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파란 (유지현 장편소설)

파란 파란 (유지현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나는 파도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
꿈 앞에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로 위상을 높인 창비청소년문학상이 『페인트』 『유원』 『율의 시선』 『스파클』에 이어 청소년문학의 흐름을 이끌어 갈 제19회 수상작을 선보인다. “푸릇푸릇한 청소년소설의 기백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신예 유지현의 장편소설 『파란 파란』(창비청소년문학 147)이다.
『파란 파란』은 열아홉 살 모파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 심해 도시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청운시에 사는 모파는 고교 심해수영 선수다. 모파의 기록은 언제부터인가 주춤했고, 혼자서만 뒤처진 채 앞서 나가는 동료들을 바라보게 된 지 오래다. 레인에 뛰어드는 게 딱히 즐겁지 않지만, 아무런 길도 나 있지 않은 레인 밖은 더 두렵다. “온 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인 열아홉, 조급한 마음이 자꾸만 찾아드는 청소년기의 불안감을 매만지는 이 작품은 ‘나’를 마주하고, 사랑하는 법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작가 유지현은 청소년들이 놓인 치열한 경쟁과 생존이라는 과제를 직시하며, 현재적인 질문을 던진다. 처음 겪기에 더 크게 요동치는 청소년기의 감정들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작가의 다정함이 미덥다. 나만의 고유한 삶의 무게를 견디며, 심해를 헤매고 있을 모두에게 권하고픈 작품이다.


▶줄거리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겨 버린 미래. 인류는 바닷속 생활에 적응해 살아가는 심해종과 높은 산이었던 땅에 터를 잡은 고산종으로 나뉜다. 심해 도시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청운시에 사는 모파는 심해수영 선수다. 남들보다 튼튼한 아가미와 지느러미, 더 많은 비늘을 가진 모파는 타고난 진화 특성에 힘입어 선수로서 재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록이 멈추어 버렸다. 조급한 마음에 잠을 줄여 가며 몰두했지만, 기록은 더 나빠지기만 했고, 급기야 모파는 훈련 도중 레인에서 튕겨 나오며 부상을 당한다. 모파가 주춤하는 사이, 라이벌 운하는 모파를 제치고 저 멀리 나아간다. 운하는 타고났는데 열심히 하기까지 하는 선수, 노력하면 노력하는 대로 발전하는 선수다. 그런 운하를 보고 있자니 모파는 허우적거리다 못해 가라앉는 기분이다. 코치님은 모파에게 2주간 훈련 금지 처분을 내린다. 심해수영에만 몰두하며 심해수영으로 꽉꽉 채워 왔던 시간이 텅 비어 버렸다. 이런 와중에 누군가가 스레드에서 모파를 조롱하고, 스토킹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했지만 전혀 괜찮지 않다. 못된 말이 날아와 꽂힌 자리가 욱신거린다. 모파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편, 모파는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진화 촉진제가 상황을 나아지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심해수영 종목에서는 타고난 신체 조건이 중요한 만큼 진화 촉진제가 기록을 단축해 줄지도 모른다. 마침 이모가 두고 간 파우치 속에 진화 촉진제가 들어 있다. 한두 알 먹는 정도로는 도핑에 걸리지도 않을 것 같은데. 모파는 약봉지를 만지작거리며 고민에 빠진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저자

유지현

柳智賢

경기도안산에서태어나고자랐다.세계를가로지르는이야기를찾아다니다보니어느새소설을직접쓰기에이르렀다.첫장편소설『파란파란』으로제19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받았다.

목차

내인생은하향곡선
심해종과고산종
잠시머무르는곳
진실찾기
의심의씨앗
빠른해결책
레인밖소용돌이
진짜친구
고산에서심해까지
우리가잃어버린것
해파리의마음
푸른물살을거슬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믿었던꿈으로부터내던져진열아홉,
예상밖의경로로나아갈수있을까?

거센물살을이겨내기위해,밀려나지않기위해온몸에팽팽하게힘을주고헤엄치는‘심해수영’선수모파의모습을비추며이야기가시작된다.생생하게묘사되는‘심해수영’경기장면은독자를수중의관객석으로데려다놓으며,가까이에서선수들을바라보는듯한짜릿함을선사한다.작가가상상력으로빚어낸‘심해수영’은소용돌이로이루어진원형의레인을한바퀴도는종목이다.거칠게휘몰아치는역방향의물살에맞서며원을그려야하는이종목은오늘날우리청소년들이마주하고있는기이한경쟁의현실과도닮았다.가파른기울기를따라맹목적으로상승하고,틈새를비집고나아가야만하는생존게임.
모파는어른이되어서도‘심해수영’선수를할거라고,꿈이있으니남들처럼방황하지않아도된다고굳게믿어왔지만스무살을앞둔지금,현실은모파의바람과다르게흘러간다.성적이곤두박질치는것으로도모자라급기야는물살에휩쓸려레인에서튕겨나오는,초보자에게나일어날법한사고로부상을당하고만것이다.중요한경기가코앞인데,이대로영영레인에서쫓겨나면어쩌지?난데없이허우적거리는신세가된모파는반갑지않은상황에괴로워한다.

