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놀러 갈래?

우리 집에 놀러 갈래?

$12.00
Description
삐딱함과 당당함으로 빛나는 어린이의 매일
눈부신 성장의 세계로 초대하는 동시집
간결하고 명쾌한 화법으로 어린이를 향한 애정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김은영 시인의 신작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오랫동안 시골 초등학교 교사로 일해 온 시인은 어린이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발견의 순간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목소리를 실감 나게 담아낸다. 시인이 어린이와 자연 곁에서 얻은 생명력, 활동력이 자연스레 담긴 작품들은 여린 존재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일이 생기로 가득함을 일깨우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총 56편 수록.
저자

김은영

저자:김은영
봄비처럼촉촉하게마음을적셔주는동시를쓰고싶습니다.1989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동시집『빼앗긴이름한글자』『김치를싫어하는아이들아』『아니,방귀뽕나무』『선생님을이긴날』『ㄹ받침한글자』『삐딱삐딱5교시삐뚤빼뚤내글씨』『우주에서읽는시』『희망1인분』을펴냈습니다.

그림:양양
그림책작가이자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합니다.가끔사진을찍고,계절의행간을징검다리삼아산책도하고요.그림책『계절의냄새』『너의숲으로』를지었고,『좋아한다고말할수없었어』『우리지금,썸머』『갈림길』『상어인간』『타임투어』『1995,무너지다』외여러책에그림을그렸습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아주작은아이가
마법아이|우리집에놀러갈래?|귀의하소연|배려|생쥐와야옹이|해의눈꺼풀|까만알약|프랑스시인과나|엘리베이터를탄반려견|바람산책|무한대|잣나무숲지기

제2부아이들수만큼시가되었다
가족독서|하늘액자|그릇|유별난기도|쓸쓸한귀|동생과노는방법|가을열한개|말하는손|구름장날|마네킹다리|거울의방|비움과채움

제3부이슬을털어내는중
옹이와냥이|시인과거미|겨울까마귀|가을걷이노래|뱀과개구리와나|진돌이|지붕위로올라간어미소|장마철소동|맨발손님|가자미와문어|방귀버섯|고라니와멧돼지

제4부꽃아닌날없다
봄나들이|빗방울호텔|눈사람생일|꽃이지면|거미줄전시장|하늘모닥불|밤꽃|죽순|날개를단거미줄|고라니똥|데이트신청|너는나에게

제5부난그냥그래
전학온아이에게|어린과학자|배가아프면|소가묻소|돼지들의소원|탄소와미세먼지|전쟁터학교|층간소음

해설|‘생활’의발견,동시의재발견_김재복

출판사 서평


삐딱함과당당함으로빛나는어린이의매일
눈부신성장의세계로초대하는동시집

간결하고명쾌한화법으로어린이를향한애정과자연의아름다움을노래하는김은영시인의신작동시집이출간되었다.오랫동안시골초등학교교사로일해온시인은어린이가일상에서마주하는작은발견의순간에귀기울이며그들의목소리를실감나게담아낸다.시인이어린이와자연곁에서얻은생명력,활동력이자연스레담긴작품들은여린존재들이제목소리를내는일이생기로가득함을일깨우며깊은울림을남긴다.총56편수록.

“쿵쿵울릴때면손뼉을쳐주세요”
어깨꼿꼿이펴고달려나갈어린이의내일을그리는동시

30년이넘도록어린이를위한작품을써온김은영시인이새동시집『우리집에놀러갈래?』를펴냈다.오랫동안시골초등학교에서교단을지키며어린이가까이에서지낸시인은어린이의생생하고활기넘치는목소리를고스란히들려준다.이번동시집에등장하는어린이들은처음부터끝까지당차고산뜻하다.

어느날/아주작은아이가/떨리는손을꼭잡고/낯선집으로찾아갔어요//바로그날,/아이는마법을펼쳤어요//엄마를낳고/아빠를낳고/할머니도낳고/할아버지도낳았죠//그뿐만이아니었어요/이튿날엔/삼촌도낳고/고모도낳고/이모도낳은걸요―「마법아이」전문

한생명의탄생으로말미암아수많은존재가탄생한다.이전과는전혀다른새로운세계가시작됨을알리며시인이그려내는어린이의이야기가시작된다.표제작「우리집에놀러갈래?」의어린이는친구의집에“게임기”“다락방”“햄스터”가있다는말에도마음이동하지않다가,“우리집에아무도없다”라는말을듣고단번에“그래,가자”라고답한다.어린이들에게도온전한제공간과시간이필요하다는것을유머러스하면서도친근하게드러내는작품이다.프랑스시인장콕토가시「내귀」(MonOreille)에서“내귀는소라껍데기/바다소리를그리워한다”고쓴것을빌려“대한민국학생인나”는“와이파이를그리워한다”고재치있게표현한시도눈길을끌며(「프랑스시인과나」),부모님에게“두분은너무말이없”으니“바깥에나가서”같이시간을보내라며은근슬쩍혼자만의시간을확보하는익살도감상을풍성하게한다(「가족독서」).윗집에사는아이가쿵쿵대며걸을때소음이라고화내지말고아이가“지구를//두발로튕기고있”는것을응원해주자며이해를청하는마지막수록작까지(「층간소음」)어린이가자신의마음에귀기울이고자기만의내일을향해힘차게나아가기를응원하는작품이가득하다.

