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연금술 (한국 근대문학의 새 구상)

기억의 연금술 (한국 근대문학의 새 구상)

$20.35
Description
한국 지성계를 이끌어온 평론가 최원식,
우리 근대문학의 축을 바로 세우는 큰 기획
민족문학론, 동아시아론 등 우리 문학·지성계에 큰 영향을 끼친 담론의 생산자 중 한 사람으로 활약해온 최원식의 근대문학 연구서 『기억의 연금술: 한국 근대문학의 새 구상』이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근대문학의 축을 이해조-염상섭에 두는 큰 구상, 새로운 한국문학사를 향한 20여년간의 밑작업을 묶어냈다. 탄생 몇주년, 작고 몇주년으로 뭉뚱그려 기념되곤 하는 계몽기 이래 식민지 시기 문인들의 삶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작품 속에 역사의 격랑이 투영된 방식을 정밀하게 조명한 이 책은 작품에 즉한 실감, 역사의 부채를 돌파하는 통찰이 해석의 유연함으로 이어지며 기존의 통설을 뒤집고 지워진 한국문학사를 복원해가는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식민과 근대화라는 전대미문의 현실과 격투를 벌인 이 시기 문학의 면면을 깊은 경의로 섬세하게 분석하는 편편이 아름답기까지 하며, 문학 연구와 현실 참여를 한 몸으로 감당해온 내공이 치열한 학문적 연마에서 비롯했음을 입증하는 대작이다.
저자

최원식

崔元植
1949년인천에서태어나1972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문학평론으로등단했다.계간『창작과비평』편집주간,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한국작가회의이사장을역임하고현재인하대명예교수로있다.평론집『민족문학의논리』『생산적대화를위하여』『문학의귀환』『제국이후의동아시아』『소수자의옹호』『문학과진보』,연구서『한국근대소설사론』『한국근대문학을찾아서』『한국계몽주의문학사론』『문학』『이순신을찾아서』등이있다.대산문학상,임화문학예술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
서장식민지문학의존재론:약간의소묘

제1부신문학으로가는길
두얼굴의계몽주의:을사년에서기미년까지
「동양평화론」으로본안중근의「장부가」
이해조의『산천초목』:한국근대중편의길목

제2부비평적대화의맥락
『백조』의양면성:근대문학의건축/탈건축
프로문학과프로문학이후
고전비평의탄생:가람이병기의문학사적위치
전간기문학의기이한대화:김환태,박태원,그리고이원조

제3부분화하는창작방법론
3·1운동을분수령으로한우리소설의전개양상
심훈연구서설
서구근대소설대동아시아서사:『직녀성』의계보
『인간문제』,사회주의리얼리즘의성과와한계
모더니즘시대의이야기꾼:김유정의재발견을위하여
정지용의좌표:「장수산1」을중심으로

에필로그나라만들기,우리문인들의선택

보유
처음보는이인직글씨한점
새로찾은조영출의‘남사당’연작시
다시읽은백석의산문시「해빈수첩」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식민지문학에서발견하는다른가능성
민족문학으로의변신

