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시전집 (양장본 Hardcover)

민영 시전집 (양장본 Hardcover)

$36.05
Description
평생을 마친 다음 그 손바닥 위에 몇줄의 시가 남는다면
‘문단의 작은 거인’이라 불리는 한국 시단의 원로 민영 시인의 시전집이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1959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60년 가까운 시력을 쌓아온 시인은 우리 역사와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밀도 있는 서정적 탐구와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깃든 견결한 시세계를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이번 전집을 준비하면서 시인은 첫 시집 단장부터 마지막 시집 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까지 아홉권의 시집에 실린 409편의 시를 한편 한편 일일이 손보았으며, 여기에 최근작 10편을 더하였다. 시력에 비하면 과작인 셈이나, 이 전집을 통해 우리는 목숨의 불꽃이 다하는 그날까지 시를 쓰는 것만이 유일한 노동이자 기쁨이라 여기며 평생을 오로지 시의 외길을 걸어온 노시인의 연륜과 기품이 서린 시정신을 엿볼 수 있다.
저자

민영

저자민영(閔暎)은1934년강원도철원에서태어났다.네살때부모와함께만주간도성화룡현으로가서살다가해방이듬해인1946년에두만강을건너귀국했다.1959년『현대문학』에시가추천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약한자들의아픔을따뜻하게보듬으면서도단아하고격조있는시편을써왔다.자유실천문인협의회고문·민요연구회회장등을역임했고만해문학상·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등을수상했다.시집으로『단장』『용인지나는길에』『냉이를캐며』『엉겅퀴꽃』『바람부는날』『유사를바라보며』『해지기전의사랑』『새벽에눈을뜨면가야할곳이있다』와시선집『달밤』을간행했으며다수의수필집·번역서·아동문학서를펴냈다.현재한국작가회의고문으로있다.

목차

시인의말
일러두기

_斷章
가을빗소리
첫눈
石場에서
죽어가는이들에게
밤사람
봄비
밤길
이승과저승
童願
그날이오면
아내를위한자장가
靑蛾
無依靑山詩
後歸去來辭
歸岸望鄕詩
別魂
가을바닷가에서
바둑엽서
五歌
道程記
時禱抄

만추
용담꽃
斷章
병상에서
늦겨울바다
前夜
斷想
小曲
불꽃과바람
어떤비행
남가좌동에서
국화
示威
육교에서
새야,새
비가내리네
광야에서
다시광야에서
달빛
海蘭江橋梁工事殉職碑

_용인지나는길에
풀빛
폭포
名唱
商調
短章
답십리1
답십리2
답십리3
답십리4

쎄바스띠안의유언
이시대는
出猶太記
滋雲에게
고향
용인지나는길에
變奏
대조롱터뜨리기
가을파이프
고가도로頌
지도
별빛
비오는날
서부두에서
층계참에서
鎭魂調
儀式1
儀式2
儀式3
경영론
彗星
橫竪歌
붕괴
야구
訥喊
원수를기다리며
불빛

_냉이를캐며
海碑
달밤
수유리하나
수유리둘
노래하나
노래둘
노래셋
잠들기전에
무서운집

어떤묘비명
나의투쟁
냉이를캐며
허수아비調
휘파람불며
엉겅퀴꽃필무렵
海歌
겨울날
소양호단풍

재가되기위해
四六歌
新太平歌
중랑천하나
중랑천둘
중랑천셋
앉은뱅이꽃
斷想
겨울노래
선창에서
俗謠調하나
俗謠調둘

아직도겨울인어느날둑길에서서
진혼가
북에사는막돌이에게
어느날
戊午年새아침에
내가너만한아이였을때

_엉겅퀴꽃
凍天
무제
수유리에서
봄눈
벗들에게
다시붓을들고
보목리
할미꽃
山碑
에오로스의竪琴
다시사월에
가을제비의노래

바람歌
긴밤歌
孔子의개
가을초혼가
供養花
작은소나무
새해아침의기도
손금歌
겨울밤
마늘냄새
부활절
고향생각
엉겅퀴꽃
방아노래
칠월백중
장돌림
日峰山
우렁이를먹으며
추석날고향에가서
가을소풍길
굴다리근처
달맞이꽃
수정집에서
華嚴의빛을기리며
북녘천리
답십리무당집

