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은 방이 두 개다 (이상국 동시집)

땅콩은 방이 두 개다 (이상국 동시집)

$10.80
Description
둘러보고 들여다볼수록 아름다운 세상!
길을 나선 어린이가 부르는 노래
시집 『뿔을 적시며』 『달은 아직 그 달이다』 등을 통해 40여년 간 정갈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이상국 시인의 첫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하루 종일 산과 들을 쏘다니는 소년 화자의 일상을 통해 시인 특유의 자연 친화적 서정이 어린이의 눈높이로 경쾌하게 생동한다. 실컷 놀다 해 질 녘 돌아온 아이의 몸에서처럼, 작품 한 편 한 편마다 풀과 바람의 냄새가 묻어나는 동시집이다.
저자

이상국

1946년강원도양양의농촌에서태어나책보를어깨에둘러메고초등학교를다녔습니다.어려서부터시인이되고싶었는데1976년박목월시인의추천을받아『심상』을통해시인이된후첫시집『동해별곡』에이어『집은아직따뜻하다』『어느농사꾼의별에서』『뿔을적시며』등일곱권의시집을냈습니다.시인의꿈을이룬지금은땅콩방만한산속의오두막에서사는새로운꿈을꾸고있습니다.첫동시집『땅콩은방이두개다』에는어린벗들에게들려주고싶은이야기와반달곰,기러기등자연의친구들과같이살았던시절로돌아가고싶은그리움을담았습니다.

목차

제1부나의고백
아침해
언덕길
학교가는길
민주형보고싶다
하느님은다아신다
자는척
개야미안해
눈치작전
나의고백

혹시나도
사람들은뭘만든다
아빠도모르는일

제2부여우야돌아와
달팽이나라
우리집에놀러와
여우야돌아와
담쟁이에게
꼬꼬댁꼬꼬댁
아무도모른대요
눈오는밤
담쟁이나라
양들이하는말
바보누렁이
눈아미안해
너그거아니

제3부땅콩방친구방나팔꽃
똥개
땅콩방친구방
기러기날아간다
어디로갔을까?
라면도길다
할머니치과
우리집철쭉
평양아기다려!
반달곰
등대
거북아고맙다

제4부뻐꾸기전화
첫눈
너무한다
눈오는날
수국이피었다
카멜레온
개밥바라기별
거미집
세상에이런일이
물푸레나무
뚱딴지
뻐꾸기전화
길동무

해설|아름답고궁금하고미안한이야기_정유경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길위에서만난생명들에게
세심한눈길로찬사와응원을보내는동시

이상국시인의동시에서어린이는나무,곤충,해,별등이자리한길위에서있다.발길이닿는대로자유로이거닐며바깥세상을활보하는어린이는책을보는대신울타리아래돼지감자꽃을들여다보고(「뚱딴지」),만화영화의다음에피소드를확인하는대신매일담벼락에가담쟁이가얼마나더자랐나살펴본다(「담쟁이나라」).잠든뒤꿈에서까지새들의잠자리를상상하는(「꿈」)어린이의노래를엮은이동시집에서는실컷놀다해질녘돌아온꼬마의몸에서처럼풀과바람의냄새가묻어난다.
새들도날아가는꿈을꾸는지/기러기나두루미같은철새는/먼길갈때/몇달씩하늘에서지낸다는데//그들도밤하늘을날아가다/나처럼침대에서/떨어지는꿈을꾸는지-「꿈」부분

동시집속어린이가매일바삐바깥세상을뛰어다닌다고해서사물들을얼렁뚱땅보아넘길것이라생각한다면오산이다.시인은어린화자가길위의관찰자를넘어세상의일원일수있도록시곳곳에크고작은자리를내어준다.어린이는길을걷다폐지줍는할아버지의리어카에쓱다가가손을보태고(「언덕길」),언덕길에서미끄러진동네누나가부끄럽지않도록못본체할줄도아는(「눈오는날」)오롯한주체로움직인다.더욱특별한점은어린이가길위에서매일마주하는생명들을한없이세심한시선으로살피고,작은변화에도온마음을담아찬사와응원을보낸다는것이다.강원도의산마을에서어린시절을보낸시인특유의그윽한시상은동심에관한따뜻한사유와어우러져빛을발한다.

