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종이 울리면

비밀의 종이 울리면

$13.80
Description
“우리가 본 건 진짜잖아.”
“진짜지. 믿을 수 없는 진짜.”

12시, 종이 울리면 80년간 숨겨진 비밀이 드러난다!
진실을 향해 용기 낸 두 소년의 이야기
『괭이부리말 아이들』 『기호 3번 안석뽕』 『4×4의 세계』 등 주옥같은 창작동화를 발굴하며 한국 어린이책의 기준을 정립해 온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30회 고학년 동화 부문 대상작 『비밀의 종이 울리면』이 출간되었다.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치르게 된 열세 살 소년 ‘우찬’이 친구와 마을의 출입 금지 구역에 드론을 띄우다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두 아이의 호기심이 타인을 향한 연민과 책임감으로 확장되는 과정, 이들이 어느새 역사적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며, 어린이의 시선으로 ‘기억하는 일’의 의미를 새롭게 환기하는 작품이다.

“무거운 담론이나 뻔한 장치에 기대지 않고 한 인간의 아픔과 고귀한 품성에 집중하여 감동을 끌어낸다. 과거의 아픔을 현재의 용기로 위로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다.” _전수경 김민령 박숙경(심사평에서)

줄거리
돌아가신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치르게 된 열세 살 소년 ‘우찬’은 친구와 호기심으로 마을의 출입 금지 구역에 드론을 띄운다. 그런데 드론이 출입 금지 구역 한가운데 추락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두 아이가 실망한 채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산속에 울린 종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수상내역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고학년)
저자

이하람

대학에서문예창작을전공했고,라디오작가와여행작가로오랫동안활동했다.2024년KB창작동화제장려상,2025년샘터문예공모전동화부문우수상및제30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대상을수상했다.여행에세이『떠난뒤에오는것들』,동화집『나비를날려보낸날』(공저)등을냈다.『비밀의종이울리면』은처음펴내는장편동화다.

목차

1.49재
2.출입금지구역
3.솔개산비밀들판
4.이름들
5.종이울리면
6.사라진아이
7.울타리너머
8.수색작전
9.남겨진기억
10.그림자
11.가뭄
12.열세살의여름
13.순영과동수
14.폭우
15.기억하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손에낯선지도를든기분이었다.
원하지도않았는데우연히얻게된지도.
그지도를따라가야만할것같았다.”

열세살의여름,거대한진실과마주한두소년의이야기
과거의아픔을현재의용기로위로하는역사판타지

작은시골마을에사는열세살소년‘우찬’은‘왕할머니’,곧외증조할머니가돌아가신뒤가족들과49재를치른다.난생처음49재를접한우찬은그것이고인이이승의미련을내려놓고저승길에편히들수있도록49일동안명복을비는의식임을알게된다.태어나서한번도마을을떠나지않아‘마을의산역사’로통한왕할머니는말년에알츠하이머병을앓으며증손주를알아보지못하고우찬을볼때마다통곡하기만했다.첫재일,왕할머니의마지막생애를떠올리며복잡한마음으로재를마친우찬앞에친구‘태성’이가방에서슬며시드론을꺼내보인다.문득마을뒷산출입금지구역인‘솔개산비밀들판’에서드론을띄워보고싶어진우찬은태성과함께산속으로향한다.그런데두아이가띄운드론은비밀들판울타리너머로날아가더니흔적도없이사라진다.실망한아이들이발길을돌리려는순간,어디선가난데없이종소리가울리며이야기는뜻밖의전개로흐른다.
이하람작가는첫장편동화『비밀의종이울리면』으로제30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동화부문대상을수상하며어린이독자들을만나게되었다.“과거와현재의시공간이교차하는지점을정교하게설정한역사판타지”라는심사평에걸맞게,작가는주인공이가족과마을의과거를거쳐거대한역사적진실을마주하는과정을촘촘하고입체적으로그려냈다.감당하기어려운고통속에서살아남은자의죄책감과상실감을평생품고살아온한여성의목소리에주목하며장르적흥미와묵직한메시지를두루선사하는작품으로,단순히역사의상흔을돌아보는데그치지않고오래도록지워져있던이름들을다시호명하는이야기로주목받을것이다.

“도와줘.”
낯선소년의입에서나온첫마디였다.