_바람부는날
바람부는날
벼랑끝에서
누항에서
海角에서
日蝕하던날
야심한밤에
마취대위에서
그어두운날밤에
남도에서
오월의기도
순결하라
똥바다
병노래
冬庭의詩
시래기를말리며
놀이터에서
눈밭에서서
곤연에서
요동벌에서
위나암성에서
북간도가는길
북관땅에서
어대진을지나며
도문에서
만주에서
옛친구의머리맡에서
경오년새아침에
봄소식
不在
옥잠화
민들레꽃
철원평야
추수이후
김제를지나며
부처님앞에서
광주일박
歸天에서
알림
굴속에누워
관세음보살에게
죽은자는말이없고
허균론
인디언여자의사랑노래
인디언마을에서
옥수수밭에서
망코로카의장례식

_流沙를바라보며
流沙를바라보며
안개섬
옛친구에게
월정리에서
이가을에
봉숭아꽃
별을바라보며
새벽을기다리며
고향
신단양의봄
신단양의가을
추풍령을넘으며
월아천을그리며
대추나무를바라보며
배봉산에서
아내의병
되피절부처님
갑사에서
응원가
소리
좋은날
보리밭
가로등의노래
「송별」을읽으며
무릉가는길1
무릉가는길2
무릉가는길3
무릉가는길4
무릉가는길5
새점
모란시장에서
형수
재판
여우사냥
독도
청관에서
返歌
북극을지나며
한인디언추장에게
늙은상수리나무
울음소리
기도하는여인
유언
맨해튼에서
사막의장미
늙은풍각쟁이
과달루페를지나며

_해지기전의사랑
해질무렵
남해도에서
늙은솔로몬의노래
떠나가는배

느티나무한그루
베로니카를위하여
섬나리꽃
해지기전의사랑
나리소에서
묘비명
流域에서
눈길
기다리는아내
경적
청평호에서
군밤타령
손톱자국
1997년소한
수선화피는날
風謠
읍내에서
테헤란밸리에서
우리마을
대추나무밑에서
눈꽃
춤을추리라
어떤인생
모닥불
여차에서
통쟁이마을처녀의노래
悲歌
동강을바라보며
예맥의터전에서
북간도의밤
하노이에서
김남주시인의무덤앞에서
투전판이야기

_방울새에게
序詩
메꽃
봄들에서
병후에
방울새에게
숲과별

까치소리
꿈속에서
장터에서
石像의노래
유마의노래
초파일
빗방울
강가에서
만해의달
달밤
가을산
불꽃놀이
가로등불빛
깊은밤의詩
등꽃
만추
놀이터에서
달을보며
잠안오는밤에
가수
향수
流燈
인디언담요의노래
만월
야상곡
流星
거창에와서
남도의봄
매향리에서
요지경아파트
봄맞이꽃

그봄에있었던일
聖夜
러시아에서
白夜
양파
칸다하르편지
오월,그리고어느날
최후통첩의날에
落花
귀향
유모차
포항시편
봄을기다리며
백중맞이
안개의나라
서울역지하도에서
슬픈봄날
등을달아라
병든서울
열풍속에서
열뎐
외침
풍경

_새벽에눈을뜨면가야할곳이있다
序詩
이가을에
새벽에눈을뜨면
바람의길
가을날
봄을기다리며
새의길
돌산에서
출항의꿈
격양가
늦가을단풍
모기에관한단상
冬至의詩
가을나무
겨울초성리에서
겨울강에서
매화를기다리며
소야곡
비무장지대에서
하늘나리꽃
비오는날
다시,이가을에
호궁소리
흔적
갈대밭에서
매지리에서쑥을캐며
평사리에서
晩年
별꽃
기차를잘못내리고
소록도에서
부활
이름모르는새싹에게
꿈에본어머니에게
봄,중랑천에서
목백일홍
봄소식
멧비둘기소리
제주시편
은행나무의꿈
늦가을햇빛
해저무는거리에서
햇볕모으기
잠안오는밤에
바리소에서
매미
애가
大雪의詩

