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부에 들고 싶다 성명진 동시집

축구부에 들고 싶다 성명진 동시집

$11.14
저자

성명진

1966년전남곡성에서태어났다.1990년『전남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고,1993년『현대문학』에시가추천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동시집『축구부에들고싶다』『걱정없다상우』와시집『그순간』을펴냈다.

목차

목차
머리말│수줍습니다
제1부불빛
뿌리
하나도안아픈일
밤길위
불빛
동백꽃
외단집위에뜬무지개
호숫물
풍선
조그마한새
다른것
함께있었구나
제2부축구부에들고싶다
친구
어서어서
빗길
실눈이
가겟방에서
이겨라
앙앙,엉엉
축구부에들고싶다
그냥해보는걱정
그애가나예요
어서집으로
종종이미워
빵냄새
삐졌단말이야
들켰나봐
속상해
공을튀기면서
가보자
제3부그래도즐거워
염소탓
제비들돌아와
그래도즐거워
햇빛속
누구야
둘이는
쿵,하는소리
봄날
눈독
숨어라
할아버지농악대
동네끝집
새가족
우리
제4부뒤에서가만히
아빠의셔츠
눈치
자존심
뒤에서가만히
함께걷는길
삼촌자전거뒤에타고
별들을
함께천천히
해질녘
추석
해설│더불어함께걷는길_남호섭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어린이의시심을깨우는서정의세계,시읽는기쁨을전하다
이시집의가장큰특징은근래의동시집들에서보기어려운진지한서정의세계를펼쳐보인다는점이다.다음은남호섭시인이이시집?최고의시로꼽은「불빛」이다.
오늘밤엔/용이아저씨네집에켜진불빛이/세상의한가운데같아요.//용이아저씨가불빛을들여다보고있고,/멀찍이서나무들이/불빛을둘러싸고있네요.//그러고보니/집밖언덕배기와먼산줄기도/불빛을둘러싸고있네요.//환한그속에선지금/갓태어난새끼...
어린이의시심을깨우는서정의세계,시읽는기쁨을전하다
이시집의가장큰특징은근래의동시집들에서보기어려운진지한서정의세계를펼쳐보인다는점이다.다음은남호섭시인이이시집최고의시로꼽은「불빛」이다.
오늘밤엔/용이아저씨네집에켜진불빛이/세상의한가운데같아요.//용이아저씨가불빛을들여다보고있고,/멀찍이서나무들이/불빛을둘러싸고있네요.//그러고보니/집밖언덕배기와먼산줄기도/불빛을둘러싸고있네요.//환한그속에선지금/갓태어난새끼를/어미소가핥아주고있어요.-「불빛」전문
생명이탄생하는순간만큼은온세상이그생명을‘세상의한가운데’로삼는다는메씨지가따뜻하기도하거니와,이광경을묘사하는시인의솜씨또한돋보인다.불빛,아저씨,나무,언덕,산으로점차멀어지던시선이마지막에이르러다시불빛속으로집중됨으로써긴장이생겨난다.이는생명(불빛)에대한경외를극대화하는효과적인장치로,시인이그간시어를벼려온세월이결코헛되지않았음을확인하게한다.그리고그시어들은모두쉽고솔직한것들이다.시어를따라이미지를그려봄으로써얻는정서적만족감이바로시를읽는중요한이유중의하나임을생각할때,어린이들에게시를읽는진정한기쁨을전하기에부족함이없다.
이처럼성명진시인의‘서정’은단순한개인의감상을넘어자연과생명에대한통찰을보여준다.단정하게핀붓꽃들을보며“저아래엔/다정하고부지런한/어머니가계시나보다.”(「뿌리」)하는데서시인의오랜생각이읽히고,작은새라해도“신날땐/하늘을건너는데도/한걸음.”(「조그마한새」)임을알아차리는데서는어른들이상상할수없는방식으로성큼성장하는어린이에대한찬탄이읽힌다.
