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열린 길 (사유·정동·리얼리즘 | 한기욱 평론집)

문학의 열린 길 (사유·정동·리얼리즘 | 한기욱 평론집)

$22.72
Description
난해하지 않게 핵심을 짚어내는 최상의 평론집

섬세한 독해, 열린 생각, 당당한 마음
문학의 생생함을 구하는 창작과 비평의 자세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주간으로서 묵직한 문학비평을 활발히 이어온 한기욱 교수(인제대 영문과)의 두번째 평론집 『문학의 열린 길』이 출간되었다. 특유의 균형감 있는 섬세한 독해는 오래전부터 평단에 정평이 난바, 문학을 통해 사회를 읽어내는 시대감각 또 한번 날카롭게 갱신함으로써 최상의 완성도를 갖춘 평론집을 선보이게 되었다. 영문학자로서 외국문학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담아낸 점도 뜻깊은데, 그것이 서구중심으로 쏠리지 않고 유력한 이론과 비평에 맞서는 당당한 모습도 본보기가 될 만하다. 이번 평론집에는 한편의 글을 쓸 때도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저자의 정성스러움이 여실히 담겨 있다. 발표한 글들을 추리고 추려 이 책을 내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도 그 때문이다. 문학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작품에 대한 분별력, 대중문화 영역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저자의 방대한 관심사가 집약된 이번 평론집은 지금의 문학 독자들이 주목할 만한 귀감이라 할 수 있다.
저자

한기욱

문학평론가,영문학자.1957년부산에서태어나한국외국어대와서울대영문과대학원을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허먼멜빌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저서『문학의새로움은어디서오는가』『21세기의한반도구상』(공저)『영미문학의길잡이』(공저),역서『필경사바틀비』『우리집에불났어』『브루스커밍스의한국현대사』(공역)『미국패권의몰락』(공역)등이있다.현재『창작과비평』편집주간,인제대영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주체의변화와촛불혁명:황정은ㆍ정미경ㆍ김금희의소설들
사유·정동·리얼리즘:촛불혁명기한국소설의분투
촛불민주주의시대의문학:한강과김려령의소설들
문학의열린길:어그러진세계와주체,그리고문학

제2부
한국근대를살아냈을뿐:신경숙『아버지에게갔었어』
야만적인나라의황정은씨:그현재성의예술에대하여
우리시대의「객지」들:황석영과김애란소설의현재성에대하여
가족의재구성:가부장제와근대주의를넘어서
떠도는존재의기억과빛:조해진의『빛의호위』에대하여
촛불혁명은진행형인가:『디디의우산』을읽고

제3부
기로에선장편소설:최근소설비평의흐름에대한비판적고찰
최근소설과비평의지나친탈근대적성향이불편한이유
:재반론-김형중교수의반론에답하며
장편소설해체론과비평의미래:『문학과사회』2013년가을호특집에대하여
주변에서중심의형식을성찰하다:호베르뚜슈바르스의소설론

제4부
근대세계의폭력성에대하여:멜빌의『모비딕』과매카시의『피의자오선』
근대체제와애매성:「필경사바틀비」재론
로런스는들뢰즈의미국문학론에동의할까?:그들의멜빌비평에대한비교론적연구
“숨을쉴수없어”:체제적인종주의와미국문학의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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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각시기가장주목할작가와작품,
문학이라는창조적인행위의현재성

총4부로구성된이번평론집의1부는구체적인작품을통해한국사회를진단한다.여기묶인글은촛불혁명이라는거대한물결을지나는과정에서쓰였는데,저자는촛불혁명이일으킨전환의에너지를긍정하면서도그것이현재심각한위기를맞고있다는평가를내린다.이는촛불반대세력과의대치라는어두운경색국면에주목한「사유·정동·리얼리즘」에서잘드러나는데,촛불혁명기리얼리즘의성과를짚어내면서도극단적축적방식으로전환한자본주의적현실이“사유와진리에깨어있는일”(39면)을어렵게한다는분석은두고두고뇌리에남는다.최근의비평적경향이대체로서구의최신이론을척도로삼아지금의한국문학을일방적으로분석한다면한기욱은이론과작품간의쌍방향적관계에집중하는데,이는문학이사회과학이나철학이론에후행(後行)하는무언가가아니라새로운길을발견하고열어가는창조적인행위라는저자의믿음에서기인한다.
2부는본격적인작품론/작가론이다.각시기가장주목할만한소설이무엇이었는지를알아볼수있음은물론이거니와가부장제하의여성차별현실이나노동자의삶을조명하는비평적인작업이곡진하게수행되었다.2부에서자주등장하는어구는‘현재성의예술’이다.「야만적인나라의황정은씨」에는‘그현재성의예술에대하여’라는부제가,「우리시대의‘객지’들」에는‘황석영과김애란소설의현재성에대하여’라는부제가각각붙어있는것은저자가소설을통해가장먼저규명하고자한것이현재성임을단적으로드러낸다.이는저자가리얼리즘의핵심을‘지금사람들의마음에와닿는것’으로생각하기때문으로,저자를통해황정은김애란조해진김금희신경숙의작품에서확인되는현재의힘이종요롭다.

논쟁과시대론이가미된
읽는재미가득한평론집

장편소설론을중심으로한3부는당대의논쟁이가미되어있어특히흥미롭다.한국소설문학의침체를장편소설활성화로타개해보자는『창작과비평』의주장은‘장편소설해체론’등반박과그에대한재반박등흥미로운논의를이끈바있다.저자는차분한어조로비판론자들에게조목조목대응하는데,그들의탈근대적성향이나서구중심주의를적절하게논파해낸다.비판에감정적으로대응하기보다그들을이해하려하고,“중심의논리를속깊이이해한다음에야여러모습의서구중심주의에대한실효적인대응이가능”(7면)하다는저자의말에서는연구자와비평가가지녀야할미덕의일단이엿보이기도한다.
4부는세계문학/미국문학평론을모은것으로포스트모던논자들(네그리와하트,지젝,아감벤,들뢰즈등)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여기서영문학자인저자의깊은식견을확인할수있는것은물론이고뛰어난필력이유감없이드러난다.미국에서경찰의과잉진압으로사망한조지플로이드가되풀이한말에서출발한「“숨을쉴수없어”」는노예제라는과거와팬데믹이라는현재를넘나들며미국의체제적인종주의를분석하는데그과정에서역사적사건,대중문화,번역되지않은소설을폭넓게인용함으로써새로운지평으로독자를이끈다.

한기욱의비평은많은내용을담고있으나난해하지않고,핵심을짚어내면서도주변을허투루넘기지않는미덕이있다.작품의내적인형식을세심하게파악하면서도시대현실과조응하는‘문학의열린길’을탐구하는폭넓은시야는당대의비평가뿐아니라글쓰는모두가참조해야할덕목이다.‘문학주의자’라는칭호를칭찬으로받아들이는저자의문학사랑은평론집곳곳에스며있는데,그것을확인하는일도이책을읽는즐거움중하나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