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 창비청소년문학 96

유원 - 창비청소년문학 96

$13.00
Description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모든 전제를 원점으로 되돌려라
역대급 무더위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2024년 여름, 지구는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의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다. 지금 우리는 ‘역대급’이라는 말 자체가 역대급으로 많이 쓰이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역동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근 20년 동안 우리 사회의 추이와 소비 활동의 여러 모습을 추적, 관찰해온 트렌드 코리아 팀은 대한민국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특유의 역동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전에 없는 다양성을 표출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를 책에 담고자 했다. 대한민국은 열풍의 나라이기도 하다. 해외 토픽을 장식한 푸바오 열풍, 마라탕과 탕후루에 이은 두바이 초콜릿 열풍, AI 열풍, 의대 열풍, 스페셜티 커피 열풍, 레트로 열풍,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먼작귀’ 열풍까지…. 이 모든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런 열풍의 이면에 있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욕망과 결핍은 무엇일까?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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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백온유

1993년경북영덕출생.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장편동화『정교』로2017년제24회MBC창작동화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첫장편소설『유원』으로제13회창비청소년문학상과제44회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기일과생일
마땅한죄책감
높은곳에서려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유원』은우연한사고로인해비극적사건에서생존자가된주인공‘유원’이겪는관계의문제를그렸다.주인공을둘러싼여러인물의갈등,인간의내면에도사린자아의다양한모습을예리하게묘사함으로써문학적진실에한발다가선작품이다.마침내새로운문을열어젖히는주인공에게응원의박수를보낸다.심사위원(정이현정은숙오세란박숙경)

끝난줄알았던사건이모든불행의씨앗이될때,우리는또다시살아남을수있을까?험난한마음의모험이막바지에도달할때우리는깨닫게된다.이이야기는생애가장큰용기를내진짜나만의삶을살기로결심한우리자신의빛나는생존기라는것을.
윤가은(영화감독,「우리들」)

치유란좋은감정을갖게하는것이아니라있는그대로의자기감정을발견하도록돕는일이다.일상의트라우마를통과중인내곁의수많은‘나’들에게새살이돋게하는치유의소설『유원』을건넨다.정혜신(정신과의사,『당신이옳다』저자)

‘나’라는존재자체가큰빚은아닐까?
성찰하는문장,예리한시선,
새로운세대의목소리

유원은열여덟살고등학생으로,십이년전화재사고가일어난아파트에서살아남은아이다.위층할아버지가피우던담배꽁초에서시작된불길이아래층까지옮겨붙자집에있던언니가물을적신이불로동생의몸을감싸고11층베란다에서사람들이지켜보는아래로떨어뜨려살렸다.사고당시유원은여섯살로,그날의기억과장면은돌이킬수없이유원의가슴을파고들었다.
이야기는죽은언니의생일에교회손님들이찾아오면서시작된다.언니가세상을떠나기며칠전생일축하를해받았다는사실이가족에게는거의유일한위안이다.많은이들에게자랑스러운존재였던언니가자신을구하고죽었다는사실에유원은죄책감과부담감을느낀다.“언니몫까지행복”해야하고,“두배로열심히살”아야한다고.하지만유원은언니가세상을뜬지십이년이나지났는데도사람들이여전히언니를너무나도세세하게기억하고있다는사실이의아스럽고터무니없이느껴지고,언니를기리는일이점점버겁기만하다.

마음이무거워휘청거릴때마다
나를부축해주는사람이있다면

유원을괴롭게하는존재는또있다.사고당시에11층베란다에서떨어지는유원을받아낸사람,아저씨.아저씨는언니의생일날에맞춰어김없이유원의집을찾는다.그가절뚝이며거실로걸어들어오는순간집전체에불편한분위기가감돈다.유원을살리면서다리가망가져버린아저씨는십이년이지난지금까지종종부모님에게돈을빌리기도하고저녁을얻어먹고가기도한다.한때‘용감한의인’,‘시민영웅’이었던그가가족에게매달리는모습은유원에게모종의연민과불안함,죄의식,그리고혐오로다가온다.
이처럼『유원』은가해와피해를쉽게나눌수없는미묘한관계속에서일상을살아가는유원의목소리를들려준다.사고소식을다룬십여년전인터넷기사들에달려있는익명의댓글들,여전히자신을‘화재사건의생존자’나‘이불아기’로기억하는동네사람들사이에서‘기적의상징’으로불렸던유원의눈에세상은부조리같기만하다.이혼란스러운마음을어떻게해야할까?

