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음 - 창비청소년문학 115

반음 - 창비청소년문학 115

$13.00
저자

채기성

주변의존재들과얼굴을맞대며감각한것을글로옮겨적는걸좋아한다.2019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앙상블」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1년『언맨드』로제17회세계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006
1부메조피아노:조금여리게009
2부라멘타빌레:슬픈듯이089
3부리솔루토:자신감있게165
에필로그216
작가의말219

출판사 서평

어디에도어울리지못하고떠도는
열여덟의마음

낯선번호의전화가울렸다.
“혹시권제주맞나요?”(본문11면)

열여덟살주인공제주에게어느날낯선번호로전화가걸려온다.합창부에들어와서같이노래를부르자는단장‘재현’의전화.제주는노래를잘한다는얘기를자주들어왔고노래를좋아하지만,합창부에가입하기를망설인다.악보를읽지못해정확한음을내지못한다는콤플렉스가마음한편에자리잡고있기때문이다.제주가합창부에온전히마음을쏟지못하는데는또다른이유가있다.바로격투기에빠져딸을방치하는,무책임하고철없는아빠다.

“제주야,돈좀있니?”
“……무슨돈?”
“곧있잖아,대전료받으면내가바로줄테니까…….”
“고등학생한테돈달라는아빠가어딨어.”(본문21면)

생계비를보내주기는커녕돈을빌려달라는아빠때문에제주는아르바이트를구해야한다.제주는노래,연기,춤등의재능으로돈을벌수있다는구인공고를보고연락해‘찰스’를만나게된다.노래를하면서돈을벌수있다는기대감으로찾아갔지만,찰스는일을잡아주지않고오히려제주에게돈을빌려달라고한다.제주주변엔뻔뻔하고염치없는어른들밖에없다.어디에도어울리지못하고방황하는제주는친구들과노래하며소속감을느끼길바라는마음으로합창부에들어간다.하지만제주는악보를보지못해음을자주틀리고,음악선생님에게지적을받으며폭언까지듣는다.자신이합창부의불협화음같은존재가아닐까하는생각에괴로워하는제주.그런제주에게찰스가뜻밖의제안을건넨다.아이돌오디션프로그램에참가해보자는제안.

정교하게설계되어움직이는오디션의세계
세트와배경으로이용되는아이들

참가비를준다는말에제주는오디션프로그램에출연하기로한다.제주는은연중에방송출연을자랑하고싶은마음이든다.하지만기대했던첫방송에서제주의모습은거의보이지않는다.오디션에서마저제주는가장자리로밀려나주변을겉도는신세가된다.

모든것이순간의경쟁이며우연의연속이라고자막을넣은프로그램이었지만,그경연의세계에우연적인것은아무것도없었다.모든것이정교하게배치되어움직였다.사전에‘픽’을받은출연자들이있었고,그들을중심으로에피소드가꾸려졌다.(본문94~95면)

소설은아이돌오디션프로그램의현장을생생하고긴장감있게그려낸다.현실보다더현실같은문학적인묘사는그간아이돌오디션등서로경쟁하는이야기에서잘다루어지지않았던어두운면을예리하게파고든다는점에서더의미가깊다.그렇게주변부에머물던제주는의도치않은상황에서오디션의중심에들어가게된다.조별경연미션에서생긴뜻밖의사건때문에제주는어려움을겪고,이후수많은악성댓글에시달린다.비난하며조롱하는악플들에서벗어나제주는당당히자신의목소리로노래할수있을까?

자신의목소리로노래하려는이들에게보내는
담담하고힘찬위로와응원

주인공제주를비롯한『반음』속청소년들은대상화하고차별하는어른들의폭력에좌절하지도,순응하지도않는다.서로아픔을공유하며힘이되어주고,세상에자신들의이야기를전하려한다.온음과반음같은이분법에맞서는청소년들의연대는읽는이에게묵직한울림으로다가온다.자신의목소리로오롯이노래하려는이들에게이소설은담담하면서도힘찬위로와응원으로기억될것이다.

우리는자주누군가의기대에맞춰자신의목소리를감추곤한다.자기가표현하고싶은마음을드러내지못하고주저할때가있다.자신의소리로노래하지못하고움츠러들거나좌절하는이들에게제주의목소리가용기가되었으면한다.―「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