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 | 개정판)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 | 개정판)

$30.42
Description
우리 문학의 독보적인 자산을 다시 만나다
시대의 과제를 감당하며 문학의 새 길을 터온 민족문학운동의 길잡이
민족문학의 이론과 실제를 결합한 평문들로 1970년대 이래 민족문학운동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백낙청의 세번째 평론집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를 새롭게 선보인다. 원제였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를 부제로 돌리고 제목을 ‘민족문학의 현단계’로 바꾸어 달았으며, 초판의 오자나 오류를 바로잡고 저자가 일부 문장을 다시 손보았다.
이 책은 한국현대사의 가장 폭압적인 시기 중 하나인 1975~85년 사이에 쓴 글들을 묶은 평론집으로, 현실을 돌파하는 운동의 한가운데에서 수행한 치열한 문학적 탐구의 기록이다. 80년 광주항쟁 이후 계간 『창작과비평』 폐간을 비롯해 문화운동에 대한 탄압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민족문학 이론과 운동의 실제적 근거와 세계적 의의를 조명한 이 글들은 당대의 자양분이었고 현재 독보적인 문학적 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70년대 민족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잇는 80년대 문학의 전망, 민족문학론의 이론적 배경으로서의 리얼리즘 논의, 주체적 외국문학 연구 등의 주제가 종합적 통찰과 섬세한 논리 속에 펼쳐지며 오늘까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저자

백낙청

白樂晴
1938년생.고교졸업후도미하여브라운대와하바드대에서수학,후에재도미하여1972년하바드대에서D.H.로런스연구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1966년계간『창작과비평』을창간하고2015년까지편집인을지냈으며,서울대영문과교수,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시민방송RTV이사장,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상임대표,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등을역임했다.1970년대이래민족문학론을전개하고분단체제론을통해한반도문제의체계적인식과실천적극복에매진해왔으
며,근대에대한탐구를통해새로운문명전환의사상을연마하고있다.현재서울대명예교수,계간『창작과비평』명예편집인,한반도평화포럼명예이사장으로있다.저서로『민족문학과세계문학1/인간해방의논리를찾아서』(합본개정판)『민족문학의현단계:민족문학과세계문학2』『민족문학의새단계:민족문학과세계문학3』『통일시대한국문학의보람:민족문학과세계문학4』『문학이무엇인지다시묻는일:민족문학과세계문학5』등의문학평론집과연구비평서『서양의개벽사상가D.H.로런스』『D.H.로런스의현대문명관』을냈고,『분단체제변혁의공부길』『흔들리는분단체제』『한반도식통일,현재진행형』『어디가중도며어째서변혁인가』『2013년체제만들기』『근대의이중과제와한반도식나라만들기』등의사회평론서와『백낙청회화록』(7권)『변화의시대를공부하다』『문명의대전환을공부하다』『백년의변혁:3·1에서촛불까지』『한국어,그파란의역사와생명력』등다수의공저서및편저서가있다.

목차

개정판을내면서
초판머리말

제1부
민족문학의현단계
80년대민족문학론의전망:1970년대를보내면서
민족문학의새로운고비를맞아
1983년의무크운동

제2부
문학의사회적의미와사회학적연구
영문학연구에서의주체성문제
제3세계의문학을보는눈
서양명작소설의주체적이해를위해:똘스또이의『부활』을중심으로
한국에있어서미국의의미:민족문학론의시각에서

제3부
한국문학과제3세계문학의사명
토속세계와근대적작가의식:천승세의작품세계
사회비평이상의것
작가와소시민:이호철의작품세계
한시인의변모와성숙:『고은시전집』을읽고
실천적비평에관한단상:김병걸선생의회갑을맞으며
민족문학과민중문학