창밖으로동부간선도로를바라보며
고속도로위에서
달에관한명상
이카로스의귀환
여명
북명의바다
베수비오화산에서
1946년봄만주화룡역에서
1946년여름두만강에서
겨울들판에서

_미간시편
분꽃
별사
惜春
봄이오면
바람부는날영등포역전에서
가을아침에
편지한장
이봄에
헤이리에서
대평원

해설|유성호
연보
작품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평생을마친다음그손바닥위에몇줄의詩가남는다면”
시력(詩歷)육십여년,오로지시의외길을걸어온시인민영의견결한시정신

나이제,모든이웃과神位를하직하고,하나의지팡이와마을을떠난다.어디로가는지묻질랑말아!하지만,눈내린벌판위에지팡이홀로남아바람에젖거들랑,그곳에날위해돌을묻어다오.(碑전문)

‘문단의작은거인’이라불리는한국시단의원로민영시인의시전집이창비에서출간되었다.1959년미당서정주의추천으로현대문학을통해등단한이후지금까지60년가까운시력(詩歷)을쌓아온시인은우리역사와인간존재의근원에대한밀도있는서정적탐구와삶에대한깊이있는성찰이깃든견결한시세계를일관되게보여주었다.이번전집을준비하면서시인은첫시집단장(斷章)(유진문화사1972)부터마지막시집새벽에눈을뜨면가야할곳이있다(창비2013)까지아홉권의시집에실린409편의시를한편한편일일이손보았으며,여기에최근작10편을더하였다.시력에비하면과작인셈이나,이전집을통해우리는목숨의불꽃이다하는그날까지시를쓰는것만이유일한노동이자기쁨이라여기며평생을오로지시의외길을걸어온노시인의연륜과기품이서린시정신을엿볼수있다.

우리시문학사에길이남을단아한서정시의모범

엉겅퀴야엉겅퀴야/철원평야엉겅퀴야/난리통에서방잃고/홀로사는엉겅퀴야//갈퀴손에호미잡고/머리위에수건쓰고/콩밭머리주저앉아/부르느니님의이름//엉겅퀴야엉겅퀴야/한탄강변엉겅퀴야/나를두고어디갔소/쑥꾹소리목이메네(엉겅퀴꽃전문)

강원도철원에서태어나만주에서어린시절을보내고,해방후에는여러객지를떠돌면서신산한삶을살아온시인은실향민으로서분단의아픔과고향에대한그리움을끊임없이노래해왔다.그런만큼그의시편은철저히고향에서발원하여고향으로귀일하려는생래적슬픔을오롯이담고있다.이렇듯“두고온고향생각”(용인지나는길에)과아련한추억속에서“저멀리/북만주땅에누워계”신아버지와“저산너머/용인땅에누워계”(다시,이가을에)신어머니를하염없이그리워하는시인의마음은사뭇애절하기만하다.비록“육신의눈에는안보이지만/고요히감은영혼의눈”(꿈)에는또렷이떠오르는고향마을을애달피노래하며노경(老境)의시인은늘그리운향수에젖곤한다.

새벽에눈을뜨면/가야할곳이있다./밤새도록뒤척이며잠이루지못하다/새벽에눈뜨면가야할곳이있다./울타리밖에내리는파리한눈,/눈송이를후려치는아라사바람이/수천마리의양처럼떼지어달려와서/왕소나무숲을뒤흔드는망각의땅,/고구려와발해의옛터전을/새벽에눈을뜨면찾아가야한다.//(…)//장백산올라가는멧등길에/하얗게피어있던백도라지꽃,/그북간도의화전마을을/새벽에눈을뜨면찾아가야한다./더늦기전에!(새벽에눈을뜨면부분)