일상속에서꾸준히자라나는어린이를따뜻하게그려내다
시인의서정이공허한관조에머물지않는것은시인의눈이또한현실을정직하게바라보기때문이다.어린이의일상을그리면서도‘학원’‘공부’스트레스를대변하는척하는대신오랜관찰과공감을바탕으로일상속성장의순간을잡아챈다.표제작「축구부에들고싶다」가바로그렇다.
공을차는축구부원들./6학년김수형선수도있다.//방과후/나는운동장가를서성인다./김수형선수처럼되고싶다.//우리학교를우승으로이끌고/텔레비전에도나온스타,/월드컵에서도뛰겠지.//공이밖으로나오자/나는재빨리공을따라달렸다./운동장안으로공을던져주었는데/달려와받은사람은/반갑게도김수형선수!//나는신나서/운동장가를마구달렸다.-「축구부에들고싶다」전문
주인공은축구부에‘들고싶은’아이다.‘김수형선수’를동경하는마음은그를‘선수’라부르고학교대항전의선전을월드컵활약으로까지비약하는데서절절히느껴진다.그러나이시의백미는공을던져주었을때마침김수형선수가받자“신나서/운동장가를마구달렸다.”는마지막연이다.우연을기적처럼받아들이는아이의순수한기쁨,꿈을가진아이의벅찬마음을절묘하게표현한이대목에많은어린이들이공감할것이다.그런가하면시인은현실의무게를어른과함께감당하고있는아이들의모습도외면하지않는다.
과일파는영우네집에/숙제하러모였다//과일을먹으며장난치다가/가게에서다투는소리들려와/멈추었다.//어떤욕하는소리에맞서/영우엄마도욕을했다.//잠시후영우엄마우는소리,/방구석에서영우도눈물을글썽였다.//우리들은잠자코/귤쪽들처럼붙어앉아/책을폈다.//이상하게도숙제가잘되었다.-「가겟방에서」전문
어른들이가르치거나야단치지않아도아이들은현실의무게를알아챈다.가겟방에모여숙제하고장난치는아이들의처지는그만그만할것이다.욕하고싸우는엄마의고단한일상은어쩌면아이의그것과다르지않을것이고,그런친구의‘눈물’에아이들은더이상장난을치지않고얌전히숙제를한다.책을펴자“이상하게도”숙제가잘되었다는데서설명하기어려운성장의한순간이엿보인다.과일가게뒷방의아이들을붙어있는“귤쪽들”로표현한것도탁월한감각이다.이처럼아이들의처지를살피고쓰인시들은장난꾸러기도모범생도아닌범범한아이들을주인공으로삼고있다.“많은애들이모여있었는데/한키작은애가/내곁에있었다.(중략)그애는꾀죄죄해보였다./말수도적었다./실은나도그랬다.”는「친구」의친구소개는시인의주인공들에대한힌트이기도하다.
‘서로’의지하기때문에소중한가족
성명진시인은가족을그리면서야단스러운부모의사랑이나아이의재롱대신,‘서로’에게의지하는순간확인되는따뜻한사랑을이야기한다.술취해주저앉은아버지를일으켜세우면서“넘어지지않으려고/몸에힘을잔뜩”주는아이의단단한심지(「함께걷는길」),손을맞잡고걷지는않지만“간격이벌어져도/기침소리나부르는소리가/들릴만큼만”거리를두고걷는노부부(「함께천천히」),너무높이올라가버린나무에서용기를내어한걸음씩내려와땅을디뎠을때그모습을소리없이지켜보다“뒤에서가만히등을도닥여”주는아버지(「뒤에서가만히」)등,이시집에그려진가족은일방적인헌신이나순종이아닌‘사랑’으로서로에게버팀목이되어줌으로써뭉클한감동을전한다.이처럼깊은서정과통찰을선보이는이시집은이른바‘기획동시집’이범람하는오늘의동시단에반갑고의미깊은선물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