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퇴를레스의 혼란

소년 퇴를레스의 혼란

$14.00
Description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 로베르트 무질
치밀한 심리학적 통찰을 기반으로 한 자전적 소설
로베르트 무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이다-밀란 쿤데라
20세기의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덜 알려진 작가-『타임스』

밀란 쿤데라와 J. M. 쿳시가 사랑하는 작가이자 “20세기의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덜 알려진 작가”로 불리며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기법으로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는 로베르트 무질의 장편소설 『소년 퇴를레스의 혼란』이 창비세계문학 84번으로 출간됐다. 문학적 모더니즘의 정전으로 평가받는 『소년 퇴를레스의 혼란』(1906)은 작가로서 무질의 명성을 마련해주었을 뿐 아니라, 미완의 유작 『특성 없는 남자』와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무질은 이 소설에서 군사고등실업학교 재학 시절 자신이 체험한 일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심리를 생생하게 풀어내며, 아이들을 규제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던 당시의 부모와 교사, 그리고 그에 따른 청소년의 일탈과 혼란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작가는 퇴를레스의 같은 반 친구 바지니의 한순간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관리’라는 명목하에 교묘하게 옥죄어가는 동급생들의 심리를 통해 세상을 한가지 잣대로만 판단하는 편협한 시각의 위험성을 돌아보게 한다. 작품이 발표된 지 한세기가 지났으나 여전히 사회적 차별과 폭력이 만연하고 특히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오성(悟性)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만들어낸 협소한 사고에서 벗어나 스스로 비판적 사고를 하고 삶의 중심을 세워가는 주인공 퇴를레스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

로베르트무질

RobertMusil,1880~1942

1880년11월6일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클라겐푸르트에서태어났다.1897년빈기술사관학교에사관후보생으로입학했으나중퇴하고,이듬해브륀의독일공업전문대학에진학해엔지니어전공수업을들으며현대문학에관심을갖는다.1903년부터베를린대학에서철학과심리학을공부했다.1906년발표한장편소설『소년퇴를레스의혼란』이데뷔작임에도큰호평을받아이를계기로작가의길을택한다.1차대전에장교로종군했으며,이시기를전후해단편집『합일』(1911),『세여인』(1924)과클라이스트상수상작인희곡『몽상가들』(1921)등을발표했다.대학시절부터구상하던장편소설『특성없는남자』집필에몰두했으나,1938년나치를피해스위스로망명하며결국작품을완성하지못한채1942년제네바에서사망했다.“무한한보물이들어있는연못”이라고도불리는무질의작품은독창적이고실험적인기법으로문학사에한획을그었다는평을받는다.

목차

소년퇴를레스의혼란

작품해설/불확정성의세계와동거하는법
작가연보

발간사

출판사 서평

줄거리
소년퇴를레스가부모님을떠나,최상류층가문의자제들을사회의중추적일원이될관리자로양성하는데주된목표를둔W.기숙학교로출발하며이야기가시작된다.부모님을떠나낯선곳에서삶의과도기를맞이하게된퇴를레스는꽃을피웠지만열매를맺지못하고첫겨울을나는어린나무처럼빈곤하고황량한느낌을받는다.하지만아무고민없이동물적이고강렬한애정으로그를사랑하는부모는편지에서아들의변화를눈치채지못한다.결국퇴를레스는버팀목이되어줄만한새로운사람을찾아귀족가문출신인H.제후의아들과교제하지만,작은논쟁으로관계가깨지고만다.이후한층공허해진그는같은학년의문제아바이네베르크,라이팅과친분을쌓으며여자를만나러다닌다.그러던어느날동급생바지니가친구의돈을훔치는일이발생하고,이를눈치챈바이네베르크와라이팅은그를‘관리’한다는명목으로점차가학적인요구를한다.퇴를레스는이들의사이에서갈등하고,결국진리라믿던것에대한집착을넘어자신만의시각을만들어나간다.그리고이런깨달음끝에동급생들에게집단폭행을당할뻔한바지니를자백으로이끌어구해낸다.이사건으로바지니와퇴를레스는학교에서쫓겨나지만,퇴를레스는단단하고자유로운마음으로기숙학교를떠난다.

갈고닦은오성에갇힌인형
이소설은오성이가진한계와폭력적양상을비판하는내용이큰줄기를이룬다.퇴를레스가미래의관료를길러내는기숙학교에서배우는‘중요한경험’들은오성적판단에힘입은진리라믿는것에대한편협한집착,경계너머의존재를거부하는태도,그리고규칙과질서만을고수하는모습을특징으로한다.하지만이런“갈고닦은오성”을향한맹목적믿음은한가지정황이나대상을서로다르게해석할수도있다는차이를용납하지않으며비극을불러온다.작가는친구바지니가저지른잘못을무조건적으로벌하는바이네베르크와라이팅이라는괴물을그리며오성에대한맹목적믿음에빠져‘인형’으로전락한인간상을고발한다.

분열되는오성이라는세계
퇴를레스의혼란은유일하고확고부동한것으로여기던오성이라는세계가분열하는상황때문에발생한다.이런상황은소설초반부의어디가길이고어디가길바깥인지불분명하다는묘사에서부터시작되며,종국에는퇴를레스가인물과배경에대한구별을점점어려워하는지점에까지다다른다.퇴를레스는자신에게일어난일들을떠올리며“두조각으로완전히분열”되면서바지니처럼자신의“존재에도균열이생기는게아닐까”두려워한다.이처럼“인과론적이라믿었던세상의빈틈”을보여주는여러요소가등장하며주인공은혼란에빠진다.하지만결국이런빈틈은단순한결여가아니라세상을구성하는본질적인요소라는점이드러난다.즉퇴를레스는‘오성의엄격한경계’는세계를파악하는유일한수단이아니고,그경계를구분하는것또한인위적이라는사실을수학의연산과정을통해깨닫는다.

“정말기이한점은,그런허수나그외의불가능한값을가지고도아주실제적인계산을할수있고,결론적으로손에잡히는결과물이생겨난다는점이야!”(124면)

아라베스크적시각을통한새로운사고
퇴를레스가바이네베르크,라이팅과어울리면서도이들과결정적으로다른것은예술에대한감각을잃지않는다는점이다.퇴를레스는언어,건축물,수학,그리고예술작품을통해세상의이치를깨닫는데,특히‘잘정돈된혼돈과이모순의매혹적인균형’을보이는아라베스크장식을통해자신의혼란이사실그자체로문제가아니라,세상을단순한이분구조로평가하려했던스스로의기준때문에생긴것임을알게된다.결국선생님들앞에서자신이깨달은다층적시각에대해말하는그의통쾌한모습은건강하고독립된자아를형성해가는한소년의성장기이자우리모두에게보내는작가의메시지일것이다.

“저는이제알고있어요.사물은사물이고영원히그렇게머물러있을거라는사실을말이죠.그런데아마도전그것들을때로는이렇게,때로는저렇게볼것입니다.때로는오성의눈으로,때로는다른눈으로.그리고저는더이상그것을서로비교하려들지않을겁니다.”(24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