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감수성과진중한감식안으로아동청소년문학을꾸준하고성실하게비평해온김지은의본격평론집이다.2006년부터최근까지『창비어린이』『어린이와문학』『기획회의』『여/성이론』등다양한매체에발표한비평들을한데모았다.작품론,작가론,인터뷰,서평등을통해그간발표된아동문학작품의성과를비평적으로조명하고최근의경향과흐름을짚어본다.어린이를비롯해‘외면받는세번째사람들의모든목소리가발화되는순간’을끝까지기다리는진심어린마음을담아쓴비평들은동시대아동문학을새롭게조명할뿐만아니라,어린이에대한성찰과세상읽기를믿음직스럽게안내한다.
아동청소년문학은세번째사람의문학이다!
저자김지은(金志恩)은동화를쓰고읽고비평하고강의하는전방위활동가다.대학원에서심리철학과철학교육을전공했고,1997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면서창작활동을시작했다.2002년무렵부터동화와그림책,청소년소설등을읽으며비평활동을펼쳐왔다.또한활동무대를지면으로한정하지않고텔레비전,라디오,팟캐스트등의방송을통해어린이책의매력과가치를널리알리고있으며,대학에서아동문학의창작과이론을가르치는등글쓰기와강의를넘나들며폭넓은활동을하고있다.
아동문학을바라보는저자의시각은이책의제목‘어린이,세번째사람’에응축되어있다.저자에따르면아동문학은‘세번째사람’의문학이다.세상은언제나권력을가진일인자-첫번째사람-와그를뒤쫓는이인자-두번째사람-의승부에만관심이있지만동화안에는그들목소리에묻혀잘들리지않는국외자의목소리가들어있다고본다.저자는이를‘세번째사람의목소리’라부른다.동화는이사회곳곳에서고도로은폐되어온세번째사람들의이야기를진심으로들려주고있다는것이다.따라서아동문학은세번째사람들의삶을지지하고격려하는문학임을역설한다.
동화안에는첫번째사람과두번째사람의이야기에서잘들려오지않았던국외자의목소리가들어있었다.나는그것을세번째사람의목소리라고부른다.아동문학이나를사로잡은것은이사회곳곳에서고도로은폐되어온세번째사람의이야기를진심으로들려주고있었기때문이다.동화에는어린이의목소리가들어있지만그목소리는어린이만의것이아니다.평생단한번도이야기의주인공이었던적이없는,가시화되지못했던세번째사람들의서사가동화에들어있다.아동청소년문학은세번째사람들의문학과가장먼저연대하며세번째사람들의삶이존중받는세상을가장열렬히꿈꾼다.-「책머리에」에서
섬세한감수성과진중한감식안이조화를이루는
유일무이한아동문학비평
『어린이,세번째사람』은저자가지난10여년동안동화와청소년소설을읽으면서만난수많은‘세번째사람’들의서사에관한비평을담은것이다.2006년부터최근까지『창비어린이』『어린이와문학』『기획회의』『여/성이론』『자음과모음R』등다양한아동문학,출판,여성관련매체에발표한비평들을모았다.전작『거짓말하는어른』은서평을모아실었던것에비해이책은작품론,작가론,인터뷰,서평등을두루아우르고있어작가의깊이있는사유를엿볼수있는본격적인평론집이라할수있다.작가는지난10여년간발표된동화와청소년소설의성과를비평적으로조명하고최근의경향과흐름을짚는다.국내에번역소개된외국의주요작품들도비중있게다룬다.
김지은의비평은전혀지루하지않다.특히동화작가로서의감성적인필치와비평가로서의섬세한분석력이조화를이루고,작가들의마음결을읽는섬세한눈,작품의핵심을잡아내는예리한비평감각이돋보인다.평론들은에세이처럼부드럽게다가오면서도장피아제,레프비고츠키,낸시초도로등사회이론가들의이론을글속에적절히녹여내어비평의깊이와철학적사유를더한다.많은작가들이작품을발표한후에그의평가를기다릴정도로김지은의글은신뢰와공감으로주목받고있다.