동네빵집화단에수국이피었다/애기숟가락만한꽃잎들이/겹겹이에워싼꽃송이가/뭉게구름처럼피었다//손바닥만한잎사귀속에서/푸르고순한꽃송이들이/고개를조금씩숙이고피었다//가난하게공부해/크게된사람처럼/동네가다훤하다-「수국이피었다」전문

담벼락에담쟁이기어간다//봄에는어린담쟁이앞세우고/온가족이따라가더니//여름이되자/온동네가줄을잇고/얼마지나자담쟁이나라가다나섰다//이러다가내년쯤엔/온세계가담벼락에서만날것같다//담쟁이힘내라-「담쟁이나라」전문

아름다움과궁금함이미안함으로
미안함이다시아름다움으로

온세상을활보하며관찰하는어린이의특별한시선은세상을구성하는존재들에대한사유와반성을더하며더욱귀한시적의미를획득한다.어린이는눈길이닿는모든것을아름답고궁금하게여기는데그치지않고,주변이웃의이야기를들으며생각하고느끼는힘을키운다.여기서더나아가이상국시인은자연의이치를나름대로설명하려노력하는단계에도달한어린이의모습을보여준다.이는어린독자들로하여금높은곳에서내려오는지식,습득해야만하는지식과별개로자기만의고유한통찰을가꿔나가는기쁨을알게한다.

봄이왔는데/마당의철쭉이안핀다고/아빠가걱정한다//(…)//지난겨울/집을팔고/아파트로이사갈까하고/엄마와이야기한적있는데//철쭉이그걸듣고/슬퍼서저런다고한다-「우리집철쭉」부분

아프리카열대지방에//일년내내눈이내리지않는건//내리자마자녹아서//눈사람도못만든다는걸//하느님이다아시기때문일까-「하느님은다아신다」전문

『땅콩은방이두개다』에서는동물의멸종등부정적인현상을설명할때그까닭을사람들의잘못으로돌리고반성하는장면이자주포착된다.그뿐만아니라,보통사람의눈에는아주일상적이고자연스럽게여겨지는일도어린이의맑은눈에는자꾸만밟히고걸려,자기도모르게자꾸미안하다는말을건네는점에주목할만하다.

일부러/간드러지게웃으면/여우웃음//누가남을잘홀리면/꼬리가아홉개나달린/여우라나//이렇게나쁜건/다여우한테뒤집어씌우니/여우기분이어떻겠어?//그래서여우는/우리나라에는안살기로하고/모두떠난것이다-「여우야돌아와」부분

눈아미안해/우리집에마당이없으니까/너는위험한담장위에내리고/자동차지붕에도내리고/하수구에도내리고//너는내리자마자/자동차바퀴에도깔리고/전깃줄에도붙들리고/연탄재에도다치고//눈아미안해/내가크면우리집에/널따란마당을만들어줄게-「눈아미안해」전문

이동시집의백미는화자가미안한마음을느끼는것에멈추지않고잘못된상황을회복하고자하는의지를보이는대목이다.교활하고간사한이미지를온통여우에게뒤집어씌우니여우가우리나라를떠난것이라고꼬집는「여우야돌아와」,사다리나설계도없이도제몸에서실을뽑아멋진집을짓는거미를변호하는「거미집」,아예뚱딴지(돼지감자)의목소리로“제발나에대하여/뚱딴지같은소리좀하지마라”고화를내는「뚱딴지」등은읽는이로하여금머쓱한웃음과함께생각할거리를남긴다.이상국의동시에서는지나치기쉬운존재들을늘아름답게여기며궁금해하고,그관심이미안한마음으로이어지고,반성과해결의지가다시커다란아름다움으로되돌아온다.이둥글고선한아름다움의바퀴는어린독자들의길동무가되어오래오래씩씩하게굴러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