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위의 악마

십자가 위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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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교도소 화장지에 몰래 써내려간 응구기 와 티옹오의 대표작!
아프리카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탈식민주의 문학을 이끌어온 응구기 와 티옹오의 대표작 『십자가 위의 악마』. 참신하고 폭넓으면서도 엄정한 기획, 원작의 의도와 문체를 살려내는 적확하고 충실한 번역으로 세계문학 독서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자 하는 「창비세계문학」의 쉰한 번째 작품이다.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던 저자가 케냐의 토착어인 기쿠유어로 돌아와 쓴 첫 작품이자, 기쿠유어로 쓰인 최초의 현대소설이기도 하다.

1977년 케냐의 지배층을 풍자한 희곡을 집필, 상연했다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그곳에서 화장지에 몰래 써내려간 작품으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저자는 문학 언어로서 영어를 폐기하고 제임스 응구기라는 영어식 이름도 버렸다. 이처럼 저자의 작품세계뿐 아니라 개인사의 면에서도 전환기에 놓인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스스로 김지하의 대표작 중 하나인《오적》의 영향을 받아 집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이 소설은 독립 후 케냐를 배경으로, 일제의 식민지배와 해방 이후 미국 주도의 개발 과정을 겪은 한국사회와 꼭 닮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식민주의에 대한 신랄한 고발, 민중의 언어와 문화전통에 뿌리박은 문학의 시도 등의 면에서 탈식민주의 문학과 아프리카 문학 역사에 한 분기점을 이루었으며, 그를 통해 세계문학의 외연을 한층 확장해냈다.
저자

응구기와티옹오

저자응구기와티옹오(NgugiwaThiong’o,1938~)는현대아프리카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자,탈식민주의문학을주도해온거장.1938년영국식민지배하의케냐에서태어났다.1950년대에수년간지속된마우마우무장봉기에가족들을비롯한많은이들이연루되어고초를겪는모습을지켜보며자랐다.식민지케냐의일류고등학교인얼라이언스를거쳐우간다마케레레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하며첫희곡「흑인은둔자」를집필,상연한다.이후영국의리즈대학에입학,재학중에동아프리카출신작가가쓴첫영문소설인『울지마,아이야』를발표하고,『샛강』『한톨의밀알』을잇달아출간하며세계적인작가로떠오른다.1977년작『피의꽃잎들』을전후로한층더사회주의적이고탈식민주의적인전환을보여주는데,이후제임스응구기라는영어이름도버리고,집필활동역시영어대신기쿠유어와스와힐리어로이어간다.같은해,신식민체제의실상을고발한풍자극「결혼은내가하고싶을때한다」를기쿠유어로집필,상연하지만,당국에의해상연중단되고교도소에투옥된다.『십자가위의악마』는수감중에화장지에써내려간작품으로그의첫기쿠유어소설이자,최초의기쿠유어현대소설로,작가의문학세계및아프리카문학사에서중요한의미를지닌다.국제사면위원회의도움으로풀려난뒤미국으로망명하여예일대학,뉴욕대학등에서강의를했으며현재캘리포니아대학에서비교문학교수로재직중이다.로터스문학상,노니노국제문학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니꼴라스기옌문학상등을수상했으며,2009년에는맨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고,매년유력한노벨문학상수상후보로꼽히고있다.

목차

십자가위의악마

작품해설/풍자로버무려진탈식민주의
작가연보

발간사

출판사 서평

아프리카현대문학의상징응구기와티옹오
탈식민주의문학과아프리카문학의분기점을이룬작품


아프리카현대문학의거장이자,치누아아체베등과함께탈식민주의문학을이끌어온응구기와티옹오의대표작『십자가위의악마』가국내초역되었다.『십자가위의악마』는영어로작품활동을하던응구기가케냐의토착어인기쿠유어로돌아와쓴첫작품이자,기쿠유어로쓰인최초의현대소설이기도하다.1977년응구기는케냐의지배층을풍자한희곡을집필,상연했다가교도소에수감되는데,그곳에서화장지에몰래써내려간작품이바로『십자가위의악마』다.영어로집필한작품들을통해세계적명망을얻은작가는이작품을기점으로자신의문학언어로서영어를폐기하고제임스응구기라는영어식이름도버린다.
이작품의출간직후결국응구기는조국을떠나미국에머물며작품활동을이어가야했는데,그의작품세계뿐아니라개인사의면에서도전환기에놓인중요한작품이라고할수있다.이처럼한작가의문학적행보에서도의미가크지만,『십자가위의악마』는신식민주의에대한신랄한고발,민중의언어와문화전통에뿌리박은문학의시도등의면에서탈식민주의문학과아프리카문학역사에한분기점을이루었으며,그를통해세계문학의외연을한층확장해낸작품이다.작가는스스로한국구비문학의정신을되살린김지하의『오적』에서영감을받았다고밝힌바있으며,작품에서다루는현실또한해방이후한국현대사와꼭닮아있어한국독자들에게는낯선나라의,하지만결코낯설지않은이야기로다가올것이다.

