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의 현재 (이경재 평론집)

재현의 현재 (이경재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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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우리 시대 작가들을 향한 공감과 애정을 오롯이 펼쳐온 문학평론가 이경재의 여섯번째 평론집 『재현의 현재』. 이번 평론집은 ‘재현’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 소설이 현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김사과·황정은에서부터 김원일까지 우리 시대 작가들과 작품을 폭넓은 시선으로 조망한다. 현실에 닿아 있는 소설의 새로운 문법을 발견하는 일은 곧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일과도 같다. 이경재는 특유의 바지런하고 끈질긴 정독으로 개별 작품을 날카롭게 묘파해내며 세계와 소설 양쪽 모두에서 새로운 미래를 발견하기 위해 고투한다. 우리가 살아온, 또한 살고 있는 사회의 역사와 현실이 드리워진 소설을 꼼꼼하게 읽어내는 이번 평론집에는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 어린 전망이 담겨 있다.
저자

이경재

저자이경재는2006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문학평론이당선되어등단했다.평론집『단독성의박물관』『문학과애도』,연구서『다문화시대의한국소설읽기』『한국현대문학의공간과장소』등이있다.현재숭실대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장편소설의새로운문법
장편소설의새로운가능성
21세기를담아내는세가지방식-김사과의장편소설을중심으로
장편소설의경량화가의미하는것
새로운장편소설을위한하나의조건

제2부6ㆍ25와5ㆍ18의재현
한국전쟁에대한새로운소설적형상화-황석영과조은을중심으로
역사적사실과개인적체험의분리-김원일장편소설『아들의아버지』
광주를통해바라본우리시대리얼리즘-공선옥과권여선을중심으로
소년이우리에게오는이유-한강장편소설『소년이온다』

제3부재현된현실의모습
부채와실존
우리시대의사랑
스노브와동물-김훈
민족이라는아버지와의만남-이문열
감당(堪當)과담당(擔當)의삶-조성기
가족서사를통해드러난유토피아에의열망-성석제
아버지,아버지,그리고아버지-김영하
소통과공감의사제(司祭)-김연수
우리시대의디오게네스-배상민소설집『조공원정대』

제4부아시아의창
맹세의변천사-방현석
서로를비춰보는거울-『한ㆍ중걸작단편선』
제국의고차원적회복-카라따니코오진『제국의구조』
인정욕망이만들어낸인간의역사-한사오궁『혁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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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1세기에도소설을읽어야하는이유는무엇일까
소설과세계양쪽모두에서새로운미래를발견하는상상력의비평

2006년문화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이래우리시대작가들을향한공감과애정을오롯이펼쳐온문학평론가이경재의여섯번째평론집『재현의현재』가출간되었다.이번평론집은‘재현’이라는문제에초점을맞춰소설이현실과어떻게소통하고있는지,김사과·황정은에서부터김원일까지우리시대작가들과작품을폭넓은시선으로조망한다.현실에닿아있는소설의새로운문법을발견하는일은곧새로운세계를발견하는일과도같다.이경재는특유의바지런하고끈질긴정독으로개별작품을날카롭게묘파해내며세계와소설양쪽모두에서새로운미래를발견하기위해고투한다.우리가살아온,또한살고있는사회의역사와현실이드리워진소설을꼼꼼하게읽어내는이번평론집에는한국문학에대한애정어린전망이담겨있다.

평론집에수록할글들을모아놓고보니대부분의글들이근대소설의기본규율과도같은재현이라는문제에초점을맞추었음을확인할수있었다.이러한결과는평소한국문학이급격하게영향력을잃고있는이유가현실과소통할수있는새로운문법을발견하지못했기때문이라는평소의생각이작용한결과라고할수있다.소설이란현실과의긴밀한관련속에서그역할과의의를맘껏뽐내온독특한서사장르이며,한국소설은비교대상이없을만큼현실과의접촉면이넓고도뜨거운민족문학의대표적사례였다.이러한현실과의긴장,혹은접촉의단면을새롭게확보하는것이야말로우리시대문학이,그중에서도소설이잊어서는안될핵심요소라고생각한다.―‘책머리에’에서

