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파이트

$15.00
Description
휘청, 몸이 흔들렸지만 다시 스텝을 밟는다
나의 라운드는 이제 시작이니까
이라야 장편소설 『파이트』가 창비청소년문학 135번으로 출간되었다. 선교사인 아빠를 따라 캄보디아에서 자란 열일곱 살 ‘하람’이 격투기 선수라는 꿈을 찾아 낯선 땅 한국으로의 가출을 감행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만 챙기느라 바쁜 아빠, 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엄마 사이에서 외로운 시간들을 견뎌 왔던 하람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과 맞서는 모습이 애틋한 감동을 전한다.
외투 한 벌 없이 혹독한 한국의 추위를 버티는 하람을 이웃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하람을 유심히 바라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다정한 마음을 내준다. 그렇게 전해진 마음들이 용기가 되어 하람은 모두가 덮어 두었던 가족의 오랜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섣부른 화해로 갈등을 매듭짓는 대신, 상처를 다독이며 가족의 그늘을 극복하는 길을 열어 주는 대목에서 작가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하람의 절박한 내면과 어우러져 몰입감 있게 그려지는 격투 경기 장면이 리듬감과 재미를 더한다. 흔들리고 막막한 순간에도 스텝을 멈추지 않는 하람의 꿋꿋한 몸짓이, 외롭고 혼란한 시기를 견디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남는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우리의 삶은 넓고 평탄한 길이 아닌 공격과 방어가 난무하는 격투기 장에서 펼쳐지며 때로는 오래 버티는 기술이 필요하다. 버티다 주저앉고 싶을 때 주인공을 일으켜 세운 건 주위의 친구들과 이웃들이 보여 준 다정한 환대다. 동화의 세계에서 벗어난 청소년 독자가 읽어야 할 땀 냄새 나는 소설이다. 오세란(평론가)
저자

이라야

저자:이라야
2012년『어린이와문학』에동화를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이야기가주는힘을믿기에이야기만나는시간을즐긴다.그동안동화『올드보이선생님』『미확인바이러스』『가짜정우진짜정우』『수상한캠프』『기막힌효도』를썼다.청소년소설은이책이처음이다.

목차

한국의겨울7
낯선보금자리19
새로운라운드33
방심은금물50
계획에없던만남68
찾아오는사람들86
엄마의생일103
곁에있는기분116
드러나는비밀130
울지마,제발143
파이트!161
상처엔연고176
오늘부터1일185

에필로그198
작가의말199

출판사 서평

낯설고추운한국에서마주한뜻밖의사람들
각자의라운드를치르는이들을위한다정한환대

세살때부터캄보디아에서자랐던하람은무심하고매정한엄마아빠에게서벗어나고자당찬기세로약3,500킬로미터를날아낯선고향한국을찾는다.바짝긴장한채마주한공항과기차역은머릿속으로돌려보았던시뮬레이션과는달리무척이나춥고황량하다.
맨몸으로보금자리를찾아가는하람에게뜻밖의사람들이손을내민다.버스정류장에서만난이웃할머니는자신의패딩을건네주고,체육관관장은등록비가없다는말에도개의치않고열심히하라고받아준다.격투기라는공통의관심사를가진무하와원지는선뜻다가와친구가되어준다.‘재수없는오지라퍼’라고생각했던동네경찰권경위는필요할때마다하람의곁을지켜준다.

“씩씩한사람도,잘웃는사람도,용감한사람도모두한점씩은아픈구석이있지.누구나다.나만그런줄알고이만큼살았는데어느구석에서는다들그렇게아프더라고.”(본문193면)

혼자인삶에익숙해지고자애써분투해왔지만실은의지할수있는누군가를필요로했던하람은점차다른사람이건네는위로의힘을알게된다.그리고누구든자신의아픔을안고살아가며,그아픔을통해오히려주위에더다정한마음을건넬수도있다는사실또한깨닫는다.하람에게세심한도움을건네던무하에게도,활기차고다정한마음을전해주던원지에게도,기꺼이하람의든든한보호자가되어준권경위에게도,뭐든치고때려야만견딜수있었던슬픈시간이있었다는것을.