한사람이아이의모습으로이땅에와서자신의자리를찾아가는과정에필수요소가환대라고한다면,김지은은인간에대한가장아름다운환대의방식을아는연구자이다.그의시선은어린이와여성과성소수자를비롯하여세상의모든‘몫없는자들’을부단히응시한다.이때그어떤약자도배제하지않고품어내는한편,섣불리정상과보편의위계를설정하여경계안으로의포섭을시도하지않는다.서로다른모든인간은귀하고존중받아마땅하다는신념이한행마다낱말마다배어나온다.이책은우리가지켜야할가장중요한가치와,태어나고자라나며살아가는인간이계승할유일한철학이무엇인지를보여주는연구기록이다._구병모(소설가)
김지은과같은시대를살아간다는사실이얼마나감사한지모른다.그녀는이곳저곳을종횡무진누비며종횡무진책을읽고글을쓰고이야기를나눈다.책을내고나면그녀의평을기다린다.그녀의다정하면서도예리한평론으로비로소작품이완성되는듯하다.그녀는우리나라그림책계와동화책계의엄마다.김지은의글을읽으며다시금지친마음에불을붙인다.나는언제나김지은의칭찬을듣고싶다._백희나(그림책작가)
소년자아,죽음과폭력,성과사랑등을주제로
동시대작가와작품을새롭게조명하다
제1부는저자의관심주제인소년주인공,죽음,폭력,일,성과사랑,유년동화등을다룬주제비평이다.「소년의얼굴」은아동문학에나타난소년주인공을분석한다.우리아동문학에서1990년대이전까지는‘창남이’(방정환「만년샤쓰」1927)와‘석남이’(이원수『해와같이달과같이』1979)처럼겁없고당차고믿음직하고사내다운‘근대적소년’들의독무대였으나,그후이들이놀라운속도로자취를감추어버리고온유하고섬세하고자상한소년들이속속등장한현상을분석한다.「살아있는죽음을이야기하기」는아동문학에서금기의영역처럼여겨졌던‘죽음’을다룬작품을분석한다.이경혜의『어느날내가죽었습니다』(2004),임태희의『쥐를잡자』(2007)등죽음의다양한모습을정면에서다룬작품들이잇달아나온현상을진단하고그문학적완성도를분석한다.「유년동화에담긴말과마음」은인물,배경,사건등을구체적인작품을예로들어가며서술한유년동화론이다.「한국아동문학,폭력의역사」는우리아동문학에서폭력이재현되는방식을살펴보고,일상에서늘어나는폭력에대해작가가취해야할올바른관점을찾아본다.아동문학창작자는폭력을대할때피해자중심주의의입장에서는것이중요하고,피해자와연대하겠다는의지를보여야하며,가해자의규명과처벌보다는폭력을재생산하는사회의시스템에한층더관심을두어야한다고역설한다.「일을준비하는아이들」은우리동화가‘일’에대해어떻게이야기하고있는지를분석한다.아동문학초창기에우리동화가직업과노동에대해보여준태도를시대별로살펴보고,김남중,유은실,송미경,정연철등의작품에서동화가일에대해이야기하는방식이어떻게달라지고있는지짚는다.「어떻게사랑할것인가」는우리청소년문학에서사랑을다룬전경남,송경아,이옥수,김중미등의작품을살펴보면서로맨스가청소년의삶에어떤역할을하는지,그작품들은청소년들이경험하는사랑의현실을잘반영하고있는지를검토한다.유럽청소년문학에나타난성과사랑을다룬「말해도괜찮니?」는우리청소년문학과는어떤점이비슷하고다른지를잘보여주고있어「어떻게사랑할것인가」와엮어읽으면유익하다.
제2부는작가론이다.생태동화를개척하고키워온이상권,상처를드러내고치유하는동화로주목받는유은실,판타지동화부터형이상학적질문을형상화한청소년소설에이르기까지폭넓은스펙트럼을보여주는이경혜,‘길’의문학을추구하며저학년동화부터청소년소설까지아우르는임태희,자연과사회와역사를주제로어린이의삶을조명하는인본주의작가김남중,이야기의마법을환상적으로보여주는소설가구병모,청소년기의독자에게고백의권리를알려주는프랑스소설가미카엘올리비에,상상과상징의언어로성찰적탐구를계속하는그림책작가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등을집중적으로다룬다.
제3부는김려령,유은실,이금이세작가를인터뷰한글이다.동화와소설을넘나들며어린이,청소년,성인에이르기까지폭넓은독자를두고있는『완득이』(2008)의작가김려령을만나그의글쓰기와작품속등장인물에대해이야기를나눈다.우리단편아동문학의수준을단숨에끌어올린유은실작가를만나등단무렵의이야기부터대표작『만국기소년』(2007)의단편미학에이르기까지밀도있는대화가오간다.‘밤티마을’연작(2000~2005)과『유진과유진』(2004)등으로널리알려진이금이작가를만나그의작품에서강렬한인상을주는여성인물에관해속깊은대화를나눈다.
제4부는2003년부터2016년까지출간된주요단편동화집,장편동화,청소년소설,그림책등의성과와의미를짚어낸서평형식의짤막한비평들이다.이들책의내용과가치,완성도를출간당시의사회·문화적맥락속에서요령있게짚어준다.가족,우정,동물,역사,가난,사랑,공포,폭력,미래등다양한주제를아우르고있어읽을거리도풍성하다.
『어린이,세번째사람』은동시대아동문학을새롭게조명하면서어린이에대한성찰을이끌뿐아니라세상읽기를믿음직스럽게안내한다.각편마다섬세한분석력,철학적사유,감성적글쓰기가어우러져독자들을깊은공감의세계로이끈다.김지은은그자신이동화의수혜자였다.유년시절뿐아니라성인이되어서까지도동화는그에게세상에대한질문에답을들려주었고진심으로바라는세계를눈앞에펼쳐보여주었다.우리아동문학판에어린이를포함하여‘외면받는세번째사람들의모든목소리가발화되는순간’을끝까지기다리는이가있어안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