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보는 용기 : 새로운 세기의 아동청소년문학

다르게 보는 용기 : 새로운 세기의 아동청소년문학

$24.51
저자

강수환

저자:강수환
1986년서울에서태어났다.「콤플렉스는나의힘」으로2017년『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평론활동을시작했다.현재『창비어린이』편집위원으로있으며인하대학교에서비평,서사이론,문화학등을가르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지금부터로봇들과대화해보시지그러세요?:생성형AI시대의독자
재현의언어를청소년에게
반복과대중성,시리즈아동문학의출발점
시가다시노래가되었을때
새로운세기,어린이와만나는세가지방법:『새로운어린이가온다』『어린이라는세계』『언젠가는어린이가되겠지』
디스/리스펙트시대의비평
은하계를여행하는아동청소년문학평론들:2022년아동청소년문학평론안내서

제2부
다시너와연결될수있다면:『꿈에서만나』『스노볼』『단명소녀투쟁기』를읽으며
어떻게든,살기위해,달리는소녀들:최양선,김민경,이꽃님의청소년소설에서
위조화폐와가상화폐사이에서:최양선의청소년소설들을읽으며
『아몬드』와‘사이코패스’라는어떤도시괴담에관하여
정체성은말할수있습니까?:최상희,은이정,이진의단편청소년소설을중심으로
편지는언제나목적지에도착한다:청소년소설에서의노동들
콤플렉스는나의힘:이진『아르주만드뷰티살롱』과『원더랜드대모험』
순수에서다양한빛깔의사랑으로:청소년소설의사랑과연애

제3부
세죽음과어떤죄책감:백온유『유원』
서로의곁을넓혀가는이들의이야기:진형민『곰의부탁』
‘정상성’이라는덫으로부터:문경민『훌훌』
곁에있다는것,곁을만들어간다는것:김중미『곁에있다는것』
진실을듣고답하기위해서:이금이『거기,내가가면안돼요?』
특별한친구들아:동화속주변인물들
진실을대하는방법:정은숙『내일말할진실』
질문을찾는아이들:이경화『담임선생님은AI』
평화와공존을말하다:원종찬·박숙경엮음『우리함께웃으며』『우리여기에있어!』

수록글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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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폭넓은사유,탁월한질문이빚어내는독보적인시선
아동청소년문학비평계에활기를몰고올강수환첫평론집

2017년『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평론부문을수상하며등단하고현재계간『창비어린이』편집위원으로활동중인강수환의첫번째평론집『다르게보는용기:새로운세기의아동청소년문학』을펴낸다.해박한지식과날카로운통찰,섬세하면서도유려한글로신예평론가로서첫걸음을내디딜때부터주목받은그의첫책을관통하는질문은‘어떻게볼것인가’이다.새로운세기의어린이·청소년독자를,그들을향해희망을발신하려는문학작품을,나아가폭력적이고모순된오늘의세계를‘어떻게볼것인가’.저자는먼저어린이·청소년이라는존재를“이해할수없는타자로남겨두”지않기위해그들을향해“눈과귀를열어두”고,“서로의이야기를더많이,더다양하게쌓아”(「책머리에」)갈것을다짐한다.

또지금의아동청소년문학을전통적인‘문학’의입장에서평하기보다미디어,과학기술및다양한장르적배경을아우르는‘새로운렌즈’를통해독해함으로써독자에게용기를심어줄수있는이야기를모색하고자한다.(「반복과대중성,시리즈아동문학의출발점」)아울러그는우리를둘러싼현실을‘다르게’바라보려는용기,부조리한세계의‘재현불가능성’에맞서려는의지를되새긴다.독자,작품,세계를새롭게바라볼때비로소지금의어린이·청소년이현실을헤쳐나가는데필요한언어를쥐여줄수있다고믿기때문이다.(「재현의언어를청소년에게」)저자가지난6년간의비평적성찰을단단히응축한결실로서『다르게보는용기』가기존의아동청소년문학을새롭게읽어내는동력을제공하는동시에아동청소년문학비평계에도신선한에너지를불어넣을것으로기대한다.