제4부
리얼리즘에관하여
모더니즘에관하여
모더니즘논의에덧붙여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민족문학’이19세기후반이래의민족적위기에대응하는문학이며,한반도현실의특수성이현대한국문학을세계문학의가장선진적흐름인제3세계문학의일부가되게한다는것은첫평론집『민족문학과세계문학1』(1978;2011)이래저자의일관된논지였다.분단극복과민주화는1970,80년대다수민중의삶과직결된장단기과제였고한국문학의성과역시이과제와긴밀히조응할수밖에없었다.제1부의첫글「민족문학의현단계」(1975)는4·19이후의사회적변화와문학적성과를개괄하는데서시작해민주회복운동과민족문학의관계를김정한·박경리·황석영·신경림·이문구·천승세등의구체적인작품분석을통해정리한다.당대역사의본질적모순을드러내고그극복가능성을제시하여“리얼리즘예술의정도(正道)”(42면)를보여주는작품들을소개하고,이런문학적성취가당장엄청난역사적사명을감당하기에는충분치못해도주체적민족문학의이념을견지하고그에부합하는정치적변혁을요구하기에모자람없다는긍지를가질만하다고진단한다.박정희정권의긴급조치발동으로한창암울하던시기‘지구공전보다훨씬완만할수있는역사의흐름’속에서민족문학의정진을주문하는이글은사회비평과작품론을아우르며큰시야를제시하는백낙청식비평의본모습을보여준다.이어지는「80년대민족문학론의전망」은1980년초앞을내다보기힘든상황에서민족문학과민족문학론의과제를명료하게제시한글이다.70년대이래참여문학론·시민문학론·농민문학론·리얼리즘문학론등에구심점을제공해온민족문학론이민중현실과분단체제에대한구체적인식을바탕으로어떤정세변화에도휘둘림없이세계사의대세에부합하는이론적·실천적모험을지속하리라는믿음을드러낸다.광주항쟁이후80년대초의문학과문학운동에대한성찰은「민족문학의새로운고비를맞아」와「1983년의무크운동」에담겨있다.광주의폭압이후침체와적막의시기로일컬어지던80년대초의몇년간에도우리문학이역사의새로운발걸음을내딛고있음을현기영·박완서·이호철·김만옥등의소설과고정희·이동순·하종오·이영진등의시를살펴봄으로써입증한다.70년대의성과를잇는분단극복문학과“현대의진정한문학적고전을창조하는문학이념”(101면)으로서의리얼리즘,진정한리얼리즘과자연주의의관계등에대한고찰이더해져이론과실제를아우른평문을만날수있다.80년7월『창작과비평』『문학과지성』계간을비롯한문화예술계에대한탄압과이에대한반발이양축이되어81~83년압도적으로진행된무크출간바람을개관하고70년대의이른바‘문지/창비대립’의진정한의미를‘시민적전망/민중적전망의대립’으로정리하며그연장선상에서80년대들어엄청나게확산된민중지향적문화운동을고찰한것이「1983년의무크운동」(1984)과‘덧글’(1985)이다.문학주의·전문가주의에대한비판과함께민중지향적예술이빠질수있는아마추어리즘에대한경계는민족문학·분단극복문학이“그사상적폭이나예술적세련에서도당대최고의수준에”이르러야한다고(69면)역설하는대목과조응하며민중·민족문학론의폭과깊이를일깨운다.

영문학연구자이자민족문학의이론가로서서양문화유산의주체적이해와수용은저자의주요관심영역의일부였다.민족문학은논의초기부터서양선진공업국과의문화적종속관계를청산하고제3세계와연대하며인류공동의유산을창조할사명을말해왔다.이는세계사와세계문학에대한인식의진전이기도했다.제2부의「서양명작소설의주체적이해를위해」는오랜기간우리독자들이가장선호한서구고전중의하나인똘스또이의『부활』을이작품이처음소개된일제강점기의정황부터똘스또이작품세계전체에서의비중과작품의한계까지면밀히검토한글이다.당대의사회상을날카롭게묘사하면서도현실인식의한계를보여주는대목들을분석하고,그럼에도똘스또이주의가일제강점기이작품을극찬한이광수의세계와얼마나판이한가를밝히며감상주의와추상적인도주의를넘어진정한민족문학·제3세계문학의입장에서이해할것을주문한다.「제3세계의문학을보는눈」이민족문학론이본질적으로가질수밖에없는제3세계적인식에대해정리한글이라면「문학의사회적의미와사회학적연구」「영문학연구에서의주체성문제」는학문의과학적탐구,특히한국에서서양문학을연구하는데있어주체적실천의의미를논한글들이다.서양문학·학문의우수성을역사적맥락에서파악해그것이세계사적선진성과일치하는면모와허구적보편성을구분할것과,그것들의진정한창조력을연구해우리의자산으로삼는주체적실천을강조하고있다.

