을빼앗는방앗간노부부’‘아기잃은여자의영혼이떠도는야산’등도시출신의준영이믿기는어려운것이지만,낡은방앗간같은공간의으스스한분위기,‘동네형이직접봤다’는식의소문,무엇보다오랜세월아이들의입에서입으로전해지며가장흥미진진한형태로다져진‘이야기’의힘때문에무시할수가없다.전작『봉주르,뚜르』와『서찰을전하는아이』등에서탄력있는서사로주목받은작가한윤섭은이번작품에서‘이야기(전설)의힘’을전면에배치했다.여기에전설을둘러싼아이들만의스릴넘치는모험,차차밝혀지는뜻밖의비밀때문에독자의호기심은극대화된다.
개성있는인물과빠른호흡,현대적인감각으로그려낸시골이야기
주인공준영은이제껏동화에서보기어려웠던새롭고현실적인캐릭터다.목사인아빠의결정으로갑자기시작된시골생활이마음에들지않으면서도아이들에게‘나쁜인상을주지는않으려고’적절히예의를갖추는도시아이로,전설때문에아이들과함께집과학교를오가면서도겁먹지않은것처럼보이려애쓰고아이들과가까워졌을때도결코‘서리’만은함께하지않는등고집을지킨다.아이들을잡아가둔다는돼지할아버지네밭에서밤서리를하던아이들과함께도망칠때는먼저달아나지않고“같은위치에서달리기시작하는것으로”아이들앞에서자존심을지킨다.득산리의세아이도개성을뽐낸다.특히‘일흔살노인’이자신이직접겪은일을설명하듯실감나게전설을들려주는덕수는장난기많고모험을좋아하는시골아이다.새로이사온아이를경계하거나곯리지않고자연스럽게동무로받아들이는것은집집의대소사를서로알고지내는마을공동체안에서자연스럽게습득된성정이다.덕수를비롯한아이들은전설을완전히믿지않으면서도아이들답게그것이주는긴장감을즐긴다.이처럼잘만들어진등장인물들은상황에따라입체적으로움직이면서이야기에활력을불어넣는다.그리고시간의비약을통한빠른전개,감각적이되간결한문장덕에모처럼이야기의‘맛’을느끼게한다.시골의정경과아이들의심리를묘사하는데서는풍성한문학적향취를느낄수있다.고만고만한생활이야기를벗어나면서도,자칫익숙하게느껴질수있는‘시골이야기’를현대적인감각으로새롭게풀어낸작가의솜씨가탁월하다.
아름다운자연과따뜻한이웃속에서성장하는아이들
준영은아이들과어울려놀고자연속에서직접계절의변화를느끼면서차차득산리를좋아하게된다.어느날준영은밤서리를하는아이들을따라갔다가돼지할아버지에게붙잡히는바람에돼지할아버지가무섭고무뚝뚝하지만외로운사람이고,아이들이철조망을넘다다칠까봐걱정하고있다는것을알게된다.그리고치매를앓던방앗간할머니가돌아가신뒤낡은방앗간에상중임을알리는등이내걸리자늘그앞을뛰어서지나가던아이들은함께숙연해진다.준영은돼지할아버지가어렸을때부터동무였던방앗간할아버지를말없이위로하는장면을본다.한때준영과친구들처럼함께동네를누비고놀며자란두사람이어느덧득산리‘전설’속할아버지가되어담담히생의마지막을준비하는장면은할머니를밤나무아래수목장하기로결정하는장면과함께삶과죽음에대해생각하게하며독자에게깊은인상을남긴다.결국작가는이웃과공동체가살아있는마을,사람이자연으로돌아가는마을을그리면서그안에서아이들이어른으로자라는성장의스토리를담고싶었던것이다.앞으로마을을지켜갈아이들은세월이흘러또다른전설을만들어낼것이다.그렇게만들어질‘전설’,이야기의힘을새삼확인하듯이마지막장면에서아이들은새로운전학생에게다시득산리의전설을들려주기시작한다.
작품줄거리
도시에살던준영은아빠의결정으로시골마을득산리로이사온다.낯선시골생활이마음에들지않아아이들과적당히거리를두고싶었던준영은,동네아이들에게초등학생들은학교에서마을까지절대로혼자갈수없다는득산리의규칙을듣고당황한다.아이들의설명에의하면마을곳곳에는아이들의간을노리는방앗간노부부,뱀산을떠도는아기잃은여자의영혼,아이들을보면정신이이상해지는돼지할아버지등에대한전설이서려있다는것이다.믿을수없는내용이지만아이들의진지한태도와흥미로운이야기의묘한힘때문에준영역시아이들과어울려학교를오가게된다.아이들과친해지고,햇빛과공기를통해계절의변화를느끼면서준영은차차득산리를좋아하게되는데,어느날돼지할아버지네밤밭에서리하는아이들을따라갔다가돼지할아버지에게붙잡히고만다.준영은울음을터뜨리고,고함치던돼지할아버지는뜻밖에도준영에게새벽에혼자밤을주우러오라고한다.반신반의하며밤밭을찾은준영은말없이돼지할아버지곁에앉아새벽이슬에밤알떨어지는소리를듣는다.그리고돼지할아버지가무서운사람이지만쓸쓸하고,서리하느라아이들이다칠까봐걱정하고있다는것도알게된다.얼마뒤치매를앓던방앗간할머니가돌아가시고,준영은어렸을때부터친구였던돼지할아버지가방앗간할아버지를말없이위로하는장면을본다.땅에묻히고싶어했던할머니를밤나무아래수목장한뒤,아이들은새로운봄을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