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을 묻는 방식 (양경언 평론집)

안녕을 묻는 방식 (양경언 평론집)

$21.09
Description
우리는 먼 시간까지 오래 읽고 쓰고, 행동할 것이다
2010년대 한국문학의 걸음걸음을 좇아온 젊은 비평가의 분투
2011년 『현대문학』에 평론을 발표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한 이래 여러 문학의 현장에서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해온 평론가 양경언이 첫번째 평론집 『안녕을 묻는 방식』을 묶어냈다. 양경언은 ‘현장에서 문학이 할 일’을 제시하듯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14년 9월 20일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하여 2019년 12월까지 65회째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304낭독회’에서 일꾼으로 활동했고 2016년 SNS에서 공론화된 ‘#문단_내_성폭력’ 운동 때에도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이번 평론집의 제목 ‘안녕을 묻는 방식’은 2010년대 초반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던 ‘안녕 대자보’ 현상과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드러나는 언어의 특징을 연결해서 살핀 「작은 것들의 정치성」에서 쓴 표현으로, 삶에서든 문학에서든 누군가의 곁으로 다가가 안부를 묻는 일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의 ‘안녕’을 묻는 일이란 안부를 살피려는 상대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 행위이자, 그 어떤 엄혹한 상황일지라도 인사를 주고받는 서로가 ‘함께 있음’을 실감하는 행위이다. 혁명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일 수 있다는 얘기다.
―‘책머리에’ 중에서

한편 이 책에 실린 「비평이 왜 중요한가」는 “촛불 이후 한국문학의 현장에서 비평이 해야 할 역할을 뚝심 있게 강조했다”라는 평을 들으며 2019년 제37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양경언

1985년제주에서태어났다.이화여대국문과를졸업하고서강대국문과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2011년『현대문학』에평론「참된치욕의서사혹은거짓된영광의시―김민정론」을발표하며비평활동을시작했다.2019년신동엽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이제되었다니.그럴리가
작은것들의정치성:2010년대시가‘안녕’을묻는방식/나는거기에있지않다/이제되었다니.그럴리가/최근시에나타난젠더‘하기’(doing)와‘허물기’(undoing)에대하여/Quiz?s,Quiz?s,Quiz?s:시와운율,거기에서비롯되는감정에대한메모

|제2부|싸움과희망
눈먼자들의귀열기:세월호이후,작가들의공동작업에대한기록/책에는없는이야기들/불가능을옹호할권리/폭탄보다시끄러운(Louderthanbombs)/싸움과희망

|제3부|비평이왜중요한가
비평이왜중요한가:촛불이후,문학비평이혁명을의미화하는방식/참된치욕의서사혹은거짓된영광의시:김민정론/기쁨은어떻게오는가:배수연의『조이와의키스』에대하여/결정들:이영주시에관한소고/누구에게이것을바칠까?(1)/퍼포먼스김승일:김승일의시를생각함/그러니까원더풀,원더풀한절망:서효인의시를읽다/누구에게이것을바칠까?(2)/쓴(bitter)시를쓰다:다시,김민정의시를꺼내읽는다

|제4부|허물기,짓기
검은새한마리가적막한달을향해난다:허수경의시를읽다/삶다움의가능성을믿는시:시가전망을그리는방식에대하여/36.5도의노래:유병록의『목숨이두근거릴때마다』에대하여/현재를살다:신용목의시를읽다/무엇이거기에있는가:함기석의시를읽다/어째서이런일이벌어졌을까:이영광의『나무는간다』에대하여/ㄹ의경우(輕雨):신영배의『물속의피아노』에대하여/큰소리로,훗!:유계영의『온갖것들의낮』에대하여/빛을믿어도되나

발표지면/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비평이란,이렇게망가진시대에인간의존엄을묻는방식
2010년대시의고유성을제대로존중받을길을찾아서

