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호구

$15.00
Description
“호구보단 개자식이 오래 남는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율의 시선』 김민서의 강렬한 신작
『율의 시선』으로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김민서의 신작 장편소설 『호구』(창비청소년문학 145)가 출간되었다. 『율의 시선』에서 자신만의 닫힌 세계에 타인을 받아들이며 생겨나는 균열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았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세상과 부딪치며 위태롭게 흔들리는 소년의 성장을 강렬하게 선보인다. 착하게만 살아왔던 주인공 ‘윤수’가 강하고 나쁜 아이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자신의 욕망을 치열하게 들여다보고 삶과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뜨겁게 담겼다. ‘호구(虎口)’란 본래 ‘호랑이의 입’이라는 뜻으로 바둑에서 세 돌에 둘러싸여 위태로운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호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벼려 낸 소년의 고민과 깨달음이 바둑 대국에 비유되며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진짜 ‘나’ 그리고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의 수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이다.

줄거리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호구’라고 불리며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주인공 ‘윤수’는 짓궂게 괴롭히는 아이들에게도 화를 내지 못하고 착하게만 살아왔다. ‘쫄’이라고 불리는 반의 최약체 ‘주온’과 엮여 점점 더 아이들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낀 윤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권이철’처럼 강하고 나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운동을 하고 거친 말을 뱉고 머리도 염색하며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한편 윤수가 자신에게 잘해 준다고 여긴 주온은 친구가 되자며 자신의 비밀을 알려 주는데, 그건 바로 주온이 반 아이들의 물건을 훔치고 있었다는 것. 윤수는 주온과 선을 그으면서도 아이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욕망을 이해하며 혼란스러워한다. 학교에서의 괴로움에 더해 항상 힘이 되어 주던 할아버지가 암을 진단받은 상황에 윤수는 더욱 혼란에 빠진다. 결국 윤수의 가난을 들먹이며 괴롭히는 권이철을 더는 참지 못하고 달려들고, 윤수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강하고 나쁜 아이’가 되는데…….
저자

김민서

2000년출생.법학전문대학원에서법학을공부하며,사람과사람의이야기를쓴다.장편소설『율의시선』으로제17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국호구
제2국축
제3국사활
제4국불계패
제5국신의한수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잊히지않는기억이되고싶었다
그리하여나는검어지기로했다

밖에서보기엔우수한성적에성실하고친절한학생인윤수에겐또다른꼬리표가있다.묵묵히맡은일을하며고운말로친구들을배려하는윤수를반아이들은‘호구’라고부른다.사소한부탁도거절하지못하는윤수를아이들은만만하게여기며은근히무시한다.그럴때면윤수는자신의자리를확인하기위해더욱공부에열을올리거나,반에서‘쫄’로불리며아이들에게괴롭힘당하는‘주온’과자신을비교하며위안을얻곤한다.하지만점점쫄과엮여함께무시당하고,삼선국회의원의아들로반에서잘나가는‘권이철’에게찍히고만다.착한척한다는이유로‘위선자’라는소문이돌고,유난히키가작은할아버지로인해‘난쟁이’라는딱지까지얹힌윤수는더이상당하고살지않고권이철처럼‘압도적인사람’이되기로결심한다.
목소리가크고,욕을잘하고,무엇이든자신이원하는대로하고야마는권이철.권이철을관찰하고그특징을따라하기로한윤수는운동을시작하고어설프게욕을내뱉어본다.거절하는연습을하고거친행동을하고,더욱치열하게자신을바꾸고자한윤수는권이철처럼머리를노랗게물들이며다짐한다.“아주크고,무겁고,더러운사람”이되기로.(110면)

잊히지않는기억이되고싶었다.누군가의가슴에깊이꽂혀서영영지워지지않은채남고싶었다.그러니이욕망은불가항력이었다.
호구보다는개새끼가오래남잖아.134면


발밑은절벽이다.나는지금존재의끝에서있다
힘겹게분투하여마침내도달해낸소년의기록

한편권이철과아이들에게괴롭힘당하던쫄은윤수가자신에게잘해준다고느끼고자신의비밀을고백한다.복수하기위해반아이들의물건을훔쳤고,얼마전반을들썩이게한권이철의명품시계도난사건의범인도자신이라는것.윤수는복수하고싶다는쫄의욕망과크고강한사람이되고싶다는자신의욕망을견주며진짜자신이원하는것에대해곱씹게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따르면모든존재는고유한목적을가지고있으며그목적을향해움직인다.인간의행위도목적을가지는데,그최종적인목적은행복이다.
하지만행복은얄궂다.남과비교하지않으면내가행복한지알수없으니.30면

상대적으로가진게부족하다고느끼는윤수는쫄과권이철과자신을비교하며자신의위치와행복을가늠한다.쫄보다는낫다며위안하고권이철보다가지지못한것에불행해한다.하지만윤수의욕망은단순히무시당하지않고인정받고싶다는마음에서나아가삶의더욱본질적인의미를질문한다.행복하지않은인생은가치가없는것일까?윤수의솔직한욕망은위태로운외줄을타지만삶의목적이무엇인지의문을품기시작하는청소년과먹고먹히는삶속에지친성인모두에게깊은공감을불러일으킨다.


설령불행해진다해도나만의인생을위해
단단히내리꽂는뜨거운한수

윤수에게는사랑이자흠,자랑이자약점인존재가있다.어려서소아마비를앓고한쪽다리가불편한,유난히키가작아난쟁이라불리는할아버지다.할아버지는바둑을통해세상의이치를윤수에게알려주고,윤수는이를통해삶이라는자신의대국을바라본다.가난한집안사정은한편으로는윤수의열등감이되어발목을잡지만,넘어진윤수를위로하는것역시할아버지와엄마의품이다.

할아버지는내부모이자친구이고,기쁨이자행복이며,흠이다.할아버지는나의해묵은열등감이다.149면

그런윤수를벼랑끝으로모는소식이전해지는데,자주기침을하고어딘지이상한기색을보이던윤수의할아버지가폐암을진단받은것이다.할아버지가쓰러진뒤윤수는점점더막다른길에몰리고,윤수의집안사정을운운하며괴롭히는권이철을더이상참지못하고달려들게되는데…….결국권이철을쓰러뜨린윤수는자신의욕망을따라잊히지않는강한사람이되어행복해질수있을까?삶이라는대국에서자신만의수를찾을수있을까?
전작『율의시선』에서마치서로다른우주처럼낯선타인과마주하며일어난파동을그리던작가는이번작품에서더욱깊어진시선으로세상과부딪치며진동하는이의내면을그리며삶에대해본질적인질문을던진다.무엇이스스로를증명할수있는지뜨겁게고뇌하는문장을따라가다보면저마다의물음표에단단한바둑돌같은한수를만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