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거미줄 (김기택 동시집)

빗방울 거미줄 (김기택 동시집)

$9.00
Description
낯설고 신기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한국의 대표 시인으로 자리매김한 김기택 시인의 동시집 『빗방울 거미줄』이 출간되었다. 어린이에게는 하루에 일어나는 많은 사건이 처음 겪는 일이고 만나는 수많은 사람이 처음 보는 사람이고 마주치는 수많은 사물이 처음 대하는 사물이다. 그러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세상을 만나면서 낯설고 신기한 감정을 느끼도록 시를 감각적으로 그려 냈다.

어린이의 가슴 깊숙한 곳에 숨겨진 속마음까지 들여다보는 눈길이 인상적이다. 서른 해 가까운 시력과 어린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새롭고 개성 넘치는 시 세계가 큰 기대를 품게 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ㅇ을 읽는다면, 자기의 감정을 닮은 풍경을 통해 진정 깊은 위로와 위안을 받을 것이다.
저자

김기택

저자김기택은1957년경기도안양에서태어났다.1989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태아의잠』『바늘구멍속의폭풍』『사무원』『소』『껌』『갈라진다갈라진다』,동시집『방귀』,그림책『꼬부랑꼬부랑할머니』등을냈다.

목차

머리말|어른이잃어버린어린이

제1부세상에서가장시원한오줌

뜨거운호두과자
진공청소기
세상에서가장시원한오줌
자전거가도망간다고?
말없는친구
말다툼
나는변기가좋아
왜안들리나했더니
트램펄린
긴터널을지날때
가을에은행나무길을걸으면
왁자지껄
물타기말타기
합창

제2부나무야운동하자

풀벌레
여름밤
빗방울거미줄
누구를닮았을까저바람은
꽃씨
태풍오는날
소나기
매미소리
나무야운동하자
바람을어떻게그릴까
소나기구름
나뭇잎편지
창문그리기
향기로운똥냄새

제3부그늘이도망갔어요

혼자노는개
푸드트럭
경축!새도로개통
목발

철조망
그늘이도망갔어요
비누없이샴푸없이
나무는우리집이에요
발이하나뿐이지만
가로수
옛날에학교가는길은

제4부아프리카에서온편지

우리동네쓰레기장에는
뱀이꼬리를흔들면
부지런한게으름
가파른언덕길
콧구멍
꼬부랑할머니
꽃밭은안돼요
수수께끼
이빨새싹
아프리카에서온편지
아빠가술마시고온날
하필이면
쥐구멍,쥐구멍이어디야

해설|바람과눈물방울로그린아이의자화상_김정숙

출판사 서평

선입견과편견없이세상을바라보는맑은눈!

『빗방울거미줄』에는어린이의눈으로바라본세상이담겨있다.김기택시인은어린이들에게말을건네거나무엇을가르치는대신,어린이의눈높이에서바라본세상을그려내는데최선을다한다.선입견이나편견을멀리한채,자연을바라보고사람들을만나면서그모습을차분하게동시로옮긴다.그래서바람이부는들판에서운동하는나무의모습을발견하고(「나무야운동하자」),쓰레기장에서이질적인물건들이서로어울려있는모습을찾아낸다(「우리동네쓰레기장에는」).그동안우리가무심히바라보았던세상의모습들이『빗방울거미줄』속에서는전혀다르게나타난다.

자전거가침대에누워있어요./고양이가옷장에서나와요./구두가냄비안에들어가있어요./화분이냉장고에들어가있어요.//텔레비전이소파위에앉아서/지나가는사람들을시청해요./느티나무에걸려있는원피스가/훌라후프를해요.//강아지가깨진거울을들여다보다가/거울속에서둘로갈라져요.-「우리동네쓰레기장에는」전문

김기택시인은관찰한세계를옮겨적는데그치지않고,감각적인표현을통해익숙한풍경을전혀낯선것으로만들어낸다.전동차안에서사방을헤집고다니는어린이들의웃음소리를장난꾸러기유령처럼그리고(「왁자지껄」),합창단지휘자의손짓을마치국수면발을뽑는것처럼그려내기도한다(「합창」).때로는매미울음소리에날개를달고,개짖는소리에이빨을달고,아이우는소리에콧물을매달기도한다.

