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집가

오늘 수집가

$12.00
Description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바꾸는 마법!
포근하고 다정한 마음을 담은 동시집
2018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김물 시인의 첫 동시집. 언어에 담긴 강력한 힘을 유감없이 발휘해 답답한 현실에서 자유를 꿈꾸는 어린이의 모습을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시인은 어두운 방 안, 학교 쉬는 시간 등 언제 어디서든 탁월한 발상으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치는 어린이를 그리면서도, 자칫 놓치기 쉬운 작은 눈빛과 한숨에까지 시선을 보내는 어린이의 살뜰한 마음을 발견해 낸다.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포근하고 다정한 마음으로 가닿는 동시 52편이 수록되었다.

저자

김물

2016년『어린이와문학』에서동시추천이완료되었고,2018년『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에「수영장에서」외4편의동시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마음닿는곳에서자라는시를발견하고있습니다.

목차

제1부지구속내방까지1초
자유|내가만약가방이된다면|플라네타륨|공|트램펄린|열세고개너머너머|종이비행기|욕실슬리퍼|수영장에서|복도엔|혼자놀기|옷이너무깊어서|오늘수집가

제2부참외배타고깻잎이불덮고
바다를신다|봄을튼다|둥글어서|참외배|숨|바람조각|소나기|그날|생각엮기|깻잎이불|우산|아침해|한낮,교실

제3부고양이는둥글다
둥근안경이응응|빈집|구름|높고녹는산|퍼즐길|전봇대이야기|안내방송|거미|갯벌|내품안에밤|무릎|달|고양이는둥글다

제4부어쩌면오늘은
고치의시간|헨젤|검은비|택배|손톱달|이사|도넛의마음|검정비닐봉지속에는|함박눈|네가웃을때|스노볼|부푼다|오늘은

해설|닫힘에서열림으로_김제곤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오늘날의어린이를향한빛나는통찰과상상력
독보적인창의력으로매만진언어의동시집

김물시인은“일상에서흔히접하는사물들이다른느낌으로읽히도록하는개성넘치는비유가돋보”인다는평을받으며등단했다.독특하고강렬한언어세계를지닌시인이오랜습작끝에한권의동시집으로엮어낸『오늘수집가』에는그간의기다림이아쉽지않을정도로참신한동시가넉넉히담겼다.시인은어딘가에매여있고자유에대한갈망을느끼는어린이를자주그려내는데,여기에그치지않고어린이들이마음껏상상하고꿈꿀수있도록무한한공간또한마련하였다.이과정에서눈에띄는것은시인의빼어난언어적역량이다.

우주를켠다//네모난방안/흩뿌려진별들//탈탈속을비워낸책가방에/산소를가득채워메고//침대에솟아오른이불산맥위/겅중겅중우주인의걸음을걷는다/방방뛰어오른다//(…)//흘러내린/우주복고무줄을끌어올린다//다시,다리를뗀다/우주속을걷는다―「플라네타륨」부분

어두운방안은폐쇄적인공간으로도보이지만시인의눈길을거치면광활한우주로거듭난다.텅빈책가방은산소가가득든산소통이되고,이불은화자를재우는것이아니라화자의걸음을깨우는외딴행성의표면이되며,잠옷은훌륭한우주복이된다.뿐만아니라“보드랍고캄캄”한밤이된‘옷속’에서는“어디든갈수있고누구든만날수있”으며“명왕성하늘을날아다니다/지구속내방까지1초도안걸려도착”(「옷이너무깊어서」)할수도있다.

익숙한낱말로돋보이는언어를만들어내는것은김물시인의특장점이다.바닷물에발을담그는행위를보고‘바다를신다’라는신선한의미를발생시키며읽는이의감각을자극한다.‘오늘을수집하다’‘옷이깊다’‘봄이쏟아진다’와같은표현모두그만의독특한말법에서비롯되었다.『오늘수집가』에는“언어의지시적기능이상을넘보지못하는우리들의일상어가따르지못할”(김제곤,해설「닫힘에서열림으로」)힘이있다.독자들은동시를읽는즐거움뿐만아니라새로운시선에눈뜨게하는기분좋은동력을느낄수있을것이다.

