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샤 - 창비청소년문학 117

버샤 - 창비청소년문학 117

$14.00
Description
권정생문학상 수상 『어느 날 난민』 작가 표명희 신작
“사랑의 힘으로 넘지 못할 건 세상에 없어.”
국경과 마음의 벽을 넘어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행
『어느 날 난민』으로 권정생문학상을 수상한 표명희 작가의 새 장편소설 『버샤』가 창비청소년문학 117번으로 출간되었다. 전작에 이어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장한 이번 작품은 무슬림 소녀 버샤와 가족들이 난민 인정 심사를 위해 국제공항에 체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실어증을 겪고 있는 버샤의 비밀이 궁금증을 자아내며, 공항에서 만난 진우와의 인연이 버샤가 처했던 갑갑한 현실에 의지와 희망을 불어넣는다. 공항이라는 공간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난민 문제가 실은 우리 곁에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일이라는 점을 환기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버샤의 여정을 진실하게 응원하는 소설이다.

저자

표명희

1965년대구에서태어났다.이화여자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2001년제4회『창작과비평』신인소설상에「야경」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소설집『3번출구』,『하우스메이트』,『내이웃의안녕』,『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과테마소설집『라일락피면』(공저),장편소설『오프로드다이어리』,『황금광시대』,『어느날난민...

목차

버샤007

작가의말322
참고문헌325

출판사 서평

이젠나의이야기를들려줄거야
자유로운세상을향한버샤의발돋움

국제공항출국장한구석,임시로마련한작은거처에버샤와다섯식구가산다.그들은내전중인고향을떠나온뒤난민캠프를전전하다새로운기회를찾아한국땅을밟았다.하지만기대와달리입국은쉽지않고난민인정심사를위해대기하는신세다.내전중에겪은한사건이후실어증이생긴버샤는말할수없는탓에종종가족들로부터투명인간취급을당하기도하지만,실은누구보다자유로운삶을꿈꾸는독립적인여성이다.달과별이가득한밤하늘같은아라베스크문양,고요하고아름다운이슬람사원을사랑하지만,가부장적인이슬람문화에는날선비판을감추지않는다.

가족들을대표해필담으로통역을맡고버샤가족의사연을취재하러온여성기자를보며자신도새로운세계에서꿈을펼치며살수있다는기대를품게되는버샤.그런데언론의인터뷰는갈수록가족이겪은수난뿐아니라버샤의비극을파고든다.그사건을떠올리며괴로워하는버샤대신부모인아델과하만이인터뷰를하지만그들은모르는그날의비밀이있다.그리고버샤는이제목소리를감추는대신자신만의이야기를하기로결심하는데…….

국경을넘어서는환대의마음이만들어내는기적
낯설지만가까운우리곁의목소리

모든것이낯선이국의땅에서버샤가진짜자신의모습으로서기로결심한데에는공항에서만난진우의도움이있었다.공항에서비정규직노동자로근무하던진우는우연히마주쳤다홀연히사라진버샤를잊지못하고매일그녀를생각한다.그러던중버샤가족의사연이담긴인터뷰기사를본뒤다시버샤를만나조심스럽게자신이키워온마음을전한다.진우는버샤를보며정규직공채시험을결심하고,버샤는진우를통해한국이라는나라를이해하고배우며서로에대한마음을키워간다.“우리의마음이서로에게가닿았으니우린이미국경을넘어선거예요.”(320면)

드디어난민인정심사를볼수있게되어심사를기다리던어느날전세계적으로퍼지고있다는전염병으로공항이폐쇄된다.진우는버샤에게영상을통해공항의소식을전하기를제안한다.버샤는진우의지지에힘입어텅빈공항을배경으로자신의진짜이야기를알리는영상을촬영한다.여행을위해잠시머물다떠나는공항은가까우면서도낯선곳에대한설렘과이국적인분위기가공존하는공간이다.출국장에서생활하는버샤가족의이야기를통해『버샤』는이런특별한장소로서공항을재발견하며멀지않은곳에존재하고있는난민문제를조명한다.

차별과혐오의시대를이겨내는
사랑과우정의연대

재난과전쟁으로여전히세계곳곳에서는자국을떠날수밖에없는사람들이있지만,한국의난민인정률은1%대에그치며선진국중최하위에속한다.전작『어느날난민』에서우리모두는‘지구별여행자’로서떠도는난민이기도하다고말했던작가는이번작품에서버샤의정체성과사연을깊이있게조명하며익명의난민이아니라자유로운삶을꿈꾸는,인권을가진동등한구성원으로체감하게한다.특히나이슬람문화에대한혐오와인종차별이여전히심각한오늘날,버샤의생생한목소리로전하는현실은우리사회에경종을울린다.낯설지만가까운이웃인버샤가족의이야기를통해인권과환대의가치를진실하게그려내청소년과성인이함께인상깊게읽을수있는작품이다.

작가의말중에서

공항인근동네에살아서마실다니듯공항을자주오갔다.바깥산책이힘든추운겨울에는공항청사안에서사람들사이를헤집고다니며산책을했다.거대한성이자화려한시장통같기도한그공간을배경으로소설을쓰고싶었다.닫혀있으면서도열린공간,멀리떠나기위해잠시머무는공간에서엇갈리며오가는사람들물결이결국『버샤』를낳았다.처음엔발상을전환해난민이야기일지라도경쾌하게그리고싶었다.이를테면뱅크시가전쟁중인우크라이나에남겨놓고온벽화‘발레리나’같은작품처럼말이다.포연이머무는전쟁터담장위에그려진,무너진벽돌을손으로짚고허공에휙물구나무서듯몸을띄운발레리나의춤동작같은놀라운상상력의창작물.아니그보다전쟁터에서작업에몰두할수있는,그런불가사의한예술혼을동경했는지도모르겠다.하지만나처럼소심하고자질부족의작가는흉내는커녕상상조차어려운일이라는것만절감했다.

역량부족의소심한작가가낯선문화,더욱이이나라에서는편견과냉소의시선까지있는이슬람문화를그리는건쉽지않았다.모험이자무모하다는생각도들었지만그만큼또매혹적이었다.낯선정서,생소한문화를이해하느라천일의밤을보낸셰에라자드만큼이나시간을보냈다.그런다한들이방인의시선의한계를얼마나넘어설수있겠는가.혹누군가이슬람문화와관련해문제점을지적해온다면‘소설가’의특권을내세울수밖에없다.소설속이야기는순수한픽션,그러니까허구다.허점이보인다면그건허구를진짜인것처럼그려보이는소설가적자질부족을탓해야한다.

탈고하는동안여행의밑그림이수정되어순례지가하나더추가되었다.뱅크시그림을보러우크라이나에도갈것이다.오늘도나는버샤처럼하늘을가로지르는비행을꿈꾼다.전쟁이끝나고하루빨리평화가왔으면…….간절한바람에버샤의위로가들리는듯하다.‘그렇게믿으면된다.결국은믿음이마술을부리는법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