1부에서는현실과관계맺는소설의새로운문법을살펴보는글들을모았다.첫글「장편소설의새로운가능성」에서저자는장편소설론에대한여러논의를검토하면서장편소설의성공여부를결정짓는것은시대현실과의관련성에있다는원칙을확인하고,문학과현실의새로운관계맺기에성공하고있는예로김사과의장편『테러의시』를들고있다.김사과가이작품에서실험적인기법을다양하게사용하면서,현실의폭력과공포를소외된자들이느끼는실감의차원에서이미지나비유혹은분위기를통해전달하고있다고본다.「21세기를담아내는세가지방식」은김사과의장편소설세편을집중적으로분석한글로,세계에대한분노와적개심으로드러내는김사과의작품은최근에올수록그분노가기존미학체계를향하고있음을지적한다.그러면서『미나』『풀이눕는다』『테러의시』는각각‘소설?에세이?시’에대응된다고본다.「장편소설의경량화가의미하는것」에서는한시대가붕괴된다는(혹은붕괴되어야한다는)것을분명히인식하지만그배후의맥락과미래의모습을알수없는상황에서문학은시적인경향을지니게되고,이때장편소설은단편소설적인경향(경장편)을보여준다고주장하며,황정은의『百의그림자』와『야만적인앨리스씨』,김영하의『살인자의기억법』을분석한다.저자는이들작품이김사과의소설과마찬가지로시대의리얼리티를재현하기보다는시적인목소리를통하여시대의실재를환기하는데치중하고있다고말한다.「새로운장편소설을위한하나의조건」에서는‘실재의환기’에머물지않는‘리얼리티의재현’에대한문제의식을날카롭게가다듬을필요가있음을역설하며,이와관련하여최진영의『끝나지않는노래』와배지영의『링컨타운카베이비』에서구체적인사회·역사적현실에대한천착이어떻게이루어지고있는지살펴본다.
2부에서는한국전쟁과1980년광주를형상화한소설들에대하여고찰하는글들이수록되어있다.황석영의장편『손님』과조은의장편『기억으로지은집』을다룬「한국전쟁에대한새로운소설적형상화」에서저자는두작품이기존의소설과는달리‘기억의서사’라할만큼기억을중심으로서사를전개하며,실재의조각이유령으로돌아와현실에달라붙은‘유령의서사’라고부를수있다고말한다.「역사적사실과개인적체험의분리」에서는김원일의장편『아들의아버지』가개인적체험과역사적사실의분리라는새로운분단소설의형식을선보이고있음을고찰한다.「광주를통해바라본우리시대리얼리즘」은1980년광주를다룬공선옥의소설『그노래는어디서왔을까』와권여선의소설『레가토』가재현이아닌환기의방식을취한이유가재현의불가능성에서비롯한것임을밝혀낸다.「소년이우리에게오는이유」는한강의소설『소년이온다』역시재현의불가능성에대한처절한인식에서비롯된작품이기에80년광주의아픔이더욱묵직한고통으로독자에게다가온다고말한다.
3부에서는한국사회의가장첨예한문제들에대해고민한글들이주를이루는데,최근의소설들이민감하게반응하는현실변화의구체적양상을꼼꼼하게살펴보고있다.정미경,편혜영,권여선,김이설,김애란의작품을통해부채시대가가져온인간실존의근본적변형을고찰한「부채와실존」,한창훈의연애사연작,황석영의『여울물소리』,성석제의『단한번의연애』를통해우리시대의사랑이지닌고유한특성과그사회사적의의를살펴본「우리시대의사랑」,김훈소설에등장하는21세기적인인간형을치밀하게분석한「스노브와동물」,1980년대내내이문열소설이대타자의부재와그에따른상징계의효력상실이라는상황에맞서민족또는민족주의를찾아가는과정을알아본「민족이라는아버지와의만남」,조성기소설집『우리는아슬아슬하게살아간다』를통해인간의인간됨을가능케하는최소한의모습을고찰하는「감당과담당의삶」,성석제장편『위풍당당』과『투명인간』을통해지극히사적인영역에서이루어지는공적인열망을탐구하는「가족서사를통해드러난유토피아에의열망」,김영하의『너의목소리가들려』에대한분석을통해아버지로표상되는기성권력에대한무조건적반항의의의와한계를분석한「아버지,아버지,그리고아버지」,김연수의『밤은노래한다』『원더보이』『네가누구든얼마나외롭든』을통해소통과공감으로의지향과강박이초래한빛과그늘을알아본「소통과공감의사제」,배상민소설집『조공원정대』를읽으면서청년실업의지옥도가우리시대에빚어낸고유한에토스를고찰한「우리시대의디오게네스」등이실려있다.
4부에는한국에서아시아로시선을확장하거나,유럽에서아시아로시선을돌리는글들이묶였다.방현석소설집『내일을여는집』과『랍스터를먹는시간』을다룬「맹세의변천사」에서저자는1980년대적맹세가방현석의2000년대작품속에서베트남을호출하는방식에대해살펴본다.「서로를비춰보는거울」은2012년한해동안한국과중국에서창작된소설작품8편이실린『한·중걸작단편선』을읽으며한중양국소설의차이를파악하는글로,한국소설은예전에창작의기본토대였던,그리고중국소설이현재토대로하고있는현실과역사의드넓은대지를떠나좀더내밀하고깊이있는윤리라는새로운영역으로관심의초점을이동시켰다고파악한다.「제국의고차원적회복」은카라따니코오진의최근작『제국의구조』에대한서평이면서,카라따니가말한세계공화국의가능성을점검해보고있다.「인정욕망이만들어낸인간의역사」는한사오궁의『혁명후/기』에대한서평으로,문화대혁명이인정욕망의통로가정치의영역으로만한정돼있어서발생한것임을살펴보고,‘작은정부/작은자본/큰사회’를지향해야한다는한사오궁의주장이진지하게사유되어야함을말한다.

우리시대의문학을읽고쓰는시간은내가슴팍에붙어있는여러이름표를떼어놓고온전히가슴속나를만날수있는유일한순간이었다.최소한나에게우리시대문학을읽고쓰는일은그자체로성스러운기도이다.(…)좀더분명하게목소리를내는비평,새로운주장과새로운미학이숨쉬는비평,시대의그늘에작은빛이라도될수있는비평을해야한다는다짐을조심스럽게해본다.―‘책머리에’에서

저자는“한편의평론을완성하는일은매순간하나의실험이고그대상이되는문학현상은하나의사건일수밖에없다”라고말한다.사건을매순간실험하며사유를맥락화하는그의미더운손끝은,‘리얼의환기’에머물지않는‘리얼리티의재현’에대한문제의식을날카롭게벼리며새로운세계를보여주기위해지금도고투하는수많은작가와함께나아가고있다.현실을새롭게천착하기위해제목소리를날카롭게가다듬는작가와작품이있는한이경재의글도멈추지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