짓눌리는현실에균열을내탈출구를모색하는어린이
동시위에서재현된그들의무한한가능성

시인은어린이가마음속걱정과고민을비워내는과정을도넛에비유했다.「도넛의마음」의시적주인공은“세상은내마음대로되는게아니더라”는것을깨닫자,“무거워지지않”고“가득채우지않을거”라며다짐한다.마침내“어떤모습이건/나는나니까”라고씩씩하게선언하며한걸음나아가는어린이가미덥게그려진다.시인이그려내는어린이가이토록단단하게성장할수있는것은그동안아픔과슬픔의시간을지나온스스로에대한강력한믿음에기인한다.

차가운교실안으로몸을밀어넣는다//바닥에가라앉은의자위/떠오르는몸을눌러붙인아이들//말들은거품으로흩어지고/귀에닿은소리들은/웅웅대다사라진다//금세차오르는숨//돋아난손발로허우적거리며/네모난덩어리밖으로/솟구쳐오른다//숨쉬는법을잊은나는/안에들어가지못한채/문앞을더듬거린다―「수영장에서」전문

‘교실’만큼다양한느낌을주는단어는흔치않을것이다.앞으로세상을이끌어갈어린이들이자라나는곳이기도하지만,그만큼그들을억압하고통제하는곳이기도하다.시인은후자에초점을맞추어숨이턱막히는교실풍경을습기가득한수영장에비유했다.그러나시인은이에그치지않고그들을향한응원과격려의목소리를보낸다.

시인은“닫힘의세계에마냥갇혀있는존재가아니라그세계에어떻게든문을내어열림의세계로나아가려는존재”(해설「닫힘에서열림으로」)를그리고있다.수영장같은교실속어린이들이숨쉬는법을터득해고립감을이겨내길응원한다.「한낮,교실」에서는교실창틈에서흘러나온아까시향기를맡고“콧구멍속이달큼해진아이들이/코를큼큼”댄다.수업시간에도“향기에버무려져/조금흐트러”질수있는,그런여백이있는교육현장이되기를시인은희망한다.날선세상때문에상처받고도,툭툭털고일어나“어쩌면/오늘은괜찮을것같”(「오늘은」)다며힘있게나아가는모습이묵직한울림을선사한다.

어른의시선이닿지않는구석을비추는눈길
세상을좀더나은곳으로만드는어린이만의정답

시인이그려내는어린이화자들에게는어딘지성숙함이느껴지는것또한『오늘수집가』의특징이다.그들은작은키에낮은눈높이로어른의시선이닿지않는곳들을보면서도,훌쩍자란마음의키로는더깊고높은곳에까지눈길을보낸다.「무릎」은그런순간을유감없이포착한동시다.

무릎은구부러진다/나를낮출수있게해준다/문닫은닭갈비가게앞/묶여서도꼬리를흔드는개옆에/쪼그려앉게해준다/물기젖은까만눈을/들여다보게해준다/개집앞/먼지내려앉은밥그릇을/볼수있게해준다/책가방에서꺼낸급식우유로/빈그릇채울수있게해준다/무릎이구부러져서/까끌하고마른등허리/쓰다듬어볼수있게해준다―「무릎」전문

무릎을구부려개옆에쪼그려앉을수있는화자는자세를낮추지않아도이미그눈길이아래까지닿아있는사람이다.개에게는빈그릇을채워준화자의손길이,화자에게는개의젖은눈빛이오래도록기억될것이다.개에게보낸안온한시선은다른생명에까지이어진다.작아서잘보이지않는‘거미’를보고서는아무도간적없는길을가는행보에주목한다.거미는시인의눈을거쳐“길이부서지고사라져도/다시길을펼”(「거미」)치는씩씩한나그네가되었다.「택배」에서는‘아빠’의하루를조명한다.

화자는얼음덩어리같은택배상자를나르다가“아빠몸에물기가번”지는장면을떠올리며그의고단함을위로하고기억한다.이같은다정한마음은심리적거리가먼이에게도여전하다.“쪼그려앉아/보도블록을끼”(「퍼즐길」)우는아저씨를보면서눈가의주름과힘겨운걸음을생각하는마음은미덥기그지없다.바닥에뿌리내린작은풀꽃하나,개미한마리까지들여다보았던어린이도키가자라어른이되면놓치는것들이생긴다.함께살아가는이들에대한관심을잃어유대감이란존재하기어려운세상에서시인은좀더나은세상이될수있는가능성을염두에두고어린이의대가없는친절과다정한손길을그지침으로제시한다.

이동시집이어른에게는잊어버린동심과삶의방향을찾는길잡이가,어린이에게는“한잠두잠/자고깨며/내집을짓는시간”(「고치의시간」)을격려하는믿음직한응원단장으로남길기대한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