제1부‘이제되었다니.그럴리가’는2010년대한국시의문제작들을소개하면서이시들이이전의시들과어떤점에서다르며어떤도착지를향해가고있는지를다룬다.양경언에게문학이란‘수행성’(performativity)의공간,다시말해수많은이질적행위로구성된실천의영역이다.이때중요한것은‘언어와소리의행위’가어떤결과를내놓는지가아니라,어떤과정을거쳐가며실천적효과를산출하는지다.양경언의비평들은시라는문학행위를규정하는어떤개념과틀이존재하는것이아니라,시인들의끊임없는시짓기를통해수행적으로문학이구성된다는점을역설해준다.
특히,2010년대한국시의독창성을다룬「작은것들의정치성」은기존의‘독백적말하기’와의차이를주목한다.기존의시들에서‘나’를말하기위해습관적으로써온개념들이2010년대에들어새롭게정의되는데,이글에서는2010년대초반한국사회에신선한충격을던진‘안녕하십니까대자보’현상이그저변의지각변동중하나였음을지적한다.‘안녕대자보’현상이선사한잠재적대화관계를통해독자들은그저듣는사람으로서의역할을벗어던지고자신또한행위자로서작품속의여러틈새로개입할수있게되었다.이같은개입이일방적이지않고양방향의소통을끌어냈다는점에서“이작은움직임들이종국에는함께살아가는일을모색하는방향으로이동하리라”(30면)는예감은설득력을얻는다.
제2부‘싸움과희망’은2010년대한국사회를뒤흔든여러사건들속에서문학이해왔던역할을되짚어보는평론들을모았다.세월호참사와100만광화문촛불에서작가와비평가들은종래의이념과깃발을구분짓는일에서벗어나,현장의열기를다양한방식으로언어화하는일을맡았다.「눈먼자들의귀열기」는세월호참사를겪어낸우리시대의작가들이어떻게그때의일을기억하는지를‘304낭독회’를예로들어이야기한다.기억또한하나의수행적행위이기에끊임없이변화해간다.그과정속에서사회가겪는다양한통증과고통을‘쓰기-살기’로서기록·체현하고자하는문학인들의마음을담아냈다.「폭탄보다시끄러운」은문학출판계에서시도되는다양한층위의여러실험들을다룬다.그중에서‘304femi’의결성과정은시대의변화에낯설어하던이들이이제는상대의말을지나치지않고경청하는힘을보여준다.김금희의소설과하재연의시는이같은실험들이정초해있는페미니즘의현실을적나라하게선보인다.「싸움과희망」은누구나‘문학의종언’을말하는와중에그럼에도왜우리가문학을계속쓰고읽는지를김행숙,강성은의시를경유하며논의한다.
제3부‘비평이왜중요한가’는문학비평이무엇과싸워야하며무엇을‘적폐’로삼아야할지를다루는글들의모음이다.양경언에따르면문학비평에서적폐란“‘으레그럴것’이라는단정을통해문학에대해서더이상말하지않고답보상태를자처하는것,혹은자기충족적인해석의세계를형성해그안에들어가문을걸어잠그는것,요컨대대화를차단하는것”(192면)이다.2010년대촛불시민들이바란것이일상에서우리가기득권세력의적폐를물리치는것이었다면,3부의첫글「비평이왜중요한가」는근대비평현장에서벌어져온논쟁을하나하나들여다보며그바람을현실의과제로서수행하는글이다.2016년광화문100만촛불이후비평은기존의틀을깨부수는분투의장이기도했다.조연정,백지은,최진석등당대의논쟁적평론들을소개하면서양경언은비평이‘지금여기’싸우고있으며사회의변화를글로담아내고있음을입증해낸다.
제4부‘허물기,짓기’에서는2010년대를대표하는시인들이어떻게다양한미학적전략으로시를짓고있는지를살핀다.맨앞에실린「검은새한마리가적막한달을향해난다」에서는허수경의시를통해좋은시란무엇인가라는화두를곱씹는다.이같은문답의과정에서중요한것은인간존엄이일으켜세워질수있을것인가라는질문이다.한마디로‘이렇게망가진시대에도인간의존엄이회자되는것이가당키나한가’.퇴행의시대에지어지는시들을통해우리가인간으로서의존엄을회복할수있을까라는질문이의미심장하다.

현실은시시각각변해가며그에따라문학또한제모습을바꿔간다.중요한것은비평이이같은현실의변화에얼마나재바르게개입하느냐다.그에따라문학이만들어낸현실역시다르게바라볼수있기때문이다.그렇다면2010년대한국사회에서비평이란무엇을하는일을가리키며,그비평이라는것은과연왜중요한가.양경언이라는한사람의평론가가지키고자했던비평의덕목은무엇이며,이를통해우리는‘문학의종언’의시대에무엇을새롭게시작할수있을까.그의덤덤하지만묵직한말을나침반삼아그답을더듬어가며찾아가보길당부드린다.“비평행위가얼마나적극적으로이어지는지에따라촛불이후의시기를살고있는지금의문학을어떻게기억할지에대한판가름이난다.비평이왜중요한가.그것은비평이문학을어떻게기억할지를끊임없이겨루는논쟁의장으로살아있기때문이다.”(19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