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진흙 - 창비청소년문학 71

수상한 진흙 - 창비청소년문학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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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왕따와 문제아, '범생이'가 벌이는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모험!
《구덩이》를 뛰어넘을 루이스 새커의 에코 스릴러 『수상한 진흙』. 간결한 문체와 빈틈없는 구성, 따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유머로 1999년 뉴베리 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자의 이번 소설은 세 아이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청소년소설인 동시에 현대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를 다룬 환경소설이기도 하다. 평범해 보이는 학교생활의 갈등에서 시작해 환경오염과 대체 에너지 개발이라는 묵직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공부 잘하고 선생님 말 잘 듣고 규칙 잘 지키는 '범생이' 타마야. 얼마 전 전학 온 문제아 채드가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이웃집 오빠 마셜을 괴롭히자 타마야는 정체 모를 진흙 덩어리를 집어 채드의 얼굴에 던진 후 도망친다. 타마야가 던졌던 진흙 덩어리는 휘발유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의 원료가 되는 인공 미생물 개발 중 연구소 밖으로 빠져나간 돌연변이의 일부로, 진흙을 만졌던 타마야의 손에 붉은 발진이 생기더니 곧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설상가상으로 다음 날 채드는 실종 상태로 밝혀지고, 죄책감을 느낀 타마야는 채드를 찾으러 진흙을 던졌던 산에 오른다. 그리고 이 진흙과 접촉한 수백 명이 감염되면서 도시 전체가 격리되고, 미궁에 빠졌던 치료약 개발은 한 수의사의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는데…….

저자

루이스새커

미국에서가장인기있는동화작가중한사람이다.1954년미국뉴욕에서태어났으며『호밀밭의파수꾼』으로유명한J.D.샐린저와『제5도살장』의작가커트보네거트를알게되면서문학의매력에빠져들었다.1978년학생시절초등학교보조교사로일한경험을살려쓴『웨이싸이드학교』를발표하면서작가로데뷔했다.1980년로스쿨을졸업한뒤변호사겸작가로일하다가,독자들의뜨거운호응덕에...

출판사 서평

‘범생이’의모험VS과학자의청문회

『수상한진흙』의이야기는크게두축으로이루어져있다.한축은우드리지사립학교아이들의일상적인이야기이다.모범생타마야,문제아채드그리고채드에게괴롭힘을당하는마셜등세아이가주인공이다.13살인타마야는지금껏공부잘하고규칙잘지키고선생님말씀잘들으며자라온착한아이다.하지만친구들에게‘범생이’라고놀림받으면서혼란을겪는다.두학년위인채드는여러학교에서사고를쳐쫓겨났을정도로문제아다.아이들은채드를무서워하면서도우러러본다.이런채드의눈밖에난아이가마셜이다.마셜은여태껏학교다니는것을좋아하고모든일에열정을보였다.하지만채드에게괴롭힘을당하기시작하면서하루하루가불행과수치의연속일뿐이다.
이야기의다른한축은선레이농장이다.이곳은이름만농장이지,사실은휘발유를대신할연료를개발하는연구소이다.여기서값싸고친환경적인연료를개발하기위해유전자조작을통해‘에르고님’이라는미생물을만들어낸다.하지만인류에게큰희망이되리라기대했던에르고님이돌연변이를일으키면서큰재앙이닥친다.『수상한진흙』은이처럼전혀어울릴것같지않은두가지이야기가절묘하게엮여있다.에르고님을둘러싼과학자와정치인사이의공방과타마야를비롯한10대아이들이벌이는사건이교차하는구성으로,두가지이야기의연관관계를퍼즐맞추듯추리해나가는재미가일품이다.

자신의한계를깨뜨리며성장하는아이들

‘세상의규칙이언제바뀌었지?언제부터나쁜것이좋은것이되어버렸지?’―타마야
‘말이안되는상황이다.때린사람은채드인데,곤경에빠진건나라니!’―마셜
‘내가없어졌다는걸아무도모를거야.아무도관심없을거야.’―채드

루이스새커의작품세계를관통하는주제는모험과성장이다.저마다나름의문제를지닌아이들이모험에나서게되고,그모험을통해관용,청결,용기,공감,품위,겸손,정직,인내,신중,절제등과같은덕목을배우게된다.(이덕목은『수상한진흙』의세주인공이다니는우드리지사립학교에서특별히강조하는것들이기도하다.)그리고우정과사랑의가치에대해깨달으며성장한다.소극적이고고지식했던타마야는위기에처한채드를구하기위해두눈질끈감고교칙을어긴다.세상을삐딱하게바라보며다른아이들을괴롭히던채드는타마야의진심어린손길에마음을열고자신의상처를솔직히드러낸다.문제에맞서기보다피하기에급급했던마셜은타마야가위험에빠진것을알게되자‘수상한진흙’에발을담그는일마저도감수한다.그리고전혀어울릴것같지않던세아이는결국가까운친구사이가된다.

두개의악중에서어떤것을선택할것인가?

『수상한진흙』은세아이의우정과모험을그린청소년소설인동시에현대사회가직면한심각한위기를다룬환경소설이기도하다.인구폭발,에너지위기,생명공학,전염병,환경오염,과학자의윤리등소설에서제시되는다양한문제들은가히‘21세기판도라의상자’라부를만하다.그중시선을끄는것이두개의악가운데하나를택해야만하는‘홉슨의선택’이다.『수상한진흙』속정치인들은거대한참사가다시일어날가능성과에너지고갈의위험사이에서고민하지만결국만장일치로에너지원의생산에표를던진다.그선택이나중에어떤결과를불러올지는누구도장담할수없다.다른일련의사건들은보기좋게해결되었지만,위험의불씨가남은채로작품은끝난셈이다.
이로써새커는해피엔드라며만족스럽게책장을덮고싶은독자들에게묻는다.새로상용화된에르고님이증식하다가다시돌연변이를일으킨다면?그것이새로운자연환경과만나또다른수상한진흙이생겨난다면?결말부에불씨처럼남겨진‘작은에르고님하나’를통해지구라는제한된환경에서인류가발전하는한계속될수밖에없는문제가다시한번환기된다.에르고님처럼좋은의도로만들어졌지만나쁜결과를불러오는인공물이앞으로얼마든지개발될수도있고,정치인과과학자와사업가들이결정한일들이평범한이들에게직접적으로영향을미칠수도있다.그러니현대사회가직면한문제와어른들의결정을꾸준하고세심한눈으로바라볼것을이작품은당부한다.에필로그에서세아이가일상의공간을벗어나높은나무꼭대기에올라세상을전망하는장면에서작가의당부가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