십이년전기사에는‘희망’이나‘기적’이나‘빛’같은단어들이자주등장한다.세계전체에희박한것들을굳이내게서찾으려는시도가폭력적으로느껴진다.(191면)

한편,혼자있기위해올라가곤하던학교옥상에서유원은동급생수현을만나게되고,자신과는다른직설적인성격의수현과조금씩가까워진다.경계했던세상밖으로조금씩마음의문을열고마침내수현에게그간의내면의상처를털어놓았을때,수현에게도남모를아픔이있었다는걸듣게된다.마음의짐을나눠들고서로에게기대는유원과수현은공감하는태도가상대를마음의지옥에서꺼내줄수있는힘이되어준다는걸깨닫는다.

“죄책감의문제는미안함으로만끝나는것이아니라합병증처럼번진다는데에있다.자괴감,자책감,우울감.나를방어하기위한무의식은나자신에대한분노를금세타인에대한분노로옮겨가게했다.그런내가너무무거워서휘청거릴때마다수현은나를부축해주었다”(247면)

“이름의뜻은원하다,희망하다의원(願).”
소설에서돋아난미약한희망이
모든사람들을위로하기를.

『유원』은그간에한국사회에서일어난아픈사건들을자연히떠올리게한다.사랑받으며자라나야할어린시절부터주변의위로에도상처받고의심하며눈치를봐야했던나날,사건의피해자이자당사자인유원이감당해야했던마음의무게는누구도짐작할수없을것이다.하지만유원은함부로타인을탓하거나섣불리비관하지않는다.유원이성찰하는건자기자신,그리고주위사람들의무르고연약한내면이다.
『유원』을읽고우리는책임감과부채감을,죄와용서를,사랑과연민이란무엇인지를다시한번생각하게된다.누구에게도쉽사리털어놓지못한마음의파문을차분하게응시하는유원의목소리에서삶의깊이와문학적진실을느낄수있다.『유원』을읽는다는것은앞으로도이어질삶의의미를다잡는용기를얻는다는것이다.유원의이름의뜻은원하다,희망하다의‘원(願)’이다.독자들의마음에오래도록남을이름이다.

『유원』을읽으며회복이무엇인지다시배운다.감당하기어려운무게를지거나지우면서도미움에사로잡히지않는것.상실과함께살아가는것.강해지는동시에가벼워지는것.이소설의촘촘하고치열한문장을떠올리면언제든그럴용기를낼수있을것같다.
이슬아(작가,『일간이슬아』발행인)

★★★먼저읽은사전서평단300인의극찬★★★

“마음속에자라나는미움으로고통받는사람에게들려주고싶은이야기.”@nosilv*********

“나도모르는내마음을글로푼다는게어려운데,이책은그걸해낸다.”@areu****

“눈부시도록파란하늘은그들의삶에서높은곳으로,점점더날수있도록해주는희망같았다.”@book_jeo*****

“원이의어깨를꽉안아주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booook_wi*****

“아침에눈을뜨는게미안할때,나를살린것들이내숨을막는것처럼느낄때꺼내고싶은책.”@pangb*****

“정말신나게읽은성장소설.끝나는게아쉬웠을정도다.”@janey****

“내안의나,나를둘러싼세계와끊임없이갈등하고성장해가는이야기.”@kim.h*****

“평소에해오던,감정이덜담긴아주의례적인말들이날카롭게꽂힐수도있다는걸잊지말아야겠다고다짐한다.”@pamiy*****

책속에서

나는미안해하며눈을떴다.(9면)

나는엄마의하나남은딸이자,언니가선한사람이었다는것을증명하는증거품이다.이미끝난언니의삶을연장시키며보조하는존재.너무과한생각일까?(119면)

그날이후,이전에나를몰랐던사람들조차도기적적으로살아남은나를위로하고축복했다.그러나그들은내가웃을때면생전처음보는풍경을보는것처럼낯설어하고약간의아한눈으로바라보았다.내행복을바랐다면서도막상멀쩡한나를볼때면워낙뜻밖이라어떻게반응해야할지알수없다는듯당황했다.(83-84면)

나는어쩌면고소공포증을느끼기에타당한사람.마땅히죄책감을느껴야하는사람.아저씨뒤에어떤사람들이있었는지살펴야했던사람.(130면)

“나는싸워본적이없어서,화해해본적도없어.우리가싸운건지,화해를해야하는상황인건지,화해하면회복할수있는종류의일인건지도모르겠어…….(152면)

십여년전기사에는‘희망’이나‘기적’이나‘빛’같은단어들이자주등장한다.세계전체에희박한것들을굳이내게서찾으려는시도가폭력적으로느껴진다.(15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