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전 외 - 재미있다! 우리 고전 10

양반전 외 - 재미있다! 우리 고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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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철문

이옥(李鈺,1760~1815)은18세기후반에서19세기전반에문필활동을한문인이다.본관은전주(全州)이고,자(字)는기상(其相)이며,문무자(文無子)매화외사(梅花外史)화석산인(花石山人)을비롯한많은호를사용했다.그는한평생소품문창작에전념하여발랄하고흥미로운작품을많이남겼다.성균관유생으로있던1792년국왕이출제한문장시험에소품체(小品體)를구사하여정조임금으로부터불경스럽고괴이한문체를고치라는하명을받기도했지만그의뜻을굽히지않은것으로유명하다.

그는일과(日課)로사륙문(四六文)50수를지어옛문체를완전히고친뒤에야과거에응시할것을허용한다는징벌을받았고,또경상도삼가현에충군(充軍)을당한쓰라린체험도하였다.문체로인하여관직진출이막혀버렸지만,그의문체를고치지않았고신념을지켰으며이후문학창작에몰두하게된다.자기만의개성적인문체와내용을고집함으로써군주로부터견책을당할만큼독특한창작활동을보였다.그러한그만의창작방식으로인하여그의작품들은조선시대그가살아온시대를바라보는색다른시각을후대에남겨주고있다.

목차

고전의재미속으로빠져보자
 
-박지원원작
-거지왕초광문이_광문자전
-허생,책을덮고나서다_허생전
-양반이냐날도둑이냐_양반전
-북곽선생,범에게야단맞다_호질
 
이옥원작
-최생원이귀신잡네_최생원전
-눈뜨고코베일라!_이홍전
-심생의사랑_심생전
 
-어린이와청소년이읽는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재미있다!우리고전’열번째권『양반전외』는같은씨리즈두번째권인『심청전』을쓴시인장철문이글을맡았다.이책에는18세기조선의대표적인문인이라할수있는박지원(1737~1805)과이옥(1760~1821)의작품일곱편(「광문자전」「허생전」「양반전」「호질」―이상박지원「최생원전」「이홍전」「심생전」―이상이옥이실려있다.역사적으로17,18세기조선에서는‘소품문’이라는글쓰기양식이유행했다.소품문이란어떤형식에얽매이지않고자유로운필치로일상생활에서보고듣고느낀것을간단하게적은글이라할수있는데,당시개혁적인선비들은형식에얽매인전통적인유교문장으로는변화하는사회분위기를담아내기어렵고,자신의개성을드러낼수도없다고생각했다.하지만정조임금은이를천박하다고생각했을뿐만아니라시시껄렁한이야기나거친문체가전통적인유교적예의와도덕을갖춘문장을어지럽히고젊은선비들의생각을잘못된방향으로이끈다고생각했다.그리하여정조는당시젊은선비들에게아낌없는찬사를받은박지원의『열하일기』를주목하고이작품이조선의젊은선비들에게좋지않은영향을끼쳤다면서박지원에게책임을물었고다시는그런글을짓지않겠다는다짐도받아냈다.이옥에게는엄한질책을내리고도과거를못보게하고군적(군인의소속과신원을적어놓은명부)에까지이름을올리는엄벌을내렸다.이렇게정조는소품문을즐겨쓰는선비들을꾸짖고규장각을설치하는등옛문장을권장함으로써자신의감정이나신념을엄격하게자제하고전통적예의와도덕,절제와균형을갖춘문체를쓰도록애를썼지만,이옥을비롯한당시몇몇선비들을뜻을굽히지않았다.이런분위기속에서박지원과이옥은자신만의개성적인문학세계를일궈낸것이다.박지원은독특한문장과주제의식으로당시의현실을비판하고새로운시대에걸맞은인물과사상을창조해냈다는평가를받는다.사회에서천대받는거지이면서도신용과의리를지켜양반이나종실의어른들에게까지칭송받는인물‘광문이’를그려낸「광문자전」은신분제가힘을잃고점차새로운사회로나아가는조선후기의한단면을보여준다하겠다.어려운환경에서도세상을훤히내다보며자신의뜻을실험해보는,넓은배포와도량을가진호탕한선비상을제시한「허생전」,아무쓸모도없는예의와도덕에만매달려있던무능한양반들을날카롭게풍자한「양반전」,타락한선비를똥구덩이에빠뜨리고호랑이로하여금그의거짓된명분을낱낱이파헤치게하는「호질」등을통해박지원은유교사회의위선적인모습을신랄하게비판하고당시사회의거짓된모습을올바른방향으로이끌어가고자하는강한신념을드러냈다.이옥은박지원에비해한층파격적인실험을글쓰기에서시도했다고볼수있다.당시선비들이쳐다보지도않았던소장이나불경의말투를빌려오거나평민들사이에떠도는속어나사투리등을적극사용하여조선후기변화하는사회현실을정직하게그려냈으며,풍부한상상력과사물에대한자세한묘사,섬세한감정표현으로독특한문학세계를개척했다.이옥의작품들은이십여편전해지는데,모두친구인김려의『담정총서』에실려있다.귀신에관한세가지이야기를들려주는「최생원전」을통해이옥은귀신에게제사를지내며두려워한전통적인생각을부정하고귀신은용감하고배짱있는사람이라면얼마든지제압할수있는존재라는생각을펼친다.「이홍전」에서는‘이홍’이라는한사기꾼의일화를통해변화하는사회현실속에서타락해가는인간상을고발하면서도사기당한사람들에게내재한탐욕도과감하게드러낸다.양반자제와중인처녀의비극적인사랑을그린「심생전」은신분차이에도불구하고사랑을이룬『춘향전』과는반대의경우라할수있다.하지만중인처녀가신분제와남녀차별이분명한조선사회에서뚜렷한주관을가지고구애를받아들이며,결국사랑을이루지못하고죽어가지만자신의불행을유서에서나마적극적으로드러낸것은자신도인격적인존재임을분명하게보여준것이라볼수있다.따라서자신의사랑에적극적이고의지적인여성상을보여준「심생전」은비극적결말에도불구하고의미있는작품이라할수있다.이렇게뜻을굽히지않고자신만의독특한문학세계를개척해낸박지원과이옥의작품들은변화해가는조선후기당시사람들의삶을보여줌으로써독자들에게흥미진지하고재미있으면서도깊은생각거리를던져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