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 모자 씌우기

코뿔소 모자 씌우기

$12.00
Description
외로움을 넘어 자유롭게 뛰노는
눈 밝은 아이들의 뒤죽박죽 상상 나라

★제2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시 부문 수상작★
『괭이부리말 아이들』 『기호 3번 안석뽕』 『고양이 해결사 깜냥』 등 숱한 화제작을 발굴해 온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27회 동시 부문 수상작 『코뿔소 모자 씌우기』가 출간되었다. 임수현 시인은 섬세한 시선으로 외로운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그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상상의 나라를 선물한다. 어린이들은 상상의 놀이터에서 낯선 친구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서로의 연결점을 찾아낸다. 이는 타인의 세계를 직접 마주하고, 잊었던 ‘내 안의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이어진다. 외톨이로 지내던 어린이가 움츠러든 마음을 한껏 펼치며 재미있는 ‘놀이’를 상상하게 하는 동시들이 내면의 힘을 기르는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외로운 아이가 갖는 정서를 예민하고 섬세하게 다루는 시인의 솜씨에 신뢰가 간다.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세워, 인간 사회의 은유로 세계를 확장해 보여 주는 작품들에서는 독특한 재미가 느껴진다. 진지하고 조금은 어두운 색채를 지닌 작품도 있지만 한편으로 어린이 특유의 발랄함도 잘 그려 냈다. 전반적으로 세심한 관찰력과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_심사평(김제곤 원종찬 배유안 이반디)

저자

임수현

경북구미에살며푸른빛이어스름한금오산을좋아합니다.2016년『창비어린이』동시부문신인문학상,2017년『시인동네』시부문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코뿔소모자씌우기』로제27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동시부문에서우수상을받고,동시집『외톨이왕』으로제7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받았습니다.동시집『오늘은노란웃음을짜주세요』『미지의아이』(공저),청소년시집『악몽을수집하는아이』,시집『아는낱말의수만큼밤이되겠지』를냈습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눈밝은아이들만발견할수있는곳
제2부공룡알하나쯤있다면
제3부나는하나도안심심한토끼
제4부모닥불은꺼지지않고계속

해설|꿈과꿈밖을오가는에취할머니_김제곤

출판사 서평

‘자기세계’를만들어가는상상의나라

2016년『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한임수현시인은제7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에이어제27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동시부문까지수상하며동시문학계의튼튼한기둥으로자리잡고있다.시인은외로운아이의마음을살피는섬세한시선과현실을바탕으로한환상성으로빚어낸독특한상상의나라로평단은물론독자에게도꾸준히사랑받고있다.

그림자들이모여사는나라가있어/거긴개도사람도정어리그림자도/다같은말을쓰는나라야//물고기는날아다니고/새들은물속을헤엄쳐/사람들은새처럼날고/새들은사람처럼웃는곳이야/모두가엄마고아빠야/누구나친구가되는곳이야//가시로뒤덮인크고작은나무들과/풀들이성처럼우거져/눈밝은아이들만발견할수있는곳이야//자!이제눈을감아/어둑어둑밤이다가오고있어.―「어둑어둑그림자나라」

『코뿔소모자씌우기』는개도사람도정어리도같은말을쓰는자유롭고평등한「어둑어둑그림자나라」의초대로시작된다.그곳은햇볕아래누워학교가기싫다고외치는고양이도(「고양이학생구함」),하나도안심심한척하지만실은무척심심한토끼도(「하나도안심심한토끼」),높이집을짓는달팽이에게엉뚱한질문을던지는‘나’도(「달팽이집짓기」)아무런거리낌없이자유롭게뛰어노는공간이다.정해진규칙과어려운질문이가득한어른의세계에서온전히이해받지못하는어린이는외롭기일쑤다.시인은동시를통해그동안쌓아온외로움을마음껏이야기하고털어낼수있기를바라며이를바탕으로외로울때마다들를수있는‘자기만의세계’를만들어가기를응원한다.더불어우리의모습이담긴동물들의이야기를통해자신의감정을깊이들여다보고,어쩌지못하는마음을있는그대로표현하고,엉뚱한질문도소리내어말하는일이‘나’의세계를만드는데큰발판이된다는걸깨닫게한다.

타인을바라보는다정한시선
함께‘놀기’로성장하는어린이

개인의내면에집중했던전작과달리이번『코뿔소모자씌우기』에서는타인을바라보는다정한시선이도드라진다.낯선바다에해먹과강아지를그리며홀로외로움을극복했던어린이는쨍쨍한햇빛때문에힘들어하는코뿔소에게모자를씌워줄계획을세운다.사다리에함께올라갈친구,장대높이뛰기를도와줄장화신은고양이를초대해함께놀기를제안한다.산길을걷다우연히만난새끼뱀이생크림케이크를먹는모습을상상하며깜짝놀랐던자신의마음도,자기때문에깜짝놀랐을새끼뱀의마음도어루만진다.자신의외로움을깊이들여다보던어린이는자신보다배로덩치가큰코뿔소의외로움도,자신보다작은새끼뱀의두려움도알아챈다.그러고는흩어진친구들을한자리로모아신나게놀며서로의외로움을잊고,달콤한케이크로두렵고미안했던마음을함께씻어버린다.자신의슬픔너머타인의슬픔에공감하고서로에게힘이될새로운‘놀이’를상상하는일은수많은고민과함께걸어나갈어린이들에게중요한밑거름이될것이다.

햇빛은쨍쨍하고/모래알은반짝이니/코뿔소에모자를씌워주자/밀짚모자가어울릴거야/야구모자도괜찮을거야/그런데누가모자를씌우지?/사다리를놓고올라가자/누가올라가지?/새총을만들어씌우자/누가새총을만들지?/장대높이뛰기를해서씌우자/누가장대를만들어오지?/장화신은고양이한테부탁해보자/어디가서고양이를찾지?/코뿔소에게잠시앉아보라고하자/누가코뿔소귀에대고말하지?/햇볕은쨍쨍하고/땀은삐질삐질/가만듣고있던코뿔소/물속으로풍덩!-「코뿔소모자씌우기」

엄마와산책하다/새끼뱀을봤다//으악!뱀이다/엄마치마를잡아당겼다//새끼뱀도헉헉거리며/엄마뒤에숨어/침을꼴깍삼킬까?//다음날부터풀숲을지날때면//엄마뱀아빠뱀새끼뱀/찔레꽃아래모여//둥글납작돌멩이식탁에/뱀딸기생크림케이크를/입술가득묻혀가며/먹을것같았다.-「찔레꽃아래」

따뜻한이야기로실타래를잇는임수현시인은어린이가한나절신나게놀다갈자유로운상상의나라를지키는수호자의역할을자처한다.부지런히골목길을돌며길잃은고양이의어미를찾아주고,무거운가방을멘아이의등을몰래밀어주는,작지만지혜로운그의시어들이많은어린이독자들이새로운세계를꿈꾸는데큰용기가되어줄것이다.

우리는이시집에서공상에빠져외톨이로지내는어떤특별한아이의모습을발견하게될거예요.어쩌면그것은잠시잊고있던나의외로웠던모습일지도몰라요.한편의시를읽는다는것은나와다른누군가의삶을그저물끄러미바라보는일만은아닐겁니다.내가잊고있었을지도모를‘내안의나’에게가만히손을내미는일이기도하지요._김제곤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