시인은단아한형식속에민중적정서를민요조가락에실어일상의소재를평이한언어로형상화한서정시의한절정을일구었다.그러나시인의관심은비단평온한서정의세계에만머물러있는것은아니다.시인은“옥죄는자본주의의/톱니바퀴에치여살길을잃어버”(서울역지하도에서)린노숙자들이며“살아온날의절반을또다시집없이헤매야할”(해저무는거리에서)철거민들처럼“작고하찮은목숨”(별꽃)을살아가는소외된존재들에게도애틋한연민의눈길을건넨다.그런가하면“몸안에서출렁이던/생명의물은날이갈수록줄어들고있”(모기에관한단상)는그자신은겸허한자세로삶을받아들이며황혼의길목에서“눈부신여명을맞이하기위해”(여명)희망의불꽃을지핀다.

해지기전에/나그대보고싶으면/산수유꽃한가지/귓등에꽂고찾아가리.//그대의집창문에는/황혼의불빛어른거리고/파도의거친숨결이/조약돌을굴리리.//해지기전에/나그대마음에떠오르면/패랭이꽃한무더기/가슴에안고찾아가리.//그대와나사이에/모래톱이솟을지라도/즈믄해의사랑그꽃잎에/입술대이려찾아가리.(해지기전의사랑전문)

등단이후줄곧올곧은시정신을견지하며“소용돌이치는탁류의세월”(바람부는날)속에서“슬픔으로얼룩진”(流燈)역사를깊이투시하며서정성을추구하던시인은후기에이르러존재의근원에대한깊은성찰과차분한관조의세계를펼쳐왔다.“흙에서태어난자는/때가되면흙으로돌아가”(만추)는삶의진실을되짚어보고,때로는“거칠고사나운역사”(이가을에)를비판적으로사유하면서정치적사회적상황에대한울분을토로해내기도하였다.이제“검게탄줄거리와구멍뚫린/씨주머니만남”(流沙를바라보며)은“만년이란정거장에도달”(晩年)한시인은“평생을마친다음,/그손바닥위에/몇줄의詩가남는다면/그것으로족하다”는소박한마음으로“피가식어티끌진뒤남을/몇줄의詩”(국화)를생각하며세상을바라보고자한다.

내가젊었을때/가슴속의피뜨겁게달아올라/광야를달려가는표범처럼내달릴때는/저영롱한방울새의울음소리를/다가려들을수없었다.//그러나이제/심장의고동이느려지고/이세상모든것이/안개속에가려진분황사전탑/아득하게보일때가돌아오자/후박나무숲에서들려오는그소리를/유리알처럼투명하게느끼기시작했다.//아직은그천상의음악/다새겨듣지못하지만나는생각했다./저방울새의노랫소리는/미구에네가찾아가야할/새세상의불빛을가르쳐주고있다고.(방울새에게부분)

스물다섯에문단에나와“전쟁의불길과/혁명의연기로뒤덮인세기말”(묘비명)의시대를헤쳐온시인은어느덧인생의황혼기에접어들었다.“천민자본주의의나라”(오월,그리고어느날)에서시를쓴다는것이때로는서글픈일이기도하지만시인은자신의시가“순금의燈”(국화)이되어이세상을더불어살아가는이들에게위안과용기를줄수있다면더바랄것이없다고말한다.그리하여시인은오늘도순정한마음으로“한편의/아름다운詩처럼//한생애의/새벽과저녁을,그렇게!”(序詩)맞이할것이로되,“부러질지언정휘지않으리라”(눈꽃)는강인한시정신위에견고한심미성과정결한역사의식이어우러진그의시편은단아한서정시의모범으로서우리시문학사에길이남을것이다.

이제/모진겨울바람다가시고/산에들에냇가에산수유꽃피었으니,/흐르는강물에배를띄우듯/어디론가가야겠구나휘파람을불면서.//재양친옥양목두루마기한벌/가붓하게차려입고/흰구름뜬하늘을쳐다보면서/하염없이떠나야겠구나/두고온고향으로!(봄이오면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