때로우리는이해할수없는대상앞에서말을잃곤한다.이때취할수있는가장윤리적인태도란,우리는이것을정확히바라볼수없노라며눈을감는것이아니라,어떻게든다르게바라보며이사안을향해성큼다가서는일이다.「책머리에」중에서

새로운세기의아동청소년문학을
‘어떻게볼것인가’에대한적실한응답

이책은총3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는아동청소년문학을둘러싼당대의쟁점과담론을중심에두고쓴글들을모았다.생성형AI,문학의재현윤리,시리즈아동문학,동시와매체,21세기의어린이관,비평의현재등문학안팎의다양한주제를다룬글들이아동청소년문학을읽는색다른시각을제공한다.예컨대‘챗GPT’와같은생성형AI의출현이인간의의식을새롭게구성하며읽고쓰는방식을완전히뒤바꿀것이라는예견은최근아동청소년문학계에서도자주논의되는바,저자는이지점에서한발더나아가생성형AI가사용자와의상호대화를통해이야기를생성한다는‘구비문학적’속성에주목한다.

계속해서질문을이어가며‘이야기’를만들어낼수있는쪽은성인보다어린이·청소년독자일것으로예측하며,새로운기술조건하에서막연한냉소나두려움으로일관하기보다는“세계를새롭게읽고쓰는방안”을적극적으로마련해야한다고주장한다.(「지금부터로봇들과대화해보시지그러세요?」)미디어문화에대한깊은사유를바탕으로‘유튜브’같은알고리즘기반플랫폼과비평활동의관계를숙고하거나(「디스/리스펙스시대의비평」),인용연결망네크워크모델을활용해한해의평론을‘메타비평’한평론(「은하계를여행하는아동청소년문학평론들」)과더불어저자만의독창적이고도진솔한비평관(觀)이잘드러나는글이다.

단요와백온유의청소년소설,세월호참사와코로나19팬데믹사태를차분하게짚으며문학에서의‘정치적올바름’과재현윤리를고찰한「재현의언어를청소년에게」는2010년대중반이후문학장(場)참여자들이맞닥뜨린세계의‘재현불가능성’을환기하는한편,“무책임한권력의언어가퍼지는동안사태를재현불가능한것으로남기”기보다는“괴물같은현실”을정면으로응시할수있도록재현하는일이특히아동청소년문학을하는이들에게필요한윤리적응답임을역설하는묵직한진단이다.이른바‘문학성’과‘정치성’에대한젊은평론가의정교한사유이자심지굳은자기선언으로도읽혀더욱미덥다.

“진실을추구하는데에는커다란용기가필요하다.
기존세계의질서에틈을내고허무는일이기때문이다.“

읽고쓰며감응하는문학의세주체,
독자·작가·평론가가공유하는용기에의믿음

2부의청소년소설평론들은작가·작품을비평적으로경유하여주체,정체성,노동,사랑등을화두로오늘날청소년의현실을비춘다.청소년소설을동시대청소년을위한언어를발견하는텍스트로바라보는비평가의고심과책임감이엿보인다.저자는인재(人災)라할만한사회적참사의청소년희생자들,일터에서목숨을잃는청소년노동자들을문학이진실로기억하고애도할수있음을간곡히전하며,“누군가의죽음을수취인불명으로남겨두지”않고“그의지난생을지금의시제로대신이어”쓰는“정치적인행위”로서문학의힘을낙관한다.

이때저자가써내려간낙관의문장은관성적으로호출되는것이아닌,김민경·김해원·진형민의작품을능숙하게넘나들며문학과시대를적확히읽어낸결과이기에신뢰감을준다.이꽃님·최상희·현호정의소설에서거대한폭력에맞서는여성청소년들을발견하고그들의몸과마음을억압하는구조를지적하며모두가“이구조의공모자”(「어떻게든,살기위해,달리는소녀들」)임을밝히는대목에서도저자는함께“기억-하기”를요청한다.독자·작가·평론가,곧“읽고쓰며감응하는”세주체가진실을‘기억하기’를멈추지않는다면누군가의죽음혹은투쟁은“목적지에정확히도착”해헛되지않게되고남은이들은“현재를회복”하여“지금의삶”을살아갈수있다는종요로운문장은지난한시기를견디는이들에게무력감에휩쓸리는대신다시한번“희미하게나마자신이향해야할곳”을똑바로응시할용기를선사할것이다.

(「편지는언제나목적지에도착한다」)짧은리뷰·서평을엮은3부역시자신만의논지를구성해내는도전의식과분석력이빛난다.“좋은문학은독자들에게답을제시”하기보다는“근원적인질문을던지게끔”(「질문을찾는아이들」)한다는저자의정의는평론에도적용될것이다.오늘날절망스러운상황에서도아동청소년문학을통해희망을발견하려애쓰는모두에게『다르게보는용기』가믿음직하고다정한길잡이이자생산적인논의의단초를제공하는하나의‘좋은질문’으로자리매김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