타인의고통을외면하지않고
잊힌이름을불러주는용기

수십년간방치된출입금지구역에서규칙적으로울리는종소리를듣고우찬과태성은놀라도망친다.그뒤드론을찾기위해다시찾은비밀들판에서두아이는또한번예상치못한일을겪는다.들판한쪽폐건물에서허름한차림의깡마른소년‘동수’가나타난것이다.동수는자신이이곳을곧떠날것이라며,잃어버린아홉살여동생‘동희’를꼭찾아달라는부탁만남긴채건물안으로사라진다.동수가등장한순간부터이야기는본격적으로속도를올려독자를한걸음씩역사의한복판으로이끈다.두아이는동수를직접보고도자신들이겪은일을믿기어렵지만,동수의정체를밝히는것보다눈앞에서도움을청하는이를외면하지않는일이더중요하다고생각하며동수를돕기로결심한다.어떤어른도두아이의말을믿어주지않는상황에서우찬과태성은포기하지않고동수를도울방법을찾아나선다.열세살동갑내기우찬,태성그리고동수가서로의진심을확인하고저마다의이야기를들려주는동안팽팽한서사적긴장감이이어지며충격적인진실이밝혀진다.동수가1945년일본군에게속아산속소년병훈련소로끌려온조선소년이라는것,그리고여동생동희가우찬의왕할머니‘순영’이어린시절친자매처럼돌봐준아이라는사실이다.가슴아픈역사적배경과사연은허구의공간과인물들을실제로존재하는것처럼핍진하게빚어낸작가의섬세한문장덕분에더욱묵직한울림으로다가온다.단순한목격자가아니라진실을밝혀가는주체로서잊힌이름들을불러낸두소년의이야기는‘기억하는일’의힘을다시금새기는동시에역사앞에서어린이가결코무력한존재가아님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

“누구도감춰진이야기를꺼내려고하지않았다.
그기억을꺼내는일은이제나의몫이되었다.”

커다란슬픔을통과한뒤,어떻게삶을이어갈수있을까?
어린이의시선으로‘기억하는일’의의미를다시묻다

우찬과태성이동수를외면하지않았듯,1945년의순영또한타인의고통앞에서뒤돌아서지않은소녀였다.순영은일본군이조선소년들을착취하고,쓸모없다고여긴아이를무참히없애는현장을우연히목격한다.작중에서일본군은태평양전쟁패전직후소년병훈련소의흔적을지우기위해그곳에있던아이들을집단으로사살한다.마을에서유일하게그존재를알고있던순영은살아남았다는죄책감을품은채80년이넘는세월동안비밀의무게를홀로감내하며살아간다.그러나그침묵은망각이아니다.순영이남몰래간직해온광목천에는소년병훈련소에서생을마감한동수와친구들의이름이한땀한땀수놓여있었다.공식기록어디에도남지않은,사라질뻔했던이름들을어린순영은바늘과실로새기며평생기억한것이다.말이나글로전하지못한진실을천에남기는일,그것이한생존자로서순영이선택한가장조용하고단단한애도였다.그천이우찬의손에닿는순간,왕할머니가평생삼켜야했던진실은비로소다음세대로전해진다.『비밀의종이울리면』은한어린이의침묵과아픔을다른어린이의용기로따뜻하게위로하는한편,우리가살아가는현재의시간은기억되지못한수많은이름들위에놓여있다는사실을조용히일깨운다.그이름들을다시부르는일이지금여기의우리가할일임을담담하면서도힘있게전하는작품이다.

●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는좋은어린이책을쓰고출판하는풍토를가꾸고어린이책작가들의창작의욕을북돋우기위해1997년마련되었다.첫수상작인채인선의『전봇대아이들』을시작으로박기범의『문제아』,김중미의『괭이부리말아이들』,이현의『짜장면불어요!』,배유안의『초정리편지』,김성진의『엄마사용법』,진형민의『기호3번안석뽕』,전수경의『우주로가는계단』,홍민정의『고양이해결사깜냥』,조우리의『4×4의세계』등굵직한화제작들을잇달아내놓으며우리아동문학의변화와발전을이끌어왔다.

심사평
『비밀의종이울리면』은외증조할머니의49재를치르는동안손주‘우찬’과친구‘태성’이마을의출입금지구역에드론을띄우면서일어나는이야기다.개인의소소한호기심에서시작된사건이연민과책임감으로커지고,할머니와마을의이야기로확장되다가어느순간거대한역사현장으로이어진다.죽은자의원혼이이승에머물러있는동안낯선공간에서한아이가불현듯나타나는설정이놀랍지만설득력있다.잘짜인역사판타지로,과거와현재의시공간이만나는지점을설정해낸규칙이정교하다.그러면서무거운담론이나뻔한장치에기대지않고,한인간의아픔과고귀한품성에집중하여감동을끌어낸다.아픈역사를대하는우리사회의무책임하고안일한태도에대한비판적시각도놓치지않았다.어린이들이중심에서이야기를끌고가는점또한든든하다.심사위원들은논의끝에『비밀의종이울리면』을당선작으로기쁘게결정했다.지극히개인적인이벤트가역사적사건과이어지고,과거의아픔을현재의용기로위로하는기적같은이야기를놓칠이유가없었다.억울하게사라진이름들을기억하는일이야말로동화가해야하는일중하나이기때문이다.어린이들이이이야기를읽고미지의구역너머로호기롭게드론을날리기를,우리의일상이언제나큰역사와연결되어있음을느끼기를바란다.
전수경(아동청소년문학작가),김민령박숙경(이상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