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를 내게 줘

꼬리를 내게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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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음에 태어날 땐 꼬리를 내게 줘”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를 기꺼이 보듬는 김미혜 시인의 동시집

섬세한 눈길로 어린이의 마음과 자연의 모습을 그려 온 김미혜 시인이 『안 괜찮아, 야옹』 이후로 6년 만에 네 번째 동시집으로 돌아왔다. 민들레꽃, 나팔꽃, 아기 고양이 같은 작은 생명체부터 돌고래, 멧돼지, 코끼리 등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에 이르기까지 온 생명을 향한 사랑이 독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며 시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숨김없이 자기 마음을 드러내는 강아지처럼 진솔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사랑을 표현하고, 때로는 씩씩한 태도로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맞서기도 하는 매력적인 동시집이다.

저자

김미혜

대학에서국어교육학을공부했습니다.동시집『아기까치의우산』『아빠를딱하루만』과자연이야기『나비를따라갔어요』를냈습니다.우리전통문화에담긴의미를찾아다니며『그림그리는새』『저승사자에게잡혀간호랑이』『칠월칠석견우직녀이야기』들의문화그림책에글을썼습니다.석굴암에오르는길부터가슴이두근거렸던글쓴이는석굴암본존불의아름다움과신비로움에깊이매료되어이글을썼습니다.

목차

제1부개로돌아가면안돼
꼬리
낯선개에대한예의
안돼
햇빛정원
고양이야야
고양이는고양이
산책당번
눈맞춤
개들은행복하다
비밀
함께짖자
고슴도치가되어
할머니집에서
중독

제2부도롱뇽처럼생겼어
오목왕
한살
나팔꽃커튼
파라솔층층나무
애기똥풀이름표
도롱뇽
목련꽃신발
해바라기보다커요
어떻게알고
반딧불이
엄마도잘모르죠?
거울
우선멈춤
참새무덤
꽃에게물어보았더니

제3부오늘은개세마리의밤
개세마리의밤
눈치우기
으쓱,논병아리
물거울
누가더잘불렀을까?
같이먹자
달밤
특별배송
큰별목련엄마
맛있는상추
죽지않는나무
엄마소
도토리의기도
다시봄이야

제4부개가되면좋겠구나
개가되면좋겠구나,개야
얼룩개
진돌아밥먹자
사람조심
무서운개라고하는개
비둘기
아주공갈염소똥
빨간구름
다시한살
나는태지입니다
장꽃분엄마
그멧돼지도엄마였어
트로피사냥꾼

해설|사이의마음,사이너머의상상력_이안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동시와함께묵묵히걸어온20년
김미혜시인의네번째동시집
자연과함께생활하며느끼는기쁨과슬픔을동시로그리는김미혜시인이네번째동시집으로돌아왔다.호기심많은아이의눈으로바라본세상을그린첫동시집『아기까치의우산』(2005),갑작스럽게아빠를잃은아이가슬픔을딛고성장하는과정이담긴『아빠를딱하루만』(2008),자연의생명체들과깊이교감하며쓴『안괜찮아,야옹』(2015,이상창비)에이어6년만에내놓는동시집이다.20년넘도록동시를써온시인은오랜기간전국의초등학교와도서관으로동시강연을다니고,동시놀이책『신나는동시따먹기』,동시그림책『꽃마중』등을내며동시를중심으로작품영역을넓혀왔다.이번동시집에담긴56편의작품에는동시와함께걸어온시인의진정성이느껴진다.이안시인은해설을통해“시인의목소리가어린이에서엄마-어른보호자로이동”했다고하면서“인생과세계에드리운그늘은더선명하게드러”났다고말한다.그래서인지이번동시집에는김미혜시인의순수한내면을더깊이들여다볼수있는작품들이늘어났다.

“아까봐놓고백년만에보는것처럼”
숨김없이사랑을표현하기
동시집『꼬리를내게줘』에서‘꼬리’는개의꼬리를의미한다.개는반갑거나행복할때격하게꼬리를흔들고,무섭고두려울때꼬리를다리사이에숨기는등꼬리를통해온갖감정을표현한다.꼬리로숨김없이자기를보여주는개에게고마운마음을담아쓴시가바로「꼬리」다.

아까봐놓고/하루이틀못본것처럼/조금전에봐놓고/백년만에보는것처럼//처음만난것처럼/너는언제나기쁜얼굴//다음에태어날땐/꼬리를내게줘//춤추는꼬리/숨가쁜꼬리―「꼬리」전문

김미혜동시는꼬리처럼진솔하고투명한매력이있다.사랑하는대상에게있는그대로사랑을표현한다.시인이사랑하는대상은자연속모든생명체지만,그중에서도개와아이에대한애정이남다르다.1부에서는개가들판을쏘다니다가온몸에씨앗들을묻히고오고(「고슴도치가되어」),옆집개가짖는소리에함께따라짖는등(「함께짖자」)어린아이처럼맑고천진한개의모습이사랑스럽게그려진다.“아픈개가들을까봐”병원비가많이나왔다는말을크게내뱉지않는모습에서는반려견에대한인간의깊은사랑이느껴져코끝이찡해지기도한다(「비밀」).2부는아이에게주변의소중한일상을하나하나보여주고싶은엄마의마음이담긴동시들이눈에띈다.나팔꽃이자라는모습을커튼같다고표현하고(「나팔꽃커튼」),떨어진목련꽃잎을아기신발에비유하는등(「목련꽃신발」)자연의풍경을어린이의눈높이로재치있게그려낸다.

“함께아파하고함께울겠습니다”
생명을보듬는진심어린자세
3부가동식물이자연속에서사이좋게살아가는모습을담아냈다면,4부에서시인은자연과하나될줄모르는인간의끝도없는이기심을상반되게보여준다.물건처럼개를유기하고(「얼룩개」),야생동물을오락처럼사냥하는(「트로피사냥꾼」)인간의잔인한행태를보다보면독자들은어느순간마음속에서미묘한감정이피어오를것이다.그감정은부끄러움과미안함이다.전작『안괜찮아,야옹』에서“마주할수없어도”“두눈바로뜨고불편한동시들을읽어내야”한다고말한바있듯이시인은이번동시집에서도“씩씩하게불편한시”를쓰겠다다짐하면서상처입은존재들을외면하지않고“함께아파하고함께울”겠다고외친다.이것이진정으로다른생명을존중하고보듬는김미혜시인의자세다.

깜깜한밤,마을에내려가/땅콩을먹고고구마를먹고/젖을채운멧돼지//(…)//그멧돼지는엄마였어//그밤,집으로돌아오지못한//멧돼지도누군가의엄마였어―「그멧돼지도엄마였어」부분

그림과함께동시속을거니는기분
『꼬리를내게줘』의그림은포근하면서담백한그림체로식물과사람의이야기를엮는안난초작가의작품이다.화가는어린화자한명을계속등장시켜동시를읽는이로하여금동시를읽는내내혼자가아니라는든든한기분이들게한다.이화자는처음만난개가마음을열때까지몸을낮춰기다리고,가만히서서짙게물든단풍잎을올려다보고,학대당한코끼리를꼭껴안아주며시인이동시속대상들에게표현하고싶어하는마음을대신전해준다.하나로어우러지는동시와그림을함께감상하다보면“꽃가지흔들려도환하고따뜻한길은없지만/꽃피면우리같이걷자”는「다시봄이야」의시구절이독자들의마음속에오래오래남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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