바람들어오라고창문을열어놨는데//매미우는소리가들어온다./개짖는소리가들어온다./아이우는소리가들어온다.//매미우는소리에는날개가달렸다./개짖는소리에는이빨이달렸다./아이우는소리에는콧물이달렸다.//바람이데리고들어온것들이다./바람타고날아다니는것들이다.-「여름밤」전문

『빗방울거미줄』에담긴낯설고신기한풍경은새로움을찾아내려는노력에서비롯한것이며,「시인의말」에서밝힌대로어린이의마음으로쓴덕분이기도하다.어린이에게는하루에일어나는많은사건이처음겪는일이고만나는수많은사람이처음보는사람이고마주치는수많은사물이처음대하는사물이다.그러한어린이의마음으로세상을바라본덕분에새로운세계와마주할수있었을것이다.선입견과편견없이그린세계와마주한어린이독자들은호기심가득한눈으로신기하고특별한여행을떠날수있을것이다.

어린이의마음속불안과두려움까지들여다보는눈!

김기택시인은이번동시집에서줄곧‘보여주기’의태도를취하고있다.직접이야기하지는않지만오히려‘보여주기’를통해서더강력하게말한다.시인은어린이들이살아가는세상의모습에대해서말하고,어린이들이생활하는공간에대해서도말한다.시인은도로에서차에치여죽은고양이를통해세계의비정함을드러내고(「경축!새도로개통」),서로이야기할수없을정도로시끄러운거리의모습을그리기도한다(「왜안들리나했더니」).보관대쇠기둥에묶인자전거에서갑갑한일상에붙들린어린이의모습이떠오르는것은자연스러운일이다.

자전거들이꼼짝도못하고/자전거보관대쇠기둥에매여있습니다.(…)며칠전에자전거한대가도망갔다고합니다./주인이돌아와보니/튼튼한쇠줄이끊어져있고/자전거는감쪽같이사라져버렸다는거예요.(…)틈틈이닦아주고조여주고기름쳐주는데/눈이오거나비가오면/따뜻한집안으로데려와재워주는데/뭐가맘에안들어자전거가도망가는걸까요?-「자전거가도망간다고?」부분

시인은어린이들의처지뿐만아니라속마음까지도드러낸다.어른들이잘이해하지못하거나이해하려고노력하지않는,그러나많은어린이의가슴속깊은곳에도사린불안과공포에관해서이야기한다.시인은사람들의옷자락을잡아당기고머리를헝클어뜨리면서걷잡을수없이마구잡이로부는바람의모습을통해어린이들의마음속에서소용돌이치는감정의변화를보여주기도하고(「누구를닮았을까저바람은」),친구들앞에서는솔직하게말하지못하고겨우변기에앉아야마음편하게털어놓는어린이의마음도보여준다(『나는변기가좋아』).

차안이갑자기컴컴해진다/아무리눈을크게떠도/열심히눈을깜박거려도/눈을뜬것같지않다//콧구멍에도어둠/입구멍에도어둠/귓구멍에도어둠/숨을들이쉰허파에도어둠//갑자기몸이다없어지고/뜨나마나한/눈알만멀뚱멀뚱//밝은빛을/콧구멍으로실컷마셔봤으면/아무리못생겨도/내얼굴을환하게봤으면-「긴터널을지날때」전문

시인은어린이의마음을이해한다고말하지않는다.응원이나격려를보내지도않는다.다만어린이가느낄만한감정의모습을한폭의풍경으로보여준다.어린이들이자기마음과같다고느낄만한모습을보여줄뿐이다.이유를알수없는불안과공포를느끼는어린이독자들이『빗방울거미줄』을읽는다면,자기의감정을닮은풍경을통해진정깊은위로와위안을받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