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 안의 소녀 - 소설의 첫 만남 15

원통 안의 소녀 - 소설의 첫 만남 15

$10.00
저자

김초엽저,근하

소설가.1993년생.포스텍에서화학을전공하고,생화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2017년「관내분실」과「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으로제2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대상과가작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쓴책으로소설집『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원통안의소녀』등이있고,함께지은책『사이보그가되다』가있고,여러앤솔러지에참여했다.2019년오늘의작가상,202...

목차

원통안의소녀/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내가만약원통에갇혀돌아다녀야한다면?
과학적상상력위에따뜻한감성을더한SF

주인공지유가사는도시의공기중에는‘나노봇’이떠다닌다.첨단과학기술의결집체이자안전성이입증된나노봇을통해도시는미세먼지를정화하고,가뭄이나홍수등기상현상도통제할수있다.그러나완벽해보이는이나노봇에알레르기를보이는예외적존재가있으니,바로문지유이다.나노봇때문에호흡이힘든지유의사연이알려지자한기업에서‘프로텍터’라는원통형차량을개발해기부한다.투명한플라스틱원통을타고다니는지유는이제‘원통안의소녀’로유명해진다.

어려보인다는이유로‘소녀’라고불리는건그렇다쳐도,거리에서마주치는사람들이동정어린눈빛을보내올때마다지유는어떤표정을지어야할지알수없었다.프로텍터는왜투명한플라스틱으로만든걸까?―본문17면

그러던어느날지유가실수로도시의공공기물을부수면서뜻밖의변화가찾아온다.거리곳곳의스피커에서‘목소리’가들려오며지유에게말을걸기시작한것이다.처음에는“그러고그냥가면어떡해?”(12면)하고따지던목소리였지만,어느덧일상의소소한경험도나누고대화하며지유와친구가된다.
목소리의주인공은자신을‘노아’라고소개한다.하지만지유는노아를목소리로만들을수있을뿐,노아가어디에사는지알지못한다.몇번씩물어보아도노아는말을삼킨다.노아는정말누구일까?


“나는원래이도시에없어야하는사람이야.”
완벽해보이는도시의불완전한두사람

노아와가까워지며지유는둘이함께동네를산책하면좋겠다는꿈을꾼다.하지만이게가능한일일까?지유가원통밖으로나와맨땅을밟는일은불가능하다.게다가지유는노아가누구인지조차알지못한다.어딘가로불쑥사라졌다가나타나길반복하는노아의목소리에불만이쌓인지유는“나를친구로생각하긴한거야?너도나를불쌍하게생각했어?”(58면)하고따져묻는다.그리고마침내지유에게노아는자신의비밀을털어놓는다.
소설은‘원통안의소녀’라는이름으로도시의유명인이된지유와도시에있어서는안될존재인노아의우연한만남과우정을그린다.완벽해보이는도시이지만,그곳에도소외된존재들이있다.노아의사연을알게된지유는세상에‘절대로완벽한것’이란없다는서글픈진실을깨닫는다.

하지만‘절대로’라는건애초부터없었다.지유자신조차도일종의부작용이지않던가.
―본문63면
“넌어디로든갈수있을거야.”
차이와차별,장애에대한빛나는사유

원통을타고다니는까닭에사람들의시선을한몸에받아야하는지유의일상은현실속장애인의삶과닮아있다.사람들의눈에띄지않고신분을숨기는노아는소수자들을떠올리게한다.사회적약자이자청소년인이들은그러나어떤어른의도움에도기대지않고,자신들만의방식으로자유를향해힘찬모험을벌인다.
동정받기싫지만동정에기대어살아갈수밖에없다고생각했던지유에게그러지말라고,네가그런식으로생각하는게싫다고부드럽게말해준사람,나아가“넌어디로든갈수있을거야.”(75면)하고용기를전해준사람.노아는그뒤어떻게됐을까?두사람은도시를함께산책할수있을까?벅찬감동과긴여운을전하는마지막장면에닿고나면,두사람의행복을오래빌어주고싶은마음이반짝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