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말할 시간 - 창비만화도서관 5

비밀을 말할 시간 - 창비만화도서관 5

$15.00
Description
상처받은 마음들을 따뜻하게 비춰 줄 단 한 권의 만화
혼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첫 책 『기분이 없는 기분』이 2019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우수만화에 선정되며 평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구정인 작가의 신작 『비밀을 말할 시간』(창비만화도서관 5)이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아버지의 고독사를 마주하고 내면의 슬픔을 받아들이는 인물의 심리를 그렸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중학생 은서가 어린 시절 겪은 성추행 사건을 스스로 극복해 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어린 시절 낯선 사람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기억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은서를 괴롭힌다. 가해자를 향한 분노, 자책, 엄마에 대한 원망 등 깊은 감정의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자신을 지키는 은서의 모습에서 어느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안고 있던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당당히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을 응원하는 수작이다. 아동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동시에 자기를 긍정하며 성장하는 여성 청소년 서사이자, ‘구정인 만화’라는 장르를 구축할 작품.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구정인

디자이너이자만화가로활동하고있다.만화책『기분이없는기분』과『비밀을말할시간』등을쓰고그렸다.

목차

일요일007
월요일031
화요일059
수요일075
목요일095
금요일117
토요일141
일요일,오전165
일요일,오후181
어느평범한화요일195

작가의말204

출판사 서평

9년동안말하지못한상처
이제는‘비밀을말할시간’

친구들과함께즐겁게놀고돌아오던날,은서는지하철에서성추행을당하고어린시절겪었던성추행사건을떠올린다.9년동안아무에게도말하지못했던비밀이다.친구들에게도선생님에게도쉽게털어놓을수없는이야기에은서의마음은점점무거워져만간다.가해자에대한복수를꿈꾸지만,가해자가누구인지도모르는상황.피하지못한자신을탓하고자신을돌보지못한엄마를원망하기도하며은서는무겁고어두운마음의길을지나오는데…….
자신의잘못이아니라는것을말하기까지주변의도움은은서에게큰힘이되어준다.은서는고민끝에가장친한친구인지윤에게자신의비밀을털어놓는다.지윤은가해자를향한마땅한분노를표출하면서은서를위로한다.하지만아직걱정은모두해결되지않았다.지윤은혹시은서의몸에남아있을지모를후유증을걱정하면서은서에게함께병원에갈것을제안한다.지윤이전한정확한공감과이해로힘을얻은은서는두렵지만용기있게발걸음을내딛는다.

일곱살때성추행을당한은서가스스로‘괜찮다’고말하기까지넘어서야했던자책과복수심,원망과후회와두려움의문턱들이섬세하게담겨있다.우리내면에묻혀있는‘괜찮다’는감정을발견하기위해서는주변에서비춰주는따뜻한빛이필요하다.『비밀을말할시간』은우리에게그와같은빛이될것이다.―최진영(『이제야언니에게』작가)

우리의경험,우리의이야기
더많이공유되어야할숨은기억들

『비밀을말할시간』은성공적인데뷔를알린전작『기분이없는기분』에이어또한번한국만화영상진흥원다양성만화제작지원사업에선정되면서구정인작가만의장르를구축했음을입증했다.전작에서아버지의고독사로우울증을겪고다시삶을되찾아가는주인공혜진의내면과성장을차분히따라가던작가의시선은이번작품에서“이나라에서여자로살면서”(121면)누구나듣고경험했을법한보편적인주제로확장되었다.
아동성폭력이라는묵직한주제를다루면서도주인공은서의내밀한감정을파고들며작가가우리에게제시하는것은개별적인사건이품은공동체의보편적인기억이다.친구지윤의말에서도드러나듯,한국에서자라난여성이라면은서가겪은사건과비슷한경험을했거나보고들은바있을것이다.작가는여성들에게공유되는기억을동네의놀이터나엘리베이터와같은일상적공간에소환한다.흑백의담백한그림체는특별할것없는공간들을여백과함께담으면서그사이에숨은말들을정확하게포착한다.담담하면서도눌러담은감정을느끼게하는‘구정인만화’만의매력이고스란히녹아있다.

피해를마주하고정의하는과정을통해여성들은내몫이아닌것들과비로소이별한다.그이별의시간에서주인공이좋은여성들을만날수있어무척다행이었다.사회는여전히더디게변하지만우리는안다.너의눈물이나의눈물임을,우리는“잘못되지않았”음을.―김보라(영화「벌새」감독)

“나는이제안다.
내가잘못하지않았고잘못되지도않았다는걸.
나는괜찮다.”

오랜시간이지났지만그누구도사과를구하거나책임지지않는사건에는어떻게대처해야할까.9년이라는시간이흘렀지만갈수록선명해지는피해의기억은가해자에게죄를물을수도없다는사실때문에은서를더욱괴롭힌다.대상을찾을수없는분노는자신을괴롭히기도하고자신을지켜주지못한엄마에게향하기도한다.하지만은서는아무도책임지지않는문제의답을분명히알고있다.모든것은가해자의잘못이고,“나는잘못되지않았다”(193면)는것.
주변에도움을요청하기까지은서를지탱한것은다름아닌은서자신이다.“벗어나야해.”(113면)“도움이필요하다.이야기하고싶어.위로받고싶어.들어줄사람이필요해.”(113면)은서는“나는내가아니었으면좋겠”(111면)다는생각을분연히떨쳐내고도움의손길을찾아일어선다.병원으로떨리는발걸음을옮기는은서와지윤을열렬히응원하게되는까닭은두사람이스스로답을찾아행동하기때문일것이다.세상을향해자기목소리를낼줄아는은서는반가운청소년서사의등장을알리는건강하고미더운주인공이다.어느혼자만의비밀이아닌우리모두가이미알고있던이야기,은서로부터발화되는비밀에우리의마음을내어줄시간이다.

어릴때성폭력을당한피해자들의목소리는많이전해지지않는다.폭력의피해자가겪는힘듦에공감한경험이늘어날때가해는절반으로줄어들것이다.가해자가자신의폭력을자랑할수없는사회가되는데이만화는힘을보탠다.―송승훈(광동고국어교사,전국국어교사모임독서교육분과물꼬방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