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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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독일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마스 만이 망명 시절에 펴낸 대표작 『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젊은 베르터의 고뇌》의 바로 그 여성이자 이제는 60대 노부인이 된 로테가 1816년 괴테의 도시 바이마르를 방문해 재회한 실화를 바탕으로, 괴테의 인간상과 문학세계를 깊이 파고든다. ‘로테’가 찾아왔다는 소식이 퍼지며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고, 방문객들이 하나둘 찾아와 대화를 청하기 시작한다. 로테는 괴테를 둘러싼 다양한 이들을 차례로 만나 “예술의 사제” “정신적인 존재”로 저 높이 군림하고 있는 괴테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저자

토마스만

저자토마스만(ThomasMann,1875~1955)은20세기독일의위대한작가.세계문학사에빛나는작품들을남긴거장이자,유수의평론,산문등을발표하며왕성한집필활동을펼친작가이다.1875년독일북부뤼베크에서유복한곡물상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1894년단편소설「전락」을처음으로발표하고,1898년잡지『짐플리치시무스』편집부에근무하던20대중반에첫소설집『키작은프리데만씨』를출간한다.1901년,뤼베크의상인가문을다룬첫장편소설『부덴브로크가의사람들』로문학적명성을얻었고,1903년에「토니오크뢰거」가수록된소설집『트리스탄』,1913년중편소설『베네찌아에서의죽음』을출간한다.이후11년만에내놓은장편소설『마의산』(1924)으로세계적인주목을받으며1929년노벨문학상을수상한다.1933년유럽여행중히틀러가집권하자귀국하지않고스위스에체류하며대작『요셉과그의형제들』4부작을펴내기시작한다.1936년독일국적을포기하고1938년미국으로망명한뒤집필과강의활동을하며머물렀고,전쟁기간에는영국BBC를통해나치를비판하는‘독일청취자들에게고함!’이라는라디오방송을4년6개월간60여회진행한다.이시기에망명시절의대표작으로꼽히는장편소설『로테,바이마르에오다』(1939)가나치의핍박을피해스웨덴스톡홀름에서출간되고,종전직후1947년에는자신이가장사랑한작품이라고평한『파우스트박사』를내놓는다.1952년스위스로돌아와『고급사기꾼펠릭스크룰의고백』1부를출간하나미완으로남긴채1955년8월취리히에서병환으로사망했다.

목차

로테,바이마르에오다

작품해설/토마스만,망명지에서괴테신화를다시쓰다
작가연보

발간사

출판사 서평

20세기독일문학의거장토마스만의대표작초역
불멸의천재괴테에관한가장완벽한문학적기록


독일현대문학의거장이자노벨문학상수상작가토마스만이망명시절에펴낸대표작『로테,바이마르에오다』가창비세계문학55번으로국내초역되었다.『젊은베르터의고뇌』의바로그여성이자이제는60대노부인이된로테가1816년괴테의도시바이마르를방문해재회한실화를바탕으로,괴테의인간상과문학세계를깊이파고든다.20세기초,독일문학의전통을잇고되짚으며다시금세계문학의지평으로끌어올린토마스만은자신과독일문학사에연원과도같은불멸의기념비괴테를통해예술과예술가,인간의정신과삶같은묵직한주제들을대가의솜씨로풀어낸다.토마스만은괴테의작품과관련사료들을촘촘하게엮어넣으며괴테를탐구하는동시에자신의문학적주제들을성찰하고전진시키는대담하고야심찬시도를달성해낸다.괴테와토마스만이라는두거대한작가에대한폭넓은이해가필요한까닭에그동안쉽사리번역되지못하던작품을독문학자이자괴테연구자인임홍배서울대교수가면밀한독해와수준높은번역으로소개하고있다.

사랑하는여인은다시나타나입을맞추지
언제나젊은모습으로


“심각한일은그때부터시작되었어요.소설이나왔으니까요.저는불멸의연인이되었고요.그렇지만단연코제가소설에등장하는유일한여성은아니었어요.여럿이함께춤추는윤무니까요.”(151면)

“새파랗게젊었지만,이미예술을위해서라면얼마든지사랑과인생과인간을배반할용의가있었어.결국일을저질렀지.라이프치히도서전에『젊은베르터의고뇌』를내놓았지.사랑하는벗들이여,격분한이들이여,나를용서해주게.”(383면)