존재의연약함을빈틈없이포착하는
한없이순하고무한히다정한시선

김은영시인은어떠한존재가연약해지는순간을면밀히포착한다.옷가게앞을지나다마네킹을보면서전쟁으로고통받는이들을떠올리는가하면(「마네킹다리」),폭우로삶의터전과소중한가족을잃은“어미소눈망울이/빗물에젖어그렁그렁하다”고말하며소의슬픔에공감한다(「지붕위로올라간어미소」).시인의동시세계에서는여리고힘없는존재가절망적인상황에서제나름대로희망을발견하며생(生)을긍정하는장면도눈에띈다.

붉고까만칠성무당벌레님!/어느꽃밭아파트에사세요?//오늘은햇살도좋으니/고추꽃밭에서나랑데이트해요//알록달록광대노린재님!/나는까마중단지에살아요//고추꽃밭은이른아침농약을쳤으니/까마중잎사귀공원으로오세요.―「데이트신청」전문

경쾌하고발랄한분위기속에서도드라지는시어인‘농약’은곤충들에게는곧죽음을의미하지만두주인공은크게개의치않는듯하다.인간의이기심으로인해삶을지속하기어려운상황에놓였음에도사랑을지키려는이들의모습이눈물겨우면서도치열하다.「가을걷이노래」도농부의작물을먹으려는참새와굼벵이의당당한태도가빛나는작품이다.자칫포식자인인간에게하루의식량을빼앗길지도모르는절체절명의위기에놓인참새가“묵은쌀”을줄테니“벼이삭까먹지마라”는농부의말에“싫어요,싫어요/찰진햇벼는/우리가먹고/푸슬푸슬묵은쌀은/농부님이드세요”라고외치는모습이야무지다.동식물을비롯해연약해보이는존재들의세찬생명력을정중하고도다정한화법으로작품에담아내는시인의눈길이믿음직스럽다.

흙속에서향긋한봄냉이캐내듯
언제어디서나이야기를발견하는힘

김은영시인은학생들과함께학교텃밭을가꾼다.해마다사계의흐름을어린이들과차분히지켜보며행복해하는시인은늘똑같아보이는풍경에서언제나새로운것을발견해내는어린이의시선을놓치지않는다.시인이지켜본어린이의‘발견레이더’는자연의변화에국한하지않고주변사람들에게확장된다.

친구들을소개했다//쟨탁!치면탱탱볼이야//쟨건드리면땅벌이야//쟨엉뚱순둥이야//쟨까칠똑똑이야//쟨괜찮은데조금아파//넌?//난그냥그래―「전학온아이에게」전문

타인을알아봐주는일만큼이나어려운것이바로스스로를알아봐주는것이다.서로가서로를알아봐주었을때둘은진정한친구가될수있다.“늘다른친구를살펴보기만했던”‘나’에게전학온친구가‘나’의존재를물었을때,비로소자신을돌아보며“일렁이는‘나’의마음을시인은소중히포착”한다(김재복,해설「‘생활’의발견,동시의재발견」).작품을읽는독자역시그제야화자가소개하는반친구들이아니라친구한명한명을짚어소개하는화자의세심함을환기할수있다.시인도어린이들과마찬가지로세상곳곳에서이야깃거리를캐낸다.“이세상모든곳에”사는바람(「바람산책」),“함께노는게재미있는척”하면할수록더행복해지는동생의표정(「동생과노는법」),즐거운장날에내린소낙비를보고구름이“장구경나왔다”며“날가문디고마운단비”라고이름붙이는마음까지(「구름장날」),찰나의순간을아름답게그려낸다.시인은봄이오면냉이를캔다.사람들의눈에는모두비슷해보이지만,시인에게똑같은냉이는하나도없을터,자연과인간을바라보는따뜻한시선과흙을털어낸손바닥에남은향긋함이바로30여년동안시인이동시를쓴원천일지모른다.『우리집에놀러갈래?』를읽는독자들의마음에도시인이품은향긋함이풍기기를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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