우리가서로돕지않는다면
짐승과다를바없게될거예요


“하지만앞으로우리의아이들은웃음이뭔지모르고살거라는당신말엔동의하지않아요.무슨일이있어도절망해서는안됩니다.절망은용서받을수없는죄예요.”(42면)

독립이후의케냐,일자리를찾아수도나이로비에온젊은여성자신타와링가는이틀사이에상사의유혹을거절하다가직장에서잘리고,애인은힐난하며떠나고,집세를올려주지못해집에서도쫓겨나는절망적인상황에처한다.참담한자기연민에사로잡힌와링가는차도에몸을던지려하지만누군가가그녀의목숨을구하고,와링가는그에게고해하듯케냐여성의삶에끈덕지게달라붙는곤경들에대해털어놓는다.대화끝에그는와링가에게고향일모로그에서벌어지는‘현대판도둑질과강도질경연대회’라는기이한모임의초대장하나를건네고사라진다.그리고일모로그행소형버스에오른그녀는다양한인물들을만나함께경연대회로향한다.

“그게뭐그리문제지?자네들은두번베어먹고난네번베어먹고어리바리한민중을등쳐먹자고.발전을위한안정이여영원하라!이윤을위한발전이여영원하라!외국인과외국에서온전문인력이여영원하라!”(142면)

경연대회에서는케냐민중을“베어먹는”다양한지배계층들이나와,어떻게민중을더잘등쳐먹을지,어떻게더많은부를가난한이들로부터뺏어올지,어떻게더끈끈하게외세와결탁해서이땅을수탈할지,그방법을두고서로겨루며뽐낸다.그모습을지켜보던와링가와일행은비정하고탐욕스러운현실의민낯에경악하며,분노한사람들을모아경연대회가열리는곳을습격한다.그러나이내경찰들이들이닥쳐사람들을잡아가두고,체포를피한와링가가그날의기억을마음에간직한채살아가고있는2년뒤를배경으로또다른이야기가이어진다.

우리의언어가곧우리의영혼이다
케냐기쿠유어로쓰인최초의현대소설
세계문학의외연을한겹확장해낸작품


“옛날이든요즘이든다른건아무것도없네.이야기는이야기일뿐이야.모든이야기가다옛날이야기이고모든이야기가또다새롭지.(…)문학이란민족의영혼을담은꿀과같아서후손들이한번에조금씩,영원히맛볼수있도록보존되어있는것이네.기쿠유께서말씀하시기를,무엇이든따로남겨놓는사람은절대굶주리지않는다고했지.”(100~01면)

『십자가위의악마』는이미영국유학중에영어로쓴작품들로세계적작가로주목받기시작한응구기가아프리카로돌아온뒤사상적,문학적변화를겪으며한층급진적으로선회했음을보여준작품이다.초기작에서부터반제국주의항쟁인케냐마우마우봉기의정신을독립국가건설의핵심사상이자사건으로다뤄왔지만,『피의꽃잎들』을발표하고필화사건에휘말려재판도없이수감되던즈음에는노동자농민이단결하여진정한독립을이뤄야한다는탈식민주의적인주장이전면에나선다.그러면서동시에이후로는영어를버리고모국어인기쿠유어로창작하겠다고선언한다.정작자신이그이야기를들려주고자했던이들은영어로쓴작품들을읽을수조차없으니그작품들에바쳐진상찬이무슨의미인가를자문하며응구기는‘압제자의언어로는온전히진실해질수없다’는주장에다다른다.나아가단지기쿠유어로쓰는데그치지않고형식과내용에서도기쿠유의민담이나설화,노래나가극등을적극적으로활용한다.

낯선나라의낯선언어로쓰인,
전혀낯설지않은이야기


응구기와티옹오는이작품이김지하『오적』(1970)의영향을받아집필한것이라고밝힌바있는데,민중의구비문학전통을새로이되살려사회비판과풍자의정신을담았다는점에서두작품의연관성은뚜렷하다.특히경연대회에서“사람을잡아먹는거인”들이앞다퉈무참한궤변을늘어놓는장면이나기쿠유전통문화인기산디공연자의목소리로첫머리를여는것등에서그영향이잘드러난다.작가는이작품을민중의언어로썼을뿐아니라,실제로대중앞에서낭독하는것을염두에두고구전문학의전통을사실주의적서사와능숙하게한데어우르며“더나은세상을위한투쟁”으로서의문학에새로운전형을제시한다.
『십자가위의악마』는독립후케냐를배경으로,일제의식민지배와해방이후미국주도의개발과정을겪은한국사회와꼭닮은이야기를들려준다.제국주의세력에빌붙었던자들은그대로신식민주의체제하에서호의호식하며,열강들은더욱더교묘해진자본주의로사람들의“가난으로그들의배를불리”는세계를만들려한다.그리고소설은이들에맞서공동체적삶을복원하고지배계급및제국주의세력에저항해야함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이작품은시대적으로나지역적으로동떨어져있고,비현실적이고환상적인이야기로이루어져있더라도,인간에대한진실을담은좋은이야기는언제든,어디서든우리의오늘과미래의이야기일수있다는점을증명한다.머나먼이국의언어로쓰인이이야기는낯선단어들로가득하지만,더많은,더다양한세계문학이읽히고쓰여야하는이유를우리에게말해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