1816년가을,시성(詩聖)괴테의도시바이마르에한노부인이동생부부를방문하러온다.단출히딸과하녀를대동한노부인은호텔숙박부에‘샤를로테케스트너,결혼전성부프’라고적는다.순식간에온도시에『젊은베르터의고뇌』의그‘로테’가찾아왔다는소식이퍼지며사람들이구름같이몰려들고,방문객들이하나둘찾아와대화를청하기시작한다.로테는괴테를둘러싼다양한이들을차례로만나“예술의사제”“정신적인존재”로저높이군림하고있는괴테에대한대화를나누게된다.
『로테,바이마르에오다』는당대최고의인기작이자천재의등장을알린출세작『젊은베르터의고뇌』이후로테와괴테,두사람이44년만에재회한실제사건을바탕으로한다.이소설에서묘사한대로이들의재회는세간의폭발적인관심을끌었지만,관련기록을살펴보면별다른극적인사건은없었다.그러나토마스만은이심상한재회를,그것도괴테가아닌로테를내세워독일문학사에서가장거대한존재를새롭게조명하는이야기로만들어낸다.
작품은모두9개의장으로되어있는데,로테가바이마르에도착하고호텔에서방문객들을차례로만나대화를나누는내용이6장까지이어진다.7장에서처음으로괴테가홀로등장해서내적독백을이어가는데,토마스만이이장을집필하며괴테의내면과“형언할수없는신비로운합일”을이루었다고말한바있는인상적인서술이펼쳐진다.8장에이르러괴테가로테일행및앞서등장했던인물들을초대해점심식사자리를가지면서두사람의만남이성사된다.이자리에서로테는추종자들에둘러싸여신전의석상처럼추앙받는괴테의위상을목격하며,“고독하고,이해받지못하고,절친한벗도없는차가운인생”,혹은위대함을위해다른이들을제물삼는“시인의제왕”의모습을지켜보게된다.마지막장에서야로테는괴테와단둘이곡진한대화를나누게되고,두사람은짧지만깊은교감을나누며마침내화해의이별에이른다.하지만대화의끝에이는괴테의‘환영’과의대화였음이드러나고,괴테와토마스만,그리고로테의목소리가두작품의겹겹을오가며의미심장한공명을이루며끝을맺는다.

신의이름은수백개지만결국오직하나

“사람들은신들에게제물을바치지만,결국신이제물이야.(…)사랑스럽고천진난만한그대에게말하건대처음부터끝까지내가곧제물이자제물을바치는사람이야.한때당신을향해불탔고,지금도언제나당신을향해불타서정신과빛을발하는거야.”(535면)

이작품은괴테에게사랑의‘원형’이라고할수있는로테를중심으로이어진다.숱한편력을거친노년의괴테는이제“정신적으로고양된삶이기에더풍성한사랑”을한다.이는괴테의사랑이언제나창작의원체험으로서한개인이아닌더높은세계로향하는것이라는의미이기도하다.그리고이러한점에서누구보다더‘위대함의제물’이었던로테를통해괴테의삶과예술을여실하게돌아볼수도있게된다.괴테의세계를관통하는‘구원의여성성’이이소설에서는로테를통해구현되며,신의자리에서내려온괴테의모습을드러내는계기를만든다.그리고로테는“제물이자제물을바치는사람”인괴테와마침내화해하며‘수많은이름을가졌으나결국하나의유일자’로서자신의사랑을확인한다.

괴테라는신화,작가라는과업

“사상가들은사유에관해사유하지.그럴진대작가가작가에관해사유하지말라는법이있나.작품이라는것도그런사유의결과물이고,모든작품은결국작가라는현상에대한부질없는천착이아닐까?”(390면)

『로테,바이마르에오다』는토마스만이히틀러치하독일을떠나망명하던시절에집필해서망명지미국에서마무리했고,독일점령지를피해스웨덴에서첫출간을해야했다.망명시절토마스만의작품들에는나치즘에맞서는고투가담겨있는데,바이마르공화국과나치정권을거치며찬란한독일민족의상징으로신화화되어버린괴테를다룬것역시그고투의산물이었다.괴테를어떻게기억하고계승할것인가하는문제는곧독일정신과민족주의에대한성찰과투쟁이었고,이작품은괴테라는신화를돌아보게하는동시에당시독일사회의야만과광기에대한비판과경고를담는다.
작가로서도토마스만은일찍이괴테를‘넘어설수없는모범’으로여겼기에,괴테에대해서쓴다는것은자신의작가적정체성을묻는일이기도했다.스스로“신비로운합일”을이뤘다고말할정도로괴테의내면과작품세계에대한유례없는비평과탐구를보여주며괴테이후의독일문학과자신의예술세계에대한성찰로나아간다.토마스만은괴테가남긴방대한문학적자산을능수능란하게씨줄날줄로엮으며마치음악작품처럼정밀하게구성하여한편의독자적인작품으로완성시킨다.『로테,바이마르에오다』는토마스만이쓴가장실험적이고밀도높은작품의하나로,거장의솜씨로“완벽한작품”의본보기를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