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구석들

집구석들

$19.45
Description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
부르주아 세계의 위선에 던진 통렬한 비판
외설적이라고 비판받는 그의 작품 속에서 나는 진정한 힘과 작가적 기질을 발견했다
-귀스따브 플로베르
그는 진실을 향해 도발적으로 파고드는 작가다-기 드 모빠상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며 ‘소설의 시대’인 19세기에 장편소설의 대미를 장식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 『집구석들』이 창비세계문학 88번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유전과 환경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려는 의도로 쓰인 졸라 문학의 요체 ‘루공 마까르’ 총서 중 제10권으로, 아델라이드 푸께라는 여인이 남편 루공과 정부 마까르를 통해 낳은 자손들의 이야기 중 하나이다. 부부의 맏아들인 야심만만한 청년 옥따브가 빠리로 상경해 사업과 여인을 수단으로 성공을 꿈꾸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집구석들』은, 그의 부모에 대한 언급이나 가정적 배경이 축소되어 있으므로 ‘루공 마까르’ 제10권이라는 부담감은 떨쳐도 좋을 것이다.
한편 『집구석들』은 졸라가 과학 실험을 하듯 소설을 써야 한다는 ‘실험소설론’을 주장하며 치밀한 관찰과 수많은 자료에 의거해 쓴 대표적 작품 중 하나다. 그때까지 문학작품의 소재로 금기시돼오던 빈민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침으로써 당시 문단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거센 비판의 표적이 됐다. 부르주아의 위선적 삶을 제2제정 시대의 가정들을 통해 신랄하게 드러낸 이 작품을 통해, 빠리의 한 모퉁이 슈아죌 거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삶을 묘사한 자연주의 소설기법의 정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에밀졸라

ÉmileZola,1840~1902
1840년빠리에서태어나엑상프로방스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1847년아버지의사망으로생계가어려워지자1858년빠리로이주해생루이고등중학교에서학업을마쳤다.대학입학자격시험에연이어낙방하고출판사광고담당직원으로근무했다.1864년첫단편집『니농에게주는이야기』를,1867년에는최초의자연주의소설인장편『떼레즈라깽』을출간했다.이후당시유럽학계에서새롭게부상하던유전학을토대로1871년부터1893년까지20권분량의‘루공마까르’총서를출판했고,그중장편소설『목로주점』(1877),『나나』(1880),『제르미날』(1885)등으로성공을거뒀다.말년에도연작소설『풍요』(1899),『노동』(1901)등을발표하며왕성한작품활동을펼쳤다.1902년빠리에서가스중독으로사망했고,유해는1908년빵떼옹국립묘지로이장됐다.자연주의문학의거장으로불리는졸라는‘소설의시대’인19세기에장편소설의대미를장식한인물이라는평을받는다.

목차

집구석들

작품해설/영원한코미디인중산층의위선에던진통렬한비판
작가연보

발간사

출판사 서평

■작품소개
출세를꿈꾸며빠리로상경한청년옥따브는건축가깡빠르동과의인연으로그와같은아파트5층의세입자로살게된다.옥따브는끊임없이여성들을유혹하며이를발판으로자신의사업을펼칠기회를노린다.하지만그는이야기의실마리를이끌어가는주인공이라기보다는,부르주아세계의축소판이라할이아파트를휘젓고다니며여러유형의인물들과접촉함으로써가정의풍속도를자연스럽게드러내주는일종의교차로같은역할을하고있다.아내와처형과살며부르주아남성의성적위선을여지없이보여주는4층의깡빠르동,허례허식에빠져형편없는식사를할지언정치마의레이스한자락에목매는5층조스랑가족,건물주아버지의재산에만관심이있는중2층의큰아들오귀스뜨바브르와2층의떼오필바브르,건물주의사위이자고등법원판사로도덕성을강조하며살아가지만내연녀를따로두고있는2층뒤베리에,그리고옥탑방에기거하며이들을조롱하는하녀들까지.“다들살만큼사는데다도덕적으로도지독히까다롭다”라는문지기의말을비웃기라도하듯은밀히중앙계단과뒷계단을넘나들며인간의추악한면을여지없이드러내는인물들의이야기를통해독자는인간의영원한이중구조인겉과안의다름을목격할수있다.

