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이소호 에세이)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이소호 에세이)

$15.80
Description
내 삶이 멋대로 시작해 버린 것처럼
나는 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다

2014년 월간 『현대시』 신인 추천을 통해 등단했고 2018년 시집 『캣콜링』으로 제3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소호 시인의 첫 에세이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누군가가 추억이라고 쓰지만 자신에게는 ‘지옥’이었던 유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캣콜링』(민음사 2018)에 등장했던 시적 자아 ‘경진’이 이번에는 자신의 무수한 ‘첫’ 발자국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인은 ‘괜찮다’는 말을 어디에서도 건네지 않지만 자기 고백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위로가 고통받았던 유년의 경진이뿐만 아니라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지금의 청춘들을 어루만진다. 어른이 된 소호의 글 가운데 등장하는 어린 경진이의 실제 일기는 시인의 ‘처음’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는 『캣콜링』의 경진이를 더 알고 싶었던 독자들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올 책이다.
저자

이소호

1988년여의도에서연년생장녀로태어났다.
서울에서태어났으나적응할때쯤만되면운명의장난처럼부산,무주로이주하여학창시절을났으며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와미디어창작학부를동기도교수님도모르게비밀스럽게다녔다.잘다니던회사를그만두고어쩌다동국대일반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진학하여석사를수료했다.석사4학기재학중이경진에서이소호로개명까지한후,눈물겨운투고끝에월간『현대시』신인추천으로등단했다.2018년시집『캣콜링』으로제37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다.오늘의나는『시키는대로제멋대로』의저자로시와산문을쓰며살아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누군가는추억이라고쓰고나는그걸지옥이라고읽지
고랑과이랑
너와나와우리의사전
전지적피해자시점
라스트아날로거
그많던아버지는모두어디로갔을까
채미숙대백과사전
어떤일은일어나지않는편이좋았다
방파제와파도그리고현주
첫줄은형편없이시작되었다

2부
운명을바꿀수있다면
입에서입으로전해지는소호
슬기로운병원생활
소호의각주

3부
그도시를기억하는법
세상의끝에서우리는
점점멀어지는것처럼보이지만우리는여전히무겁다
검은강,모기그리고다카시
알래스카에서온편지
파티션블루스
안전거리확보
사람은너무쉽게변하거나,그보다쉽게변하지않는다
꿈을꾸는것은저주에걸리는것만같다고말했다,네가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처음은그러하다
가장엉성하며의뭉스럽고불분명하다

갑자기무주로이사가게된어린시절의경진이는자기자신이마음에들지않는다.부모,하나뿐인자매,친구들과의관계까지모든게제멋대로되지않는현실에경진이는생각한다.

‘여기서더나빠질것이있을까?’칠이벗겨진정글짐.균형이맞지않는시소.슬쩍손을대면녹물이흐르는그네.-본문21면

어느멋진영화에서처럼자신을구해주는왕자님도없고소위말하는‘베스트프렌드’도없는고요한삶의한가운데에서경진이는칭찬받기위해일기장과인터넷게시판에글을쓰기시작한다.마법처럼글에재능을찾아행복해졌다는이야기였으면좋았을테지만시인은곧바로자라지않는다.글쓰기를시작했지만언제나처럼넘어지고상처받고눈물을흘린다.나자신이되는것조차힘겹다고생각할무렵시인은깨닫는다.인생이뜻대로풀리지않는다는사실이항상옆에머물고있었다는것을.이소호시인은자신의처음이불분명하고의뭉스러웠다고말한다.그생각은훌쩍자라어른이된지금도변하지않았지만,시인은그것이당연하다는사실을이제야알게되었다고덧붙인다.어른이되어서야겨우알게되었다는그솔직함이지금불확실한현실을살아가는누군가에게는꼭필요한위로가되어준다.

인생이뜻대로되지않는다는사실이여기,여기에있다.여러분은지금부터모든것을포기하는‘경진’이를보고‘소호’를볼것이다.부디당신의삶에겹쳐보았을때다르지않길바란다.-본문10면

미워했던나와진심으로화해하는힘
생각해보니처음은멋질필요가없다

흔히들성장은계단식이라고생각한다.그러나정해진길을차근차근올라가는경우는드물다.이십대를지나삼십대에접어든이소호시인이말하듯,어른이되면펼쳐질줄알았던그럴듯한계단은사실존재하지않는다.계단을성큼성큼올라성장하지못하고주저앉아우는자신이견디기힘들정도로싫어지는순간은누구에게나있을것이다.이책을펼친독자는스스로를미워하는시인의에피소드에울고웃다마침내그토록미워했던자신과화해하는한사람을볼것이다.그리고엉성하게써내려간첫줄에도진정으로웃는법을시인과함께깨달으며다음걸음을내디딜수있는힘을얻을것이다.

“엄마,있잖아.내가여기서더자라면무엇이될까?”
“네가아무리자라도우리소호는엄마눈에여전히아기지.”
(…)
역시사람은너무나쉽게변하거나,그보다쉽게변하지않는다.나는그누구로부터도영원히고쳐쓰이지않을것이다.오로지변하는것은매일매일내손으로쓰는나자신뿐이다.-본문27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