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새로운동시세계
송찬호시인이선보이는낯선감각과상상
송찬호시인의네번째동시집『신발원정대』가출간되었다.교과서수록동시집『저녁별』을비롯해『초록토끼를만났다』『여우와포도』에이어선보이는『신발원정대』는누구나한번쯤꿈꾸었던동화적세계로독자를이끈다.바람이나뭇가지에게속삭이는소리를들을수있고풀대신조약돌만먹는양이사는이세계에는자연과사물의이야기가흘러넘친다.언젠가시인은“내동시가좋은자연의안내자가되었으면하는바람”이있다고말했다(「『초록토끼를만났다』의시인,송찬호를만나다」,『창비어린이』2017년겨울호).동시집은시인이시골에서생활하며마주친자연풍경을가득펼쳐보이며새로운감각과상상을일깨운다.
쪼그려앉아야보인다!귀기울여야들린다!
주변의작은것들로우리를안내하는동시
돌멩이와결혼식을올린거위(「거위는날마다결혼식」),깊은저수지바닥에서기지개를켜는자동차(「저수지의봄」),책속에사는여우(「여우를만나려면」)를만나는데는많은준비가필요하지않다.새운동화를신고(「신발원정대」)김밥,빵,우유를가방에챙겨(「간이역」)책을펼치면동심을찾아떠나는오솔길이펼쳐진다.길을잃을걱정은할필요가없다.동시55편의주인공들이곳곳에숨은비밀스러운이야기들로우리를안내한다.
새운동화로출발하여
횡단보도건너고
계단오르내리고
운동장달리고
눈비에젖고
돌부리에차이고
걷고
뛰어서
헌운동화에도착하였다
거기까지2년걸렸다
_「신발원정대」
일상생활에서흔히보는작고평범한것들도송찬호시인의동시에서는다시태어나제빛을낸다.작고어린것,쓸모를다한것에서보물같은이야기를발견하는비결은시인의태도에있다.시인은눈에잘띄지않는것을들여다보기위해쪼그려앉고,보잘것없는것의목소리를듣기위해말을건다.『신발원정대』는송찬호시인이사려깊은관찰자이자탐구자로서발견한비밀로그려나간동심의지도다.그길을따라걸어보자.지루하면하품도한번하고,주스도한잔마시고다시정신을집중해숲길을지나보자(「여우를만나려면」).달팽이가콩잎과전세계약을맺는순간을발견할지도모른다(「달팽이집전세계약서」).
‘인형의눈’을달면
조금더재밌어지는세상
인형을만들다가
인형눈알이없어
팥알만한단추를찾아
눈으로달아주었다
다만들어진인형이
조그만소리로외쳤다
네얼굴이보여!
세상도잘보여!
_「인형의눈」
『신발원정대』가담아낸장면들에는인간이아닌존재들의이야기가많다.어린이화자가등장하지않더라도동시를끌어갈수있는힘은시인이가진상상력에서나온다.시인은‘꿈과동경의세계가어딘가있다고믿는마음의상태,재미와호기심에가득차그세계를찾아가는아이다운마음의여행’이바로‘동심’이아닐까말한바있다.‘아이다운마음’에이르고자고민을거듭한결과,딱딱하게굳은마음을간질이는동시들이탄생했다.부엉이네집에놀러가면부엉이가사슴벌레의뿔,매미날개,개구리뒷다리가루를넣어직접만든과자를내어주는이세계는모든것이살아움직여서생기가넘친다(「부엉이과자」).표제작「신발원정대」에서독자는새운동화에서출발하여헌운동화에도착한다.여기저기헐고때묻은운동화는마치훈장같다.운동화가더러워지는동안,앞으로걸어갈길에서곳곳의비밀을찾아낼‘인형의눈’을발견했기때문이다.그눈으로본세상은조금더재밌는곳일테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