민족문학론의실질적근거가되는작품론이비교적적다는점은문학평론가로서저자가아쉬워해온대목이다.제1부의글들에서해당시기주요작가·작품을망라해논평하고는있지만개별적인작품론은제3부에작품집해설이나서평형식으로묶였다.흔히토속문학이라일컬어지는천승세의작품세계가탄탄한근대적작가의식으로뒷받침되어투박함과는거리가먼깊이있는감동을전해준다거나,분단극복과민주화를앞세우지않음에도이문구와박완서소설의성취가작가의예리한사회의식과창작욕이결합한결과임을읽어내고,실향과이산을주제로하는이호철소설이드러내는소시민의식과그극복의지를짚는대목,평론활동을역사적·정치적실천의일부로수행해온김병걸비평에대한단상등은저자의비평적감식안과함께이론이육화된실감을전달한다.원본초기시와개작시편을조목조목대조하고70년대이후의시세계에비춰보면서25년시세계의극적인변모를시인의자기혁신의지와현실적실천이만들어낸성과로평가하는「한시인의변모와성숙」은섬세한분석과적확한평가로고은시에대한비평가운데서도손꼽히는글이다.제3부를열고닫는두편「한국문학과제3세계문학의사명」「민족문학과민중문학」은자유실천문인협의회(한국작가회의의전신)주최강연내용을정리한것이다.민족문학논의가시작된배경과정치·경제·문화모든면이서구열강의영향력아래있는제3세계약소국문학의사명을제시하고70년대민족문학론과80년대에격화된민중문학론의변증법적지양을설명하는두글의쉬운구어체는운동의현장성을생생하게전해준다.

민족문학의방법론으로서리얼리즘논의는70년대이래민족문학논의와더불어성숙해왔다.제4부의세글「리얼리즘에관하여」「모더니즘에관하여」「모더니즘논의에덧붙여」는“우리가떠맡은인간해방의과제의일부”로서의(425면)리얼리즘을근현대서양문학과비평을참조해고찰한글들이다.현실을있는그대로재현하는자연주의·사실주의와구별되는리얼리즘의특성을루카치의논의를중심으로정리하고,19세기에디킨즈·발자끄·똘스또이등이이룩한새로운경지이래퇴조한서구리얼리즘과상관없이우리가창조할새로운결실을역설하는「리얼리즘에관하여」는입센,스트린드베리등의자연주의희곡의성취와한계를분석하여더욱흥미롭다.리얼리즘의반동으로서등장한모더니즘에대해「모더니즘에관하여」는20세기초의모더니즘운동이낳은예술적성취를정당하게평가할것을주장하면서도새로운역사창조의지를결여한그이념이포스트모더니즘에이르러파산선고를받은것임을밝힌다.T.S.엘리엇의시론을편협하게해석해반역사적·몰현실적인식에갇힌신비평을비판하고엘리엇의‘감수성의분열’론에서새로운역사적통찰과모더니즘극복의가능성을짚어내며,신비평이후구조주의가시도하는문학의탈신비화와민주화가진정으로인간해방에기여하지못하는관점임을진단한다.프레드릭제임슨의포스트모더니즘론을검토하고그의제3세계인식이추상적인데머물고있음을지적하는「모더니즘논의에덧붙여」는앞의두글이다룬리얼리즘/모더니즘논의를심화확장하면서이후90년대의작업을예비하고있다.

이책에묶인글들은글쓰기방식도독창적이다.이처럼사회비평과문학평론및그바탕이되는이론적성찰이어우러져자연스럽게읽히는‘에세이로서의비평’은발언이극도로억압된시대에개척한새로운글쓰기의시도로서읽는재미를더하며,전문적논의에갇힌최근의비평경향과흥미로운대비를이룬다.또한분단사회의현실과문학에대한면밀한분석이세계적시야와만나이룩한드문통찰을만나볼수있다.우리현대문학사의중요한한장을이루는이책은지금읽어도그문제의식이현재의질문으로다가올만큼깊은공감대를형성하는뜻깊은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