온세상이무조건나를받아주지는않는다는걸깨닫는시기였다,열아홉은.그중에서가장큰문제는무언가를냉큼그만두기어려운나이라는거였다.그게어릴때부터하던일이라면더더욱.
이대로가다가알수없는해류에휩쓸려서영영사라져버려도괜찮지않나.나는물살에몸을맡긴채잠시눈을감았다.빛이완전히차단되어어두운눈꺼풀안쪽만을바라보고있으니내가어디를향해가는건지모호해지는기분이들었다.(19-20면)
어디에든지의존하기시작하면
스스로버텨낼힘을잃고만다

벼랑끝에서혼돈과싸우다보면자꾸만어딘가에의지하고싶어진다.약물이든,조작이든,혹은그보다더한무엇이든.이도저도못한채가라앉는기분을느끼던모파의손에우연히도‘진화촉진제’가들어온다.심해에서태어나는아이가수중생활에잘적응할수있도록,임신부들이주로복용하는‘진화촉진제’는원료가귀하고조제가까다로워서처방전없이는얻을수없는약물이다.직접처방받지도않은약을먹었다가뭔가잘못될수도있고,도핑으로적발되면대회출전조차막히게된다는것을알면서도,절박한상황에놓인모파는자꾸만약봉지를만지작거리게된다.

파우치안에있는약들은어디가서구하려야구할수없는것들이었다.
딱하나만먹어볼까.
그런생각을하니손끝이절로차가워졌다.(114면)

그런와중에일종의SNS인스레드에서누군가가모파를지속적으로헐뜯어왔다는사실이드러난다.그는모파의사진을찍어올리며괴롭힘의수위를높여간다.수상할정도로모파의일거수일투족을잘아는스토커의모습에가까운이를의심할수밖에없는상황이펼쳐지고,모파와친구들은혼란스럽기만하다.그러나스토커의정체가밝혀지게되는순간,모파는문득깨닫는다.정작자신을가장괴롭게만든존재는따로있었다는것을.“나의무능을쉽게비난하고,나의크고작은수치를낱낱이파헤치고,내가뒤처질때마다끔찍한말로날몰아붙이고함부로대하던”(149면)모파자신의모습을.

나는내가점점실력이부족한선수가되어가고있다는사실에겁을먹었다.과감하게온몸을앞으로쏘아보내지못하고그저허덕이기바빴다.나를돌아보는게아니라,옆레인에있는다른사람만을신경쓰고있었다.(218면)


나만의고유한시간과경험,
나의삶은나에게전혀뻔하지않다

지구의상당부분이물에잠기면서인류는둘로나뉘었다.높은산이었던땅에터를잡은고산종과바닷속생활에적응해나간심해종.폐호흡보다아가미호흡이자연스럽고,지느러미와비늘을가진아기들이흔하게태어나는바닷속세상은거대한재난이휩쓸고지나간폐허이후의세계이기도하다.그러나작가유지현은이세계를결코비관적으로그리지않는다.수백수천만의발광플랑크톤이모여만들어낸바닷속은하수처럼아름다운일상의풍경을선사한다.
『파란파란』은어떤세계에있든,어떤시대를살든청소년들에게놓인과제는크게다르지않다는점을주목한다.아주낯선무대로독자들을데려가지만,사실은깊은바다를거울삼아자신들의삶을들여다보게한다.작가유지현은첫장편소설『파란파란』을통해오늘날우리청소년들에게요구되는‘성공’과‘생존’의과제,불안과좌절,외부의힘에의지해서라도승리를쟁취하려는기이하고맹목적인현실을정면으로돌파하며,현실의청소년들에게꼭필요한이야기를풀어놓는다.낯선상상력으로힘있게건설한세계를펼쳐내면서도청소년문학이직시해야할현재적인질문을놓치지않았다는점에서“푸릇푸릇한청소년소설의기백이살아있는작품”이라는찬사에값한다.

저옛날에도고등학생들은앞으로어떻게살아가야할지고민했구나.자기가뭘잘하는지,뭘할수있는지알지못해서막막했구나.내가한번도살아본적없는세계가어쩐지친숙하게느껴졌다.나와비슷한상황을겪고있는인물들로인해서.(105면)

수많은사람이으레겪는일들을풀어놓는게남에게는흔해보일지몰라도,나의삶은나에게전혀뻔하지않다.그건나만의고유한시간이고경험이다.(10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