문학속외설보다위험한위장된미덕에대한비판
졸라는인간의추악한면에대해서는침묵하고,정장차림을하고파티에나가듯이소설을쓴다는것은코미디라고비판했다.이런졸라의모습은『집구석들』에등장하는3층소설가의형상속에담겨있다.슈아죌거리의아파트주민들중유일하게화자의비판에서제외되는이인물은대신다른인물들로부터비아냥거림을받는다.특히문지기는그를두고쓰레기같은글을써서돈더미에올라앉았다고손가락질하지만,주민중유일하게가족과단란한행복을누리며조용히살아가는이작가는바로『집구석들』을쓰던시기의졸라의모습이다.그리고졸라는이소설속인물들을통해정작위험한것은문학속의외설이아니라가짜미덕,위장된정숙함이라고역설한다.즉『집구석들』의공격대상인‘합당한부르주아도덕’,슈아죌거리의번듯한아파트건물로표상되는그도덕이란실은온갖수치와비참을가려주는병풍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다.

모든썩은것들과도덕의타락,집구석들
원어가풍기는미묘함을그대로표현할수있는우리말이딱히없어‘집구석들’이라고번역하게된이작품의원제는‘뽀부이유(Pot-Bouille)’이다.‘집에서끓여먹는찌개’라는뜻을가지고있으며현대프랑스어에서는좀처럼쓰이지않는이알쏭달쏭한단어에대해서졸라의측근이던뽈알렉시가쓴「에밀졸라,친구의기록」에는다음과같이쓰여있다.“뽀부이유는부르주아계층의찌개,가정의일상사,매일먹는음식,번듯한모양의수상쩍고거짓같은음식을말한다.‘우리야말로명예요,도덕이요,바른가정의표상이다’라고말하는부르주아들에게졸라는‘아니다,당신들은그모든허울뒤에숨은거짓이다.당신들의찌개냄비에서끓고있는것은가정생활의모든썩은것들과도덕의타락이다’라고말하고싶었던것이다.

숨막히는공기속에서자라난불건강한꽃들
졸라는당대의여성들을여러각도에서조명하고있다.‘루공마까르’총서제9권『나나』가‘변두리의거름더미위에서자라난방탕한꽃’의이야기라면,『집구석들』은‘아파트라는구획된공간의창백하고숨막히는공기와어리석은허영속에서자라난불건강한꽃들’의이야기다.작품속에서그것은갑갑한공간에서신경질적으로성장한히스테리환자발레리,모친으로부터이어받은허영심으로인해간통의늪에빠지는베르뜨,그리고갇혀자라아무것도모르는채우둔함으로자신을방기하는마리로형상화된다.이는부르주아여성의위선을적나라하게폭로하는장치이기도하지만,동시에여성이기에제대로된학교교육은커녕원하는책을읽거나신문을보는것조차엄격하게제한받고,결혼이아니면생계를유지하기힘들었던당시의시대상을살펴볼수있는중요한장면이기도하다.

인간의위선을날카롭게파헤친시대를뛰어넘는작품
에밀졸라는여러삶이공존하는중산층아파트속인물들의소동극같은에피소드들을통해인간의면모를있는그대로거짓없이그려내며,자신의의도대로‘신랄하게흥겨운’효과를내는데성공한다.인간의위선을낱낱이파헤친그의노력덕분에이작품은비록시대적·공간적배경은다르지만독자들로하여금현재사람들의모습에서허례허식과비도덕성등여러문제점을짚어볼수있게할것이다.