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한자동시집『하늘天따地』로‘동시열풍’일으킨최명란시인의첫창작동시집
지난해한자동시집『하늘天따地』로동시문단과독자양쪽의호응을모두이끌어낸시인최명란의새로운동시집이창비에서나왔다.지난해기성시인들이새로운감각과스타일로동시저변확산에앞장서면서소위‘동시열풍’이라는걸일으켰고,그열풍의중심에는최승호,신현림시인과함께최명란시인이있었다.그러나‘한자’라는제한된소재를가지고말그대로‘기획’하여풀어낸전작과달리,이번동시집은최명란시인이등단이후지금까지한...
한자동시집『하늘天따地』로‘동시열풍’일으킨최명란시인의첫창작동시집
지난해한자동시집『하늘天따地』로동시문단과독자양쪽의호응을모두이끌어낸시인최명란의새로운동시집이창비에서나왔다.지난해기성시인들이새로운감각과스타일로동시저변확산에앞장서면서소위‘동시열풍’이라는걸일으켰고,그열풍의중심에는최승호,신현림시인과함께최명란시인이있었다.그러나‘한자’라는제한된소재를가지고말그대로‘기획’하여풀어낸전작과달리,이번동시집은최명란시인이등단이후지금까지한편한편공들여써온작품들을한권에담았다는데그의미가크다.
2005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당선되고,이듬해인2006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된이후,최명란시인은아이들과어른들의세계를넘나들며시를써오고있다.『수박씨』에는동(童)과시(詩)가조화롭고균형있는‘재미있는’동시64편이담겨있다.
최명란시인은달라진시대,달라진아이들을위해길고지루한것대신짧고재미있는동시를,엄숙한것보다는다정다감한동시를,과거와전통이라는이름의낡음보다는오늘과미래라는새로움을담은동시를앞서고민해왔다.그래서그의동시는쉽고짧다.아이들이쉽게욀수있고,읊으면서재미있게낄낄거릴수있다.이동시집에담긴64편이지루할새없이금세읽힌다.힘들이지않아도금세욀수있다.
『수박씨』는아이들스스로일상에서찾아낸발견이,일상에서쓰는말들이모두시가될수있음을보여준다.아이들은이동시집에담긴동시속에서자신의마음과행동을꼭닮은또다른아이의목소리를발견하고마냥재미있어할게분명하다.
분명‘어른최명란’이썼지만,분명‘아이최명란’이쓴동시64편
“이동시집을낸이가어른이라는사실을감춘다면이동시집에담긴동시는분명아이가쓴것이라고생각할게분명하다”는정호승시인의표현대로최명란동시집『수박씨』에담긴시들은아이의눈으로본것을아이의목소리로이야기하고있다.
이동시집을읽노라면남자아이하나가자꾸눈앞에아른거린다.남자아이의목소리가자꾸들려온다.시를읽다보면,최명란시인은어느새사라져버리고‘더벅머리에동그란얼굴,작은눈,다양한표정을지닌씩씩한남자아이’가또렷하게그모습을드러낸다.화가김동수가그려낸바로그아이를닮았을것같은한아이가시속에서서서히말을걸어온다.
아이는햇빛을받아드러나는먼지를잡으러쫓아다니거나모기물린동생의눈을보고“윙크를한다”고생각하는등사소한것에낄낄웃음을터뜨리기도하고(「먼지잡자먼지잡자」「배꼽」「윙크」),알을품느라쫄쫄굶은어미닭에서부터목이가늘어진할머니까지,힘없는존재들에대한따뜻한마음을아이답게표현하기도한다(「어미닭」「할머니」).게다가어른들은전혀생각지못한순간에기발한발견을해낸다.하품하는동생의충치를보고“까맣게잘익은수박씨”(「수박씨」)를떠올린다거나,병원에서찍은엑스레이사진속에서자신의“유령만보았다”(「엑스레이」)거나비빔밥을먹고난뒤에도고추장이묻어있는비빔밥그릇을보고“부끄럼이참많”(「부끄럼」)다고한다.짧은시편마다천진하고,엉뚱하면서도다정한아이의목소리뒤에숨은노련한시인의솜씨가돋보인다.
아이들의호흡에맞추어단숨에읽히도록쓴‘1연짜리’동시들
『수박씨』에담긴동시64편은모두연구분이없다.2행짜리(「이쑤시개야」)에서부터13행(「나는119」)짜리까지,내용에따라행차이는있을지언정연은모두하나다.생각이떠오르는대로상상을쭉펼쳐나가는거나,하고싶은말을좌르르쏟아놓는거나,아이들은대개모든걸‘단숨에’해낸다.최명란시인은이러한아이들의생각과말의호흡에맞추어의도적으로연구분을배제했다.아이들이단숨에읽고,단숨에욀수있도록간결한언어에재미난내용을압축해담은것이이동시집의가장큰특징이자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