”내눈은늘이렇게엄마를찾는다.
나를한번만이라도봐줬으면좋았을텐데.“

새로운환경과사람들사이에서다양한사건을겪으면서도하람의시선끝에는늘엄마가있다.자신에게말을거는방법조차잊은듯한엄마를원망하면서도,짝사랑은이제지쳤으니그만두자고매번마음먹고도,자꾸만엄마를향하는시선은어찌할도리가없다.작품의후반부에이르러하람은엄마가자신을제대로보지못했던이유를알게되고,엄마아빠가피하고숨기던아픈비밀을용기내어찾아낸다.

“엄마랑친할수없고사랑하는관계가아닌건아프지만,엄마가용서가안될때는용서하려고너무애쓰지마.(...)용서하지말고조금이라도이해했다면엄마인생이그렇구나,안됐네하고바라봐.너무가까이다가가보려하지말고,매이지말고.그건엄마인생이니까.넌너대로살아.”(본문193-194면)

하람은아빠에게서진심이담긴사과를받고,두껍게쌓였던마음의벽틈으로엄마를조금더선명하게볼수있게된다.하지만엄마를용서하려고너무애쓸필요없다는권경위의조언처럼,『파이트』는손쉬운용서나화해를말하지않는다.미안하다는사과는하람이열일곱평생견뎠던고통과상처를다독이기에부족하다는점을세심히짚어낸다.대신하람은‘지독히도모자란방법으로버텨준’부모를그저갸륵하게여겨보기로마음먹는다.한발짝거리를두고부모를바라보게된하람은자기만의세계를향해발걸음을내딛는다.

3,2,1…파이트!
내가품고싶은세상을향해

처음에는엄마의시선끝을좇다가찾게되었던격투기선수라는꿈과한국이라는공간은점차하람자신의고유한세계가되어간다.주먹이와도피하지않는하람의간절한열망은용기로거듭나고,섣부르기만하던펀치에무게가실린다.혼자서흔들리면서도단단히버텼던시간이있었기에,그리고그런시간들을알아보고격려해준이들이있었기에,비로소시야를넓혀자신이품고싶은세상을바라보는하람의걸음은더욱강하고환하다.각자의링위에서삶을버티고있는모든이들에게필요한용기를건넬소설이다.

이제는엄마가나를한번봐주기를갈구하지않는다.아빠의바짓가랑이뒤로숨을나이도지났다.두팔벌려나를안아주길기대하지도않는다.달려가안기고싶은엄마아빠품보다내가품고싶은세상이있다는걸알았다.내갈구는이제그세상을향해있다.(본문196-197면)

줄거리

격투기선수라는꿈을품고십사년만에한국으로돌아온하람에게한국의겨울은춥고낯설기만하다.함께온엄마의시선은늘하람이아닌다른곳을향하고,그런엄마가미우면서도하람의시선은자꾸만엄마를좇는다.꿈을이루기위해찾아간체육관에서새로운친구들을만나고,체육관관장님과동네경찰등주변어른들에게서받아본적없던따뜻한환대를받으면서방어막을꽁꽁치고있던하람의마음도어느새조금씩열려간다.그러던중하람은뜻밖의사실과마주하며기억에없던숨겨진이야기를알게되는데…….각자의라운드를버티는우리들을위한성장소설.

저자의말

사람과사람사이를이야기하고싶었다.상처를주고받는사이에서서로를이해할수있는거리가있을것같았고,위로와힘을주는관계에서는서로의마음이가닿는방법이있지않을까싶었다.어쩌면사람을어려워하고마음터놓기를두려워하는개인적인고민에서시작된발상일지모른다.한편으로내가전달받은위로의힘을나도누군가에게전할방법을찾고싶었다.
『파이트』의인물들은그것을참잘해냈다.내가감당하고있는고통이버거울때주변에서건네는말한마디,따뜻한시선과관심이얼마나큰도움이되는지보여주었다.나이나사회적위치,친밀한정도를떠나그저사람대사람으로마음을나누고서로에게다가가는법을가르쳐주었다.각자자신만의방식으로.
앞으로는나도하람이,무하,원지,권경위,감초삼촌이알려준방법으로세상을살아볼작정이다.내가누군가에게받은것처럼또누군가에게나도위로를전달하고힘을줄수있다면더없는삶의기쁨이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