이책은계몽주의문학을검토한1부,1920년대신문학운동에서일제말까지의문학논쟁을점검한2부,같은시기의작가론과작품론을묶은3부로구성되었다.책전체를일관하는기본방향을밝힌서장「식민지문학의존재론」은이시기문학만아니라역사자체를대하는일도양단적시각을넘어진정한탈식민의길을모색해온긴시간이응축된글이다.해방후70여년이지난지금도가라앉지않는친일논란앞에서,생활세계도처에안개처럼스며든‘제국의추억’대신저자가주문하는것은‘화해를위한기억’이다.“기억없는화해란있을수없”기때문이다(14면).그바탕이되는것은모방과이식의“다양한접촉을통한변이양상들에대한곡진한검토”로,이것이야말로“진정한의미의탈식민을더욱촉진”하는것이다(18면).김동인의「발가락이닮았다」를다시읽으며근대가족의위기와식민지지식인의곤경을포착하고식민지시기해외혁명파의국내파에대한비판을재고하는눈길은그래서귀중하다.만만치않은고전문학의전통가운데서이루어지는모방과이식은일방적일수없으니,이변이와전유의과정에서식민지문학은다른가능성,민족문학으로의변신을잉태한다.3·1운동이래조선식민지문학이걸어간고투의자취를좇는1~3부는이가능성을향한다.
1894~1919년‘개화기’로통칭되는시기를저자는일찍부터‘계몽주의시기’로명명하고이를다시유길준·서재필의국한문혼용체·한글체로대표되는제1기(1894~1905),이해조와이인직의계몽주의가각축한제2기(1905~10),친일계몽주의가득세,신파소설을거쳐이광수의초기장편이출현한제3기(1910~19)로나눈바있다.제1부의「두얼굴의계몽주의」는이중2기와3기의문화운동을개관한다.근대적국민의탄생을예비하고국권회복을꿈꾼애국계몽과친일계몽의대립속에서후자가득세,신소설이통속화하고일본신파소설의번안소설이유행하다이광수의『무정』이등장하는이흐름이비연속가운데서도애국계몽과연속되고있음을파악하고,계몽주의의총괄로서3·1운동의의미를밝힌다.또한흔히근대소설의효시로알려진『무정』을두흐름의계몽주의를통합한,신소설의완성이자근대소설의길을연작품으로자리매김한다.그뿐아니라오랫동안한국근대문학사외곽에방치되었던안중근의「장부가」와그에화답한우덕순「거의가」의의미를되새기며‘21세기의동양평화’를그리고(「「동양평화론」으로본안중근의「장부가」」),우리근대소설의길을연염상섭『만세전』의선구로서,전기(傳奇)의형식으로전기를부정하며고전중편을총체적으로해체한이해조의『산천초목』을조명하는(「이해조의『산천초목』」)두편은모두판본확정,면밀한텍스트분석,당대현실과작품의상관성등을아우르며새롭고폭넓은시각을제시한다.
제2부의제목이‘비평적대화’만아니라그‘맥락’까지포함한것은여기묶인글들이널리알려진문학논쟁의정리에그치지않고,현실사회의움직임에긴밀히조응하며벌어진그논쟁들의내적동력을분석하며새로운과제를제기하기때문일것이다.「『백조』의양면성」은1920년대동인지트로이카중하나인『백조』를『창조』『폐허』와견주어읽으며거기실린다양한시형식의선진성,외국문학소개와번역의진보성,비평의선도와창작의풍성함이라는독창적면모를조목조목짚고,근대문학구축의과정이곧그극복의도정이되는식민지조선의현실에서『백조』야말로그“이중과제의실천적담지자”(94면)라는점을강조한다.『백조』가내장한짙은경향성으로볼때팔봉김기진의합류가『백조』를분열시켜프로문학으로변신케했다는통설은성립하기어려움을말하고,근대문학건설에서이광수의위치를재설정할필요를다시발견한다.
강제단절과과잉몰두의연구사를개괄하며21세기의새로운상황과역사적조건에서자본주의모순의극복이라는프로문학의‘알맹이’를어떻게창발적으로탈(재)구축할것인가를모색한「프로문학과프로문학이후」는카프의결성과해체를중심으로한국프로문학운동의의미를탐사한다.프로문학운동이기본적으로사회주의적현대화프로젝트지만조선의프로문학운동은민족/국민문학건설열망의표출이며,프로문학이해방직후‘민족문학’으로해소된사실이그성격을반증하는것으로그근원에는식민모국의소비대중과차별되는식민지대중이있다는인식이날카롭다.
제목그대로당시우리소설의흐름을조망한제3부의첫글「3·1운동을분수령으로한우리소설의전개양상」은3·1운동의문화적폭발로서1920년신문학운동의전개속에근대단편이탄생하는과정,그정립자로호명되는김동인보다현진건의활동을주목해야할이유,전영택·나도향에이은이시기최고의기념비염상섭「만세전」의시대적·문학적의의를환기한다.단편의단일성을뛰어넘음으로써30년대장편의시대를향한디딤돌역할을한이중편은문학적형식에서만아니라내용에서도3·1운동이폭발할필연성을묘파한“가장뛰어난문학적보고”(171면)였으니,이해조의「박정화」가보여준근대중편의맹아가염상섭의「만세전」으로확실한열매를맺은것이다.카프의결성과프로문학의득세로이어진이후시기도이전시기문학과의단절로만전개된것이아니며,최서해·이익상·조명희에서송영을거쳐이기영과한설야로이어지는흐름을살피면서카프의급진주의가신문학운동에충격을가함으로써한국근대문학을고양한것은필연이라는지적을다시보게된다.

‘보유’로소개하는이인직의글씨와조영출의연작시「남사당」,백석의연작시「해빈수첩」역시저자의밝은눈길이닿아의미를새롭게띠거니와,이책에묶인글이모두수많은작품을정밀한감식안으로새로읽고다듬은성과라는점이새삼놀랍다.“나는무엇보다텍스트로귀환한다”(73면)라는발언에서보듯이론과추상이아닌정확한작품의독해에서비롯하는분석,고전전통과사상동향,근현대역사의안팎을종횡하는통찰이결합된독보적인문체가모처럼비평읽는즐거움을일깨운다.1982년첫저서『민족문학의논리』를출간한이래40년,줄기차게폭과깊이를확장해온최원식의탐구여정이새한국문학사로이어질것을설레는마음으로기다리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