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행성의 비밀 (닭으로 보는 오늘의 지구)

치킨 행성의 비밀 (닭으로 보는 오늘의 지구)

$14.00
Description
치킨이 아닌 닭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쩌면 닭 뼈로 기억될 ‘치킨 행성’ 지구를 들여다본다
기후 변화와 인류세에 주목하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꾸준히 기록해 온 환경 저널리스트 남종영 작가가 청소년을 위해 쓴 책 『치킨 행성의 비밀』(발견의 첫걸음 13)이 출간되었다. 생생한 취재를 바탕으로 닭과 인간이 뒤엉킨 3000여 년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책으로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저술상을 수상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남종영 작가는 치킨 상자 너머의 닭, 양계장 철망 너머의 닭, 수천 년 역사 너머의 닭을 소환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닭이라는 동물을 낯설게 조명한다. ‘K-치킨’의 흥행 사례를 시작으로 닭과 인간이 문화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떻게 얽혀 왔는지 다채롭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가 이끄는 ‘닭’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푸드덕 날개를 휘젓는 그 우아함에 마음을 사로잡히고 나면, 어느 틈에 오늘날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닭을 중심으로 인류세, 기후 위기, 공장식 축산, 동물권 등 쉽지 않은 주제들을 연결해 내고, 청소년 눈높이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환경 위기의 시대, 청소년으로 하여금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고민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남종영

환경저널리스트이자KAIST인류세연구센터참여연구원.영국브리스틀대학교에서인간-동물관계를공부했다.2001년부터2023년까지한겨레신문에서기자로일했다.북극과남극,적도를오가며기후변화로고통받는인간과동물을기록한‘지구종단3부작’시리즈와수족관에갇혀돌고래쇼를하던남방큰돌고래제돌이를고향바다로돌아가게한기사를쓴것을인생최고의보람으로여긴다.『북극곰은걷고싶다』『잘있어,생선은고마웠어』『안녕하세요,비인간동물님들!』『동물권력』『다정한거인』등을썼다.2023년한국출판문화상교양부문저술상을받았다.

목차

프롤로그닭뼈로기억될시대

1장닭에얽힌사람들
2장야생닭이마을로간까닭은?
3장공룡들의배틀로열
4장닭에게는다섯가지덕목이있으니
5장‘내일의닭’과공장식축산
6장인류세와치킨들의행성
7장닭으로흥한자,닭으로망하리라
8장기후위기와동물권딜레마
9장‘더나은닭’과동물복지

에필로그플로리다의길닭이가르쳐준것

이미지정보

출판사 서평

계유오덕,베드로의수탉…….
3000여년을뒤엉켜살아온인류의오랜친구

‘치킨민국’이라는수식어가어색하지않은오늘의한국에서“치킨은단순한음식을넘어,우리의추억과감정을함께하는동반자”(14면)가되었다.이책은1997년외환위기당시,하루아침에직장을잃고치킨집창업에뛰어든사람들의땀과눈물이어떻게K-치킨이라는문화로성장했는지보여주며본격적인이야기를시작한다.자연과학과사회과학의관점에서,인류의문화사와사회‧경제사를넘나들며닭과인류가뒤엉켜살아온시간들을주목한다.닭이처음인간의곁에서살게된약3600년전의사건을생물고고학자들의최신연구결과와함께꼼꼼히살피는가하면,중국에서발견된화석을통해닭이사실은공룡의후손이라는흥미로운이야기를전한다.‘닭을가축화한최초의목적은닭싸움’이라고볼정도로동서양을막론하고닭싸움에열광해온인류의역사,닭의다섯가지미덕에서배움을얻는계유오덕(雞有五德),성경속의베드로와닭울음이야기등을따라가다보면인류의곁에서오랜시간함께한닭의존재감을새삼확인할수있다.마당을지키다때에맞추어울며인간에게여러깨달음을주었던닭.그런데왜오늘의닭들은공장식축산농장에갇히게된것일까?


닭뼈로기억될시대
인류세의치킨들

작가는‘인류세(Anthropocene)’개념을소개하며,1950년대를기점으로지질시대를새로정하자는주장이있을만큼인류가지구환경을크게바꾸어놓았다는점을설명한다.어떤과학자들은인류세를대표하는표식후보로닭뼈를제안했다.세계어디에나닭뼈가쌓이고있기때문이다.한국에서는매년닭10억마리가죽는다.지구전체로는700억마리가죽는다.상상할수없을정도로많은닭들이죽고있다.
닭의공장식축산은1923년미국동부의한농가에서우연히시작됐다.산란용암평아리50마리를주문했는데업체가실수로500마리를부쳐준것.농부는“그래,한번키워보자!”마음먹었고,좋은값에고기용닭을팔게된다.농부는점차사육규모를키웠고,주변이웃들도고기용닭사육에뛰어든다.정부와자본이개입하고,선의와탐욕이교차하며인간들은더많은닭을더효율적으로키우게된다.살이많고부드러운닭을만들기위해인위적으로교배하고,항생제도잔뜩먹였다.그덕분에현대의인류는싼값으로단백질을섭취하고,가난과영양실조에서벗어날수있었다.
하지만닭들은급속도로불행해졌다.고기가될운명의닭들은비대한가슴살과약한다리를지닌채한달도안되어도축장으로실려갔다.암탉들은A4용지한장크기의케이지에갇혀하루에거의한알씩계란을낳았다.너무도많은닭고기와달걀을먹고있는인류에조용하게위협이닥치고있다.이책은조류인플루엔자의변이와항생제내성의사례를소개하며,단순한진실을상기한다.“닭이아프면인간도아플수있다는점을.”(107면)


기후위기와동물권딜레마
복잡한함정들속의고민

이책이던지는또하나의중요한질문은기후위기와동물권의딜레마이다.어떤이들은기후변화를줄이기위해“소고기대신닭고기에서단백질을섭취하자.”라고주장한다.닭고기1킬로그램당온실가스배출량이소고기의4분의1정도이기때문이다.하지만여기에는함정이있다.같은양의고기를얻으려면소보다200배많은닭을죽여야한다.게다가전세계닭들의상당수가공장식농장에서사는반면,호주나뉴질랜드의소들은방목하는게일반적이다.평균적으로소들이닭들보다약간은나은삶을사는것이다.불행한삶에불행한죽음을더하는건너무가혹하지않을까?생각이꼬리를물수록해법은모호해진다.
인류에저렴한닭고기를선물한공장식축산이,기후변화를줄이기위한누군가의노력이닭에게는불행을선사했다.“세상은정말복잡하다”(117면).작가는하나의해답으로모든걸해결할수없다는걸인정해야한다고말한다.다만개인적차원에서고기소비를줄이고,기업차원에서사육환경을개선하고,정부차원에서채식과동물복지를장려하는제도를마련하는등각자의자리에서할수있는크고작은노력이있음을분명히한다.
남종영작가는세계를여행하며만났던‘길닭’을소개한다.그늘이드리운주차장과풀숲에서쉬다가인간이내놓은물과모이를먹기도하는‘길닭’들은자연스러운도시생태계의일원이었다.어쩌면우리주변의닭들에게도새로운방식의삶을선사할수있지않을까?이책은말한다.“적지않은사람이마당닭을키우고거리에서길닭을마주치는시간이축적”된다면(141면)공장식축산에서